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2세대 3D V-캐시로 완성도 높였다 ‘라이젠 7 9800X3D‘

동아닷컴

입력 2024-11-06 23:19 수정 2024-11-06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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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D 라이젠 7 9800X3D 프로세서 / 출처=IT동아

AMD 라이젠 프로세서의 강점은 다양한 선택지에 있다. 코어 수에 따른 선택지도 있으나 더 좋은 성능을 찾는 소비자를 위한 특별한 선택지가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대표적인 제품이 데이터 처리에 필요한 예비 공간(캐시 메모리)을 대폭 늘린 ‘X3D’다. 라이젠 5000 시리즈부터 적용된 3D V-캐시(Cache) 기술은 여유로운 데이터 처리 구조를 중심으로 게이밍과 전문작업 등에서 높은 성능을 제공하는 게 목표다. 성능이 뛰어난 탓에 일반형보다 X3D 프로세서를 기다리는 소비자가 있을 정도다.

AMD가 야심차게 선보인 5세대 중앙처리장치, 라이젠 9000 시리즈 프로세서에도 3D V-캐시 기술이 적용된 라이젠 7 9800X3D가 출시될 예정이다. 향후 다양한 코어 구성의 X3D 제품이 출시되겠지만, AMD는 성능과 효율 사이에서 고민하는 소비자를 겨냥한 8 코어 제품을 선택했다.


2세대 3D V-캐시 기술로 성능 한계를 극복하다

AMD 라이젠 7 9800X3D의 핵심은 ‘2세대 AMD 3D V-캐시 기술(2nd Gen AMD 3D V-Cache Technology)’에 있다. 단순히 캐시(데이터 예비 공간)를 프로세서 다이에 적층, 캐시 용량을 늘린 게 아니라 적층 방식 자체를 바꿨다. 먼저 라이젠 5000X3D와 7000X3D 등 이전 세대에 적용된 3D V-캐시 기술은 프로세서 다이 위에 캐시를 올렸다. 반면, 라이젠 9000X3D 프로세서 이후 적용될 2세대 3D V-캐시 기술은 프로세서 다이 밑에 캐시가 배치된다.

라이젠 7 9800X3D에 적용된 2세대 AMD 3D V-캐시 기술. 캐시가 상단에 배치되는 게 아니라 하단에 배치되어 성능과 냉각 효율을 모두 해결했다 / 출처=AMD

캐시의 위치는 바뀌지만 성향은 크게 달라진다. 3D V-캐시보다 상대적으로 뜨거운 프로세서 다이 부분이 냉각장치 바닥과 직접 맞닿는 상태가 된다. AMD의 자료에 따르면 1세대 3D V-캐시 기술 대비 열 저항성을 최대 46% 정도 개선했다. 그 결과 라이젠 7 7800X3D 프로세서 대비 ▲기본 작동속도 500MHz 상승 ▲최대 작동속도 200MHz 상승이 가능했다. 사용자가 직접 잠재력을 끌어내 성능을 높이는 오버클럭(Overclock)에 대한 자유도 또한 넓을 것으로 예상된다. 코어 다이와 3D V-캐시 사이에는 구리 배선을 직접 연결하는 구조로 배치해 안정적인 데이터 전송과 전력 효율성 등을 갖추고자 했다.

5세대 젠(Zen 5) 중앙처리 설계는 명령어 처리 구조를 개선해 성능·효율을 높였다 / 출처=AMD

라이젠 9000 프로세서의 설계에 3D V-캐시 기술을 적용했기에 뼈대(5세대 젠 중앙처리 설계)는 달라지지 않았다. 고급 분기 예측이 포함된 듀얼 파이프 펫치(Dual Pipe Fetch with Advanced Branch Prediction로 클럭당 명령어 처리 성능(Instruction Per Clock)이 향상됐다. 초기 데이터 처리에 필요한 통로를 2중 배치(Dual decode pipes)해 지연 시간은 낮추고 정확도는 높였다. 산술연산장치(ALU) 구성도 6개로 늘렸고 정수 연산 장치도 추가 배치해 명령어 처리 구조도 최적화했다.

데이터 처리를 위해 쓰이는 예비공간, 캐시 메모리 용량은 2차(L2) 8MB와 3차(L3) 32MB 구성이었다. 라이젠 7 9800X3D는 64MB 용량의 3차 캐시가 추가되면서 총 104MB 용량이 된다. 캐시 메모리가 증가와 성능 향상이 비례하지 않지만, 일정 수준 확보되면 데이터 처리에 유리한 부분이 있다. AMD는 2세대에 걸쳐 대용량 캐시 메모리가 성능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입증했다. 3세대에 해당하는 라이젠 7 9800X3D는 어느 정도 성능을 보여줄까?


새로운 플랫폼에 맞춘 게이밍 프로세서의 성능은?

라이젠 7 9800X3D 테스트 시스템 / 출처=IT동아

AMD 라이젠 7 9800X3D의 성능을 확인해 볼 차례다. 원활한 성능 측정을 위해 에이수스 X870E ROG 크로스헤어 히어로(Crosshair Hero) 메인보드와 지스킬 DDR5-6000 트라이던트 Z5 네오(Trident Z5 Neo) RGB 메모리 등 시스템이 꾸며졌다. 그래픽카드는 라데온 RX 7900XTX를 사용했다.

테스트 시스템에 장착된 마이크로닉스 아이스락 MLD-420 화이트 수랭식 냉각장치 / 출처=마이크로닉스

4.7GHz에서 5.2GHz 사이에서 작동하는 제품이기에 발열을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게 중요하다. 냉각장치는 마이크로닉스 아이스락(Icerock) MLD-420 화이트 제품을 썼다. 일체형 수랭식 냉각장치로 420mm 길이(두께 27mm)의 라디에이터와 140mm 냉각팬 3개를 조합해 프로세서의 발열을 억제한다. 최대 2500rpm 속도로 회전하는 펌프는 냉각수 순환이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돕는다. 워터펌프 본체 상단에는 지름 53mm(2.1인치) 사양의 IPS LCD를 달아 ▲시스템 정보 ▲정지화상 ▲GIF 애니메이션 등을 출력해 보여준다.

마이크로닉스 클래식 2 골드 풀모듈러 ATX 3.1(PCI-E 5.1) 화이트 전원공급장치 / 출처=마이크로닉스

전원공급장치는 마이크로닉스 클래식 2 골드 풀모듈러(Classic II Gold) ATX 3.1(PCI-E 5.1) 화이트 제품을 썼다. 80 플러스 골드 230V EU 등급이지만 80 플러스 플래티넘 등급 수준인 92%에서 94% 가량의 출력 효율을 제공한다. 자체 개발한 전원공급장치 플랫폼인 하이브리드-E로 2세대 ▲GPU-VR 기술 ▲애프터 쿨링 ▲제로 팬 모드 등 안정적인 출력과 다양한 기능을 담았다.

라이젠 7 9800X3D의 시네벤치 R23 테스트 결과 / 출처=IT동아

성능을 확인하기 위해 먼저 시네벤치 R23을 실행했다. 프로세서의 자원으로 이미지 렌더링 작업 성능을 측정하는 도구다. 단일 코어를 쓰는 싱글 스레드(Single Thread) 모드와 모든 코어를 활성화하는 멀티 스레드(Multi Thread) 모드가 있다.

싱글 스레드 모드 성능은 2102점으로 라이젠 9000 시리즈 프로세서와 큰 차이가 없다. 라이젠 9 9950X 프로세서는 2272점을 기록한 바 있다. 멀티 스레드 모드 성능은 2만 2998점으로 라이젠 9 9950X 프로세서(4만 1528점)의 절반 수준이다. 코어 수가 절반인 8개이니 처리량도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다.

라이젠 7 9800X3D의 PC마크 10 벤치마크 테스트 결과 / 출처=IT동아

라이젠 7 9800X3D의 성능을 종합적으로 보기 위해 PC마크 10 벤치마크 도구를 실행했다. 성능은 점수로 표시되고 ▲앱 실행 ▲화상회의 처리 ▲웹 브라우저 처리 성능을 가늠하는 에센셜(Essentials), ▲스프레드시트 ▲문서작성 성능을 보는 생산성(Productivity), ▲사진편집 ▲렌더링 ▲영상 편집 성능을 측정하는 디지털 콘텐츠 창작(Digital Content Creation), ▲그래픽 효과 ▲물리연산 등을 보는 게이밍(Gaming) 등으로 분류된다.

먼저 기본적인 작업 처리 능력은 최신 프로세서다운 모습이다. 브라우저 실행을 1초 내외로 해내는 수준이며, 화상 회의 진행 시 초당 30 프레임에서 263 프레임 수준의 부드러운 움직임을 구현한다. 문서 작업도 생성과 복사 등 대부분 작업을 2초 내외에 마무리하는 것으로 측정됐다. ▲사진편집 ▲렌더링 ▲영상 편집과정도 1초 정도면 끝이다. 다만 용량이 큰 PNG 규격 저장에 9.8초가 소요됐다. 게이밍 성능은 그래픽카드 영향이 큰데, 라데온 RX 7900XTX 조합으로 종합 102.78 프레임을 1초에 그려내는 것으로 나왔다.

라이젠 7 9800X3D의 블렌더 렌더링 3종 테스트 결과 / 출처=IT동아

블렌더 프로그램의 처리 성능을 확인했다. 테스트는 ▲몬스터 ▲정크샵 ▲클래스룸으로 총 3가지로 진행된다. 먼저 몬스터 결과를 보면 1분에 149.331641개 샘플을 출력했다. 정크샵 테스트에서는 100.543873개, 마지막 클래스룸 테스트는 74.446417개라는 결과가 나왔다. 참고로 라이젠 7 9800X3D 대비 2배 더 많은 16개 코어를 갖춘 라이젠 9 9950X가 ▲몬스터 260.709938 ▲정크샵 188.648813 ▲클래스룸 136.937411을 기록한 바 있다. 단순 코어 수와 캐시 메모리 용량 등을 감안하면 어느 정도 수긍되는 성능이다.

라이젠 7 9800X3D의 3D마크 파이어 스트라이크 벤치마크 테스트 결과 / 출처=IT동아

게이밍 성능을 가늠하기 위해 3D마크 벤치마크 도구 중 파이어 스트라이크 항목을 실행했다. 2개의 그래픽 테스트를 진행하는데 ▲1차 363.89 프레임 ▲2차 295.23 프레임을 기록했다. 종합 7만 4976점이다. 그래픽과 물리연산을 종합한 테스트는 2만 2233점으로 1초에 103.41 프레임을 기록했다.

라이젠 7 9800X3D의 3D마크 타임 스파이 벤치마크 테스트 결과 / 출처=IT동아

이어 3D마크 벤치마크 도구에 있는 타임 스파이 항목을 실행했다. 2개의 그래픽 테스트를 진행하는데 ▲1차 200.76 프레임 ▲2차 173.16 프레임을 표시, 종합 3만 481점을 기록했다.

▲라이젠 7 9800X3D ▲라데온 RX 7900XTX 조합으로 사이버펑크 2077을 실행한 결과 / 출처=IT동아

이어 게임 성능을 확인하고자 사이버펑크 2077을 실행했다. 풀HD 해상도(1920 x 1080)를 기준으로 그래픽 효과는 최고 높은 수준을 적용했다. AMD FSR 3.0 기술을 적용하며 광선추적(레이 트레이싱) 효과까지 함께 적용한 상태다. 이 때 평균 113.49 프레임을 기록했다. 해상도를 높이면 프레임 저하가 있겠지만, QHD 해상도(2560 x 1440)까지는 충분히 처리 가능한 수준이다.

▲라이젠 7 9800X3D ▲라데온 RX 7900XTX 조합에 하이퍼-RX(HYPR-RX) 적용 후 사이버펑크 2077을 실행한 결과 / 출처=IT동아

다음은 그래픽카드 소프트웨어인 ‘AMD 소프트웨어 : 아드레날린 에디션’ 내에서 하이퍼-RX(HYPR-RX) 효과를 적용한 결과를 보자. 하이퍼-RX 효과를 적용하면 인공지능을 활용해 화질 및 프레임 보정이 진행돼 더 부드러운 게임 몰입이 가능하다. 동일한 그래픽 효과를 적용한 후 실행하니 124.29 프레임으로 기본 대비 성능이 소폭 개선되는 효과가 나왔다. 추가로 자체 프레임 보간 기술인 ‘2세대 AMD 플루이드 모션 프레임(AMD Fluid Motion Frame 2)’를 적용하면 초당 200 프레임 전후로 성능이 크게 개선된다.

▲라이젠 7 9800X3D ▲라데온 RX 7900XTX 조합으로 검은신화 : 오공 벤치마크 도구를 실행한 결과 / 출처=IT동아

검은신화 : 오공 벤치마크 도구를 실행하며 성능을 확인했다. 사이버펑크 2077과 동일한 해상도에 효과도 모두 적용했다. 프레임 생성 기능을 비활성화한 상태에서 성능을 측정하니 평균 65 프레임을 기록했다. 풀HD 해상도에서 최대 그래픽 효과를 적용하면 조금 버거운 인상을 준다.

▲라이젠 7 9800X3D ▲라데온 RX 7900XTX 조합에 하이퍼-RX(HYPR-RX) 적용 후 검은신화 : 오공 벤치마크 도구를 실행한 결과 / 출처=IT동아

반면, 하이퍼-RX를 적용하면 표시 프레임 수가 2배 증가한다. 동일한 효과에 프레임 생성 기능만 활성화하니 평균 121 프레임을 기록했다. 추가로 AFMF 2까지 적용하니 170 프레임에서 250 프레임까지 출력된다. 라이젠 7 9800X3D와 그래픽카드의 인공지능 프레임 보정 기술을 잘 조합하면 높은 게임 몰입이 가능하다.


기대 이상의 성능, 성공의 열쇠는 결국 진입 가격?

라이젠 7 9800X3D 프로세서의 강점은 104MB 용량에 달하는 캐시 메모리다. 과거와 달리 데이터 처리 구조가 복잡해지면서 캐시 메모리 용량과 구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캐시 메모리가 여유로운 프로세서를 구매하려면 결국 다중코어 프로세서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2차 캐시 메모리가 코어마다 배치되고 그 뒤에 3차 캐시 메모리를 구성하기 때문이다. AMD는 2차보다 3차 캐시 메모리 용량을 확장하는 선택을 했다. 캐시 메모리 용량만 놓고 보면 일반 32 코어~64 코어 제품과 비슷한 수준이다.

AMD 라이젠 7 9800X3D 프로세서 / 출처=IT동아

그러나 매력적인 제품도 결국 가격이 높다면 무의미하다. 아직 가격은 비공개 상태지만, 70만 원대에 형성되어 있는 12 코어 프로세서 라이젠 9 9900X 대비 높게 책정될 경우 시장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을 가능성이 높다. 가격 책정이 절묘하다면 신규와 업그레이드 수요 모두 흡수할 힘이 생기는 만큼, AMD의 선택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IT동아 강형석 기자 (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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