트럼프 기후변화협약 탈퇴 움직임에… 신재생에너지 기업들 비상

전남혁 기자

입력 2024-11-11 03:00 수정 2024-11-1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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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 등 지원 IRA 혜택 축소 우려
對中 규제 따른 반사이익 기대도


“나의 임기 첫날 해상풍력 프로젝트가 끝나도록 할 것이다. 이것이 나의 두 번째 임기 첫 행정명령으로 기록될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5월 뉴저지주에서 열린 선거 집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6개월 뒤인 트럼프 당선 직후 세계 최대 해상풍력 기업 오스테드의 주가는 14% 폭락했다.

풍력,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대신 화석연료에 대한 대대적 투자를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는 트럼프 당선인이 집권하면서 국내외 신재생에너지 기업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8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파리 기후변화협약에서 탈퇴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2015년 체결된 파리협약은 지구 평균 온도가 산업혁명 이전보다 섭씨 2도 이상 상승하지 않도록 전 세계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축하자는 내용을 핵심으로 한다. 버락 오바마 정부에서 협약에 비준했으나, 2017년 트럼프 1기 정부가 탈퇴를 선언했다. 이후 2021년 조 바이든 정부에서 재가입한 바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반탈탄소 정책’에 따라 국내외 신재생에너지 기업들은 비상이 걸렸다. 전기차뿐 아니라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산업을 지원하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혜택 축소를 우려하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IRA의 완전한 폐지는 의회의 승인이 필요해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트럼프 혼자서도 전기차 구매나 세액공제를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당선 확정 직후인 6일 미국의 퍼스트솔라(―10%), 클리어웨어 에너지(―6.78%), 인페이즈 에너지(―16.82%) 등 태양광, 풍력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주요 신재생에너지 기업의 주가도 일제히 떨어졌다. 미국에서 태양광 사업을 진행 중인 국내 기업 한화솔루션(―8.22%), OCI홀딩스(―5.44%)도 큰 낙폭을 보였다.

다만 장기적인 재생에너지 산업 확대는 거스를 수 없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미국은 연방정부 차원에서 재생에너지 발전을 장려해 왔으며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도 연속성 있게 정책이 이어져 왔다”고 분석했다. 또 신재생에너지에서 중국 기업이 막강한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트럼프 정부의 강력한 대중국 규제에 따른 혜택을 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태양광 기업들은 트럼프 정부가 중국 기업에 대한 ‘관세장벽’을 높일 것을 기대하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도 미국 내에서 공화당과 가까운 대관 인사를 확보 중”이라며 “중국 태양광 기업에 대한 관세 부과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낼 수 있다”고 했다.



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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