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계 ‘머스크 월드’ 펼쳐지나… 우주산업·원자력 뜬다
최지원 기자
입력 2024-11-07 15:35 수정 2024-11-07 15:38
일론 머스크 테슬라 및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5일 미 펜실베이니앚 버틀러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 공화당 대선 후보의 선거유세에 참석 연설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 옆에서 점프하고 있다. 2024.10.27. [버틀러(미 펜실베이니아주)=AP/뉴시스]
●스페이스X 독점적 우위 강화
스페이스X의 ‘스타십’(사진) 발사가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우리는 미국 우주인을 화성에 착륙시킬 것입니다. 준비하세요, 일론 (머스크).”
10월 19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열린 지지자 연설에서 트럼프는 화성 탐사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그는 “(당선될 경우) 임기가 끝나기 전 화성에 도착할 것”이라는 언급을 하기도 해 트럼프 2기 행정부가 화성 탐사를 전폭 지원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스페이스X는 2030년 내 유인 화성 탐사를 목표로 거대 발사체 ‘스타십’의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업계에서는 너무 낙관적인 목표라는 평가가 많았지만 트럼프의 당선으로 상황이 180도 달라진 것이다.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미국의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우주 발사체이자 달과 화성 탐사에 쓰일 ‘스타십’이 미국 텍사스주 보카치카 해변의 우주발사장 ‘스타베이스’에서 발사 준비를 하고 있다. 스페이스X 제공
최근 머스크는 미국 연방항공국(FAA)에 “허가에 걸리는 시간이 발사체를 만드는 시간보다 더 걸린다”며 공개적으로 항의했다. 우주 업계에서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들어서면 스타십 발사 허가 및 규제 등이 크게 완화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만약 트럼프가 앞서 약속한대로 연방정부 비용을 줄이고 불필요한 규제를 없애는 ‘정부효율성위원회’의 수장으로 트럼프를 임명한다면 발사 허가를 비롯한 많은 우주 산업계 규제가 철폐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런 흐름에 따라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연구 방향 및 전략도 큰 변화를 맞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스페이스X가 추진하는 위성 통신 사업인 ‘스타링크’도 시장에서 독점적 우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스페이스X의 전 임원은 “트럼프 정부가 스페이스X를 위한 새 발사장 건설에 협조적이며, 이를 통해 스타링크가 경쟁사보다 위성 네트워크를 더 빠르게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현재 스타링크는 지구 저궤도에 6400여 개의 위성을 띄워놓은 상태다. 경쟁사인 아마존도 위성 통신 사업인 ‘카이퍼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지만, 연말에나 위성의 대량생산이 가능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당선으로 아마존을 비롯한 위성 통신 사업자들과 스타링크 간 격차가 더 커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美 원전 확대 정책, 韓 수출에 긍정 요인
에너지 산업 역시 격변이 예상된다. 트럼프와 머스크 모두 현재의 기후변화 예측이 과장됐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두 사람 모두 화석, 석유 산업을 ‘악마화’해서는 안 되고, 원자력발전소를 폐쇄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트럼프의 공약을 담은 ‘아젠다 47’에는 기존 원전 이용 확대와 신속한 선진 원자로 개발 등에 대한 내용이 담겼다. 원자력과 관련한 규제 및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하고, 소형모듈원전(SMR) 개발에 힘을 실을 전망이다. 최근 체코를 시작으로 원전 수출에 시동을 걸고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 미국의 원전 산업 확대가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SMR 관련 적극적인 정책 추진이 이뤄지면 한국과의 SMR 공동 수출 등 한미 간 협력이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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