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동네’ 올해안 역세권 된다…11개 노선 새로 개통[황재성의 황금알]

황재성 기자

입력 2024-11-09 08:00 수정 2024-11-10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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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연말 앞두고 철도 9개 노선 동시다발 개통
2: 11월에 서해안 철도교통 시대 이끌 3개 노선
3: 12월에 GTX-A, 동해선, 교외선 등 운행 시작
4: 사업 기간 늘어지는 등 비효율성 극복이 관건


< 황금알: 황재성 기자가 선정한 금주에 알아두면 좋을 부동산정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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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 백원국 제 2차관이 1일 충남 홍성군 홍성역에서 열린 서해선(홍성~서화성), 장항선(신창~홍성), 평택선(안중~평택) 등 서해안권 3개 철도사업 개통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뉴스 1
‘철도 르네상스’

최근 철도 관련 업계에서 회자하는 말입니다. 정부가 철도 신설부터 지상철도 지하화, 역세권 고밀개발 등 굵직굵직한 사업계획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특수가 예상됐기 때문입니다.

이런 정보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증권가에서는 철도용 레일 사업자부터 철도 자동화시스템 공급업체, 철도 전력·제어·통신 업체 등이 철도 르네상스의 수혜 기업이 될 것이라는 분석보고서도 쏟아지고 있습니다.

이런 분위기에 기름을 붓는 소식들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우선 지난 7일 경기 과천에서 서울 강남과 위례 신도시를 잇는 위례과천 광역철도사업(위례과천선)이 민자적격성 조사를 통과했습니다. ‘ㅗ’자형 노선으로, 북쪽으로는 서울 압구정까지 이어지는 총연장 28.25km의 민간투자사업입니다.

위례과천선은 국토부가 2021년부터 2030년까지 추진할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한 뒤 2021년 대우건설 컨소시엄이 국토부에 최초 제안서를 제출하면서 추진되기 시작했습니다. 국토부는 내년에 전략환경영향평가를 마무리하고,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입니다.

이에 앞서 국토부는 지난 1일 ‘서해안 철도 교통시대 개막’이라는 제목으로 보도자료를 내놨습니다. 경기도 서남부와 충남. 전북지역을 연결하는 ▲서해선 복선전철(서해선·홍성~서화성)과 ▲장항선 복선전철(장항선·신창~홍성) ▲포승~평택(평택선·안중~평택)의 일부 구간이 2일부터 동시 개통된다는 내용입니다.

국토부는 또 보도자료에서 “앞으로 연말까지 ▲중부내륙 ▲대구권 광역철도 ▲중앙선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동해선 등 6개 철도사업이 개통된다”고 덧붙였습니다. 2개월 새 무려 9개 철도 노선이 신규 개통되는 셈입니다.

여기에 이미 개통한 GTX-A 삼성~동탄 구간(개통시기·3월,6월)과 서울 지하철 8호선 연장 구간인 별내선(8월)을 더하면 올해 개통 철도 노선은 무려 11개에 달합니다. 최근 20년 새 가장 많고, 향후 5년 이내에도 기대하기 어려운 수치입니다. 한국철도공사의 ‘2023년 철도통계 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집계된 64개 노선 가운데 2020년 이후 지난해까지 4년간 개통된 노선은 16개에 불과합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올해 개통 물량이 특별히 많다”며 “당분간 깨지기 어려운 기록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이런 상황이 의도한 결과는 아니다”며 “착수 시기가 다른 철도사업의 개통 시기가 공교롭게 올해에 몰린 것일 뿐”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실제로 서해선은 2009년, 장항선은 2018년, 평택선은 2004년에 각각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철도는 기획 단계부터 실제 착공에 이르기까지 소요 기간이 긴 대표적인 토목사업입니다. 2023년 철도통계 연보에 따르면 64개 노선의 평균 사업 기간도 무려 13년에 달합니다. 이 가운데 20년 이상 걸린 사업도 무려 11개나 됩니다. 특히 수원~인천을 잇는 수원~인천 복선전철 건설사업은 무려 26년이 걸렸습니다.

그만큼 철도 노선 개통은 희소가치가 높은 이벤트입니다. 또 도로나 지하철 못지않게 일반철도 역시 부동산시장에 강력한 영향을 미칩니다. 새로 개통되는 철도 노선의 상황을 꼼꼼히 들여다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한편 정부가 대규모 철도 관련 사업을 잇달아 쏟아내면서 철도 르네상스가 일시적인 유행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 계속될 것이라는 분석이 많습니다. 이처럼 정부가 철도사업에 공을 들이는 이유도 짚어보겠습니다.

11월에 개통되는 노선들

국토부와 철도 노선 정보 전문 사이트 ‘미래철도DB’에 따르면 이달에 개통됐거나 개통될 노선은 모두 4곳입니다.

우선 서해선과 장항선, 평택선 등 3개 노선은 2일 동시 개통했습니다. 국토부는 이들 노선이 서해안 항만과 내륙을 잇는 화물 철도망의 기능을 한 단계 높이고, 서해안 권역의 성장을 촉진할 원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서해선은 충청남도 홍성역에서 경기도 서화성역을 잇는 연장 90.0km의 신설 노선입니다. 여기에 투입된 총사업비는 4조 1217억 원. 이번 개통으로 충남과 수도권의 서부지역을 1시간대에 오갈 수 있게 됩니다.

국토부는 이를 위해 홍성역에서 서화성역까지 ITX-마음을 하루 왕복 8회 운행합니다. 또 2026년 3월 신안산선 서화성~원시 구간이 개통되면, 홍성역에서 고양 대곡역 구간에 시속 250km급 KTX-이음을 투입해 통행속도를 높일 계획입니다.

볼거리도 들어섭니다. 아산과 평택을 연결하는 길이 5.9km의 아산고가교가 설치됩니다. 이 중 ‘아산고가 아치교’는 연장 625m, 높이 44m로 국내 최장·최대 규모로서, 서해안권의 새로운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입니다. 서화성역과 안중역에 화물을 보관할 컨테이너 야드(CY)를 조성하고, 컨테이너 수송 열차를 하루 왕복 2회(서화성~부산신항·부산진), 철강 수송 열차를 하루 왕복 1회(평택 안중~울산 용암) 운행할 계획입니다.

장항선은 충남 천안에서 전북 익산을 잇는 연장 154.4km의 노선입니다. 1930년에 단선 비전철로 최초 건설된 이후 디젤 열차가 다니던 곳으로, 복선전철화된 구간입니다.

2008년 천안~신창(아산) 구간이 복선전철화되었고, 이번에 신창(아산)~홍성 복선전철 구간(36.35km)이 개통됐습니다. 투입된 총사업비는 2467억 원.

이번 개통에 따라 기존에 운행되던 무궁화호, 새마을호 열차에 더해 ITX-마음이 하루 2회 증편됩니다. 또 서울 용산~홍성 구간의 하루 운행 횟수는 총 30회로 늘어납니다.

앞으로 2027년 말 홍성~대야(전북 군산) 구간(82.28km)이 개통되면 장항선과 서해선이 하나의 복선전철 노선으로 연결됩니다. 전북 익산부터 충남을 거쳐 수도권으로 이어지는 완전한 서해안 철도교통망이 완성되는 것입니다.

평택선은 평택항과 배후 물류단지의 급등하는 물동량을 처리하기 위해 건설된 단선전철입니다. 경부선 평택역과 서해선 안중역을 연결하여, 경부축에 집중된 화물 물동량을 분산하고 평택시 동서부를 연결하는 효과가 기대되는 노선입니다.

2015년 1단계 구간인 숙성~평택(13.4km)이 개통한 데 이어 이번에 2단계 안중~숙성(9.4㎞·총사업비 1503억 원) 구간이 개통되면서, 비전철 구간이었던 1단계 구간을 포함한 전체 구간(22.8km)이 전철화됐습니다.

국토부는 평택선, 서해선, 장항선 3개 노선을 연계하여, 홍성~천안~평택~안중을 순환하는 ITX-마음 열차도 하루 6회 운영할 계획입니다. 충남 서북부와 경기 남부가 하나의 생활권으로 연결되고, 각 지역의 관광자원과 연계한 관광산업도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달 말에는 경기 이천 부발역에서 경북 문경을 잇는 중부내륙선의 2단계 구간인 충북 충주~문경 구간(39.2km)이 개통될 예정입니다. 이미 2021년에 개통된 1단계(이천~충주) 구간과 연결되면 국토 중앙을 관통하는 새로운 철도망이 들어서게 됩니다.

이 노선은 앞으로 2030년 개통을 목표로 하는 수서광주선, 문경에서 경북 김천을 거쳐 경남 거제까지 이어지는 남부내륙선 등과도 연계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12월에 개통되는 노선들

12에 개통될 철도 노선 가운데에는 GTX-A 운정~서울역 구간 등 주요 대도시 교통난 해소에 기여할 노선들이 많아 눈길을 끈다. 사진은 올 3월 서울 강남구 수서역에서 열린 GTX-A 개통식 모습이다. 동아일보 DB
12월 개통 예정인 철도 노선도 주목할 요인들이 많습니다.

우선 GTX-A 노선의 운정~서울역 구간이 12월 말 개통됩니다. 46km 길이의 복선전철로, 운정역, 킨텍스역, 대곡역, 연신내역, 서울역 등이 포함됩니다. 8월부터 차량 시운전에 들어간 상태입니다.

이 구간이 개통되면 평소 출근시간대 광역버스 등을 이용하면 1시 30분 넘게 걸리던 통행시간이 20분 이내로 줄어듭니다. 그만큼 경기 서북부 지역의 서울 근접성이 좋아지는 셈이어서 부동산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GTX-A 운정~서울역 구간은 앞으로 창릉 신도시가 조성되면 대곡역과 연신내역 사이에 창릉역이 추가 조성됩니다. 또 이 노선의 핵심인 서울역~삼성역 구간 사업도 눈여겨봐야 합니다. 국토부는 2026년 삼성역 무정차 통과, 2027년 삼성역 부분 개통(서울 지하철 환승 가능), 2028년 삼성역 개통 후 완전 개통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2004년 4월 운행이 중단됐던 교외선도 다음달 재개됩니다. 경기 고양시 덕양구에 있는 경의선 능곡역과 경기 의정부시에 있는 경원선 의정부역까지 31.9km 구간을 연결하는 철도 노선입니다.

다음달 운행을 재개할 교외선(능곡역~의정부역)의 열차 노선도 동아일보 DB

수도권 북부지역의 출퇴근 시간 정체를 해소하기 위해 추진되는 사업입니다. 국토부는 이곳에 무궁화호 열차를 투입해 하루 20회 운행할 예정입니다. 이렇게 되면 고양에서 의정부까지 이동하는 시간이 90분에서 50분으로 줄어들 것으로 추정됩니다.

대구권 광역철도(대경선)도 연말에 개통합니다. 경북 구미시 구미역에서 경산시 경산역까지 61.85km 구간을 잇는 광역철도로, 경부선 구미~경산 구간을 개량한 것입니다. 구간 내 8개 역을 지나는데, 이를 통해 대구를 중심으로 구미와 경산 등 인근 도시가 하나의 생활권으로 통합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중앙선 복선전철화 마지막 구간인 경북 안동~영천 구간(71.3km)도 다음 달 개통됩니다. 중앙선은 청량리-경주 간 약 332km의 간선철도이자, 경부선에 이어 1939년 두 번째로 개통한 남북축 철도망입니다. 이번 안동~영천 구간이 뚫리면, 청량리~경주 간 모든 구간 개량 사업도 끝납니다.

동해선의 영덕~삼척 간 단선전철 신설 사업과 포항~영덕, 삼척~동해 간 전철화 사업도 다음달 마무리됩니다. 이에 따라 포항~삼척 간 약 166.3km에 이르는 동해안 일대에 처음으로 철도가 들어서게 됩니다. 현재 이곳은 철길이 끊어져 있어 철도로 삼척에서 부산까지 가려면 수도권 등을 경유해야만 합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이미 개량한 부전~태화강~경주 및 경주~포항 구간을 포함, 포항~삼척 구간을 넘어 동해, 강릉까지 전기로 운행하는 열차가 다닐 수 있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포항에서 삼척까지 1시간이면 갈 수 있습니다. 정부는 일단 부전~강릉 구간에 ITX-마음을 상행 4회, 하행 4회 등 왕복 8회 투입할 예정입니다.

대구시가 운영하는 대구 도시철도 1호선을 경산시 하양읍까지 연장하는 사업도 다음달 완료됩니다. 1호선 안심역에서 하양읍까지 8.9km 구간에 3개 역이 추가돼 운행할 예정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왜 지금 철도 르네상스인가?

 한문희 코레일 사장(오른쪽에서 두번째)이 2일 오전 서해선 서화성역에서 첫번째 이용객들에게 꽃다발을 증정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코레일 제공
철도는 1899년 경인선 개통으로 우리나라에 첫선을 보인 뒤 물자와 사람을 실어나르며 산업화와 근대화를 이끌었습니다. 하지만 1960년 이후 트럭과 버스 등 대체 운송수단이 발달하고, 정부가 도로 건설 중심으로 교통·물류망을 재편하면서 한동안 소외받기도 했습니다.그 결과 철도역 주변지역이 경제적으로 쇠퇴하는 등 부작용도 적잖았습니다.

하지만 2004년 고속철도의 등장은 철도의 가치를 새롭게 인식시키는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이후 국토부는 10년 단위의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을 세우고 전략적인 철도 건설 및 운영계획을 마련하기로 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2006년에 1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2006~2015년)을 확정 고시하고, 2011년에 2차(2011~2020년), 2016년에 3차(2016~2025년), 2021년에 4차(2021~2030년)를 각각 발표했습니다. 또 2026년에 공개할 5차(2026~2035년)와 관련해서도 최근 연구용역에 착수한 상태입니다.

철도 사업에 정부가 새삼 관심을 갖게 된 데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작용합니다. 우선 인구구조 변화입니다. 저출산에 따른 인구구조 감소에도 불구하고 고령자 교통사고가 꾸준히 증가함에 따라 상대적으로 안전한 대중교통 수단, 특히 철도의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또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시간가치를 중시하는 풍조가 자리잡으면서 대중교통 서비스의 신속성과 정시성에 대한 선호도가 증가한 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갈수록 심화하는 기상 이변에 따라 환경 보존을 위한 온실가스 배출 줄이기 필요성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교통수단별 온실가스 배출량을 보면 20018년 기준으로 승용차 대비 철도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17%에 불과합니다.

세계 각국이 철도 산업 투자를 늘리고 있는 점도 정부가 철도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하는 이유입니다. 세계 철도시장 규모는 2017년 기준 234조 원에서 2022년까지 연 2.8% 성장해 269조 원 규모로 성장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런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국내 기업들이 경험을 쌓을 필요가 있습니다.

다만 넘어야 할 과제도 적잖습니다. 무엇보다 국내 철도사업의 비효율성입니다. 국내에서 철도건설 사업은 계획을 벗어나 늘어지기 일쑤입니다. 이는 감사원이 지난 2022년 발간한 ‘2021 회계연도 국가결산 검사보고’에 잘 드러나 있습니다.

감사원에 따르면 2021년 9월 기준으로 500억 원 이상의 대규모 국가 예산이 투입되는 총사업비 관리 대상 사업 800개를 전수조사한 결과, 철도사업의 평균 사업 기간은 최초 계획(8.1년) 대비 60.1%(4.8년) 늘었습니다.

이에 따라 평균 총사업비도 1조 4060억 원에서 1조 6777억 원으로 19.3%(2708억 원) 증가했습니다. 전체 사업의 평균 지연 시간(45.6%)이나 공사비 증액 수준(16.5%)을 크게 웃도는 것입니다.

관련 업계의 기대대로 정부가 추진하는 사업들이 ‘철도 르네상스’로 이어지길 바랍니다. 이를 통해 철도 산업이 대한민국 경제 성장에 새로운 마중물을 만들어내길 기대합니다.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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