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F부실에 가계대출도 급증”…새마을금고 논란 언제까지
뉴시스(신문)
입력 2024-11-10 09:18 수정 2024-11-10 09:19
제2금융권 가계대출 증가 원인은 새마을금고 집단대출
지난해 PF부실 사태에 이어 금융 리스크 끊이지 않아
상호금융권 중 왜 유독 대출 늘었나…대출 늘리면 연체율↓
줄고 있던 금융권 가계부채가 10월부터 다시 증가세로 전환하고 있다. 제2금융권의 가계대출이 늘어난 영향인데, 시장에서는 새마을금고의 집단대출이 이번 증가세를 견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기업대출이 부실화 하자 가계대출(집단대출)을 중심으로 자산을 공격적으로 늘렸다는 것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10월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 증가폭은 약 6조원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9월 가계대출 증가폭(5조2000억원) 보다 약 1조원 늘어난 수치다. 앞서 지난 4월부터 늘기 시작한 가계대출 증가폭은 8월(9조7000억원)에 정점을 찍고, 금융당국 규제와 은행권 한도 축소로 9월부터 감소하고 있었다.
10월부터 가계대출 증가폭이 다시 늘어난 것인데, 이는 은행권 가계대출 옥죄기로 대출 수요가 제2금융권으로 이동하는 ‘풍선효과’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10월 말 가계부채 증가폭(6조원) 중 2조원 가량이 제2금융권에서 발생했다.
아울러 제2금융권 가계대출 증가폭(2조원) 중 절반 가량이 상호금융권에서 발생했고, 이 중 대부분이 새마을금고의 집단대출에서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농협·신협·수협 등 다른 상호금융권과 달리 유독 새마을금고에서만 가계대출이 크게 늘어난 점에 의구심을 갖고 있다.
부동산 시장 호황 때 들어갔던 PF대출이 최근 부동산 경기침체로 부실해지자, 연체율 관리와 영업 확대를 위해 기업대출 대신 가계대출을 대규모로 늘렸다는 것이다.
특히 연체율은 총 대출잔액 분의 연체 대출을 의미하는데, 분모에 해당되는 신규대출이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연체율도 하락하게 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분모에 해당하는 대출을 늘리면 연체율을 하락시킬 수 있다”며 “다만, 기업대출이 어려우니 가계대출을 대신 늘린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 예금금리 등 자금 수요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영업을 위해 공격적으로 집단대출을 늘린 것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새마을금고가 가계대출 풍선효과의 주범으로 거론되면서, 시장에서는 새마을금고로 촉발된 금융 리스크가 끊이지 않는다는 비판이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에는 부동산 호황에 편승해 무리하게 PF대출을 늘려 지역금고의 건전성 악화와 뱅크런 위기를 촉발했는데, 이번엔 집단대출 등 가계부채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정부는 비리·부실로 얼룩진 새마을금고를 쇄신하기 위해 지배구조부터 감독체계, 구조조정까지 새마을금고 전반에 대해 메스를 댄 바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새마을금고의 경영 감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새마을금고의 관리감독권을 금융 전문성이 다소 떨어지는 행정안전부 대신 금융위원회가 가져가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현재 금융당국은 일단위, 주단위로 가계대출 수치를 새마을금고로부터 제출받아 점검 중이다. 금융당국이 새마을금고에 대한 직접적인 감독 권한이 없는 만큼 행안부와 협의를 통해 대출 추이를 들여다보고 있다.
새마을금고도 지난 5일부터 다주택자에 대한 주택담보대출을 중단하기로 했다. 생활안정자금 목적의 주담대 한도는 1억원으로 제한했다. 또 집단대출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금액에 상관없이 모든 중도금 대출을 새마을금고중앙회가 사전 검토하기로 했다.
정부는 제2금융권 대출 증가세를 연말까지 축소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2금융권 대출 증가폭만 관리하면 올해 안에 가계대출 증가세는 대체로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반대로 2금융권 대출 증가세가 지속되면 정부 입장에서는 추가 조치를 내놓아야 한다.
일각에서는 2금융권에 대한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금리를 은행권 수준으로 높이는 방안이 거론된다. 반면 새마을금고가 주요 원인인 만큼 2금융권 전부를 일률적으로 규제하긴 어렵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내년 7월(잠정) 시행될 스트레스 DSR 3단계를 조기 도입하는 방안도 논의될 순 있으나 실현 가능성은 크지 않다. 스트레스DSR 3단계는 제2금융권의 신용대출까지 죄는 것인데, 너무 빨리 도입하면 급돈이 필요한 취약계층의 자금 조달이 어려워져 대부업이나 불법사금융으로 밀려날 가능성이 있어서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 관리와 업권 자율적 조치로 제2금융권 가계대출은 곧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따라 11~12월부터 모든 업권에서 가계대출 감소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지난해 PF부실 사태에 이어 금융 리스크 끊이지 않아
상호금융권 중 왜 유독 대출 늘었나…대출 늘리면 연체율↓
서울 소재 MG새마을금고 영업점의 모습. 2023.07.09. 뉴시스
줄고 있던 금융권 가계부채가 10월부터 다시 증가세로 전환하고 있다. 제2금융권의 가계대출이 늘어난 영향인데, 시장에서는 새마을금고의 집단대출이 이번 증가세를 견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기업대출이 부실화 하자 가계대출(집단대출)을 중심으로 자산을 공격적으로 늘렸다는 것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10월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 증가폭은 약 6조원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9월 가계대출 증가폭(5조2000억원) 보다 약 1조원 늘어난 수치다. 앞서 지난 4월부터 늘기 시작한 가계대출 증가폭은 8월(9조7000억원)에 정점을 찍고, 금융당국 규제와 은행권 한도 축소로 9월부터 감소하고 있었다.
10월부터 가계대출 증가폭이 다시 늘어난 것인데, 이는 은행권 가계대출 옥죄기로 대출 수요가 제2금융권으로 이동하는 ‘풍선효과’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10월 말 가계부채 증가폭(6조원) 중 2조원 가량이 제2금융권에서 발생했다.
아울러 제2금융권 가계대출 증가폭(2조원) 중 절반 가량이 상호금융권에서 발생했고, 이 중 대부분이 새마을금고의 집단대출에서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농협·신협·수협 등 다른 상호금융권과 달리 유독 새마을금고에서만 가계대출이 크게 늘어난 점에 의구심을 갖고 있다.
부동산 시장 호황 때 들어갔던 PF대출이 최근 부동산 경기침체로 부실해지자, 연체율 관리와 영업 확대를 위해 기업대출 대신 가계대출을 대규모로 늘렸다는 것이다.
특히 연체율은 총 대출잔액 분의 연체 대출을 의미하는데, 분모에 해당되는 신규대출이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연체율도 하락하게 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분모에 해당하는 대출을 늘리면 연체율을 하락시킬 수 있다”며 “다만, 기업대출이 어려우니 가계대출을 대신 늘린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 예금금리 등 자금 수요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영업을 위해 공격적으로 집단대출을 늘린 것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새마을금고가 가계대출 풍선효과의 주범으로 거론되면서, 시장에서는 새마을금고로 촉발된 금융 리스크가 끊이지 않는다는 비판이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에는 부동산 호황에 편승해 무리하게 PF대출을 늘려 지역금고의 건전성 악화와 뱅크런 위기를 촉발했는데, 이번엔 집단대출 등 가계부채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정부는 비리·부실로 얼룩진 새마을금고를 쇄신하기 위해 지배구조부터 감독체계, 구조조정까지 새마을금고 전반에 대해 메스를 댄 바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새마을금고의 경영 감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새마을금고의 관리감독권을 금융 전문성이 다소 떨어지는 행정안전부 대신 금융위원회가 가져가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현재 금융당국은 일단위, 주단위로 가계대출 수치를 새마을금고로부터 제출받아 점검 중이다. 금융당국이 새마을금고에 대한 직접적인 감독 권한이 없는 만큼 행안부와 협의를 통해 대출 추이를 들여다보고 있다.
새마을금고도 지난 5일부터 다주택자에 대한 주택담보대출을 중단하기로 했다. 생활안정자금 목적의 주담대 한도는 1억원으로 제한했다. 또 집단대출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금액에 상관없이 모든 중도금 대출을 새마을금고중앙회가 사전 검토하기로 했다.
정부는 제2금융권 대출 증가세를 연말까지 축소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2금융권 대출 증가폭만 관리하면 올해 안에 가계대출 증가세는 대체로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반대로 2금융권 대출 증가세가 지속되면 정부 입장에서는 추가 조치를 내놓아야 한다.
일각에서는 2금융권에 대한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금리를 은행권 수준으로 높이는 방안이 거론된다. 반면 새마을금고가 주요 원인인 만큼 2금융권 전부를 일률적으로 규제하긴 어렵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내년 7월(잠정) 시행될 스트레스 DSR 3단계를 조기 도입하는 방안도 논의될 순 있으나 실현 가능성은 크지 않다. 스트레스DSR 3단계는 제2금융권의 신용대출까지 죄는 것인데, 너무 빨리 도입하면 급돈이 필요한 취약계층의 자금 조달이 어려워져 대부업이나 불법사금융으로 밀려날 가능성이 있어서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 관리와 업권 자율적 조치로 제2금융권 가계대출은 곧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따라 11~12월부터 모든 업권에서 가계대출 감소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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