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난’ 건설 현장, 내년부터 외국인 숙련공 투입 추진…철근·형틀 등 담당

최동수 기자

입력 2024-11-04 19:47 수정 2024-11-04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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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월 26일 오후 인천의 한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건설노동자가 작업을 하고 있다.뉴시스
내년부터 외국인 노동자도 국내 건설 현장에서 형틀을 제작하거나 콘크리트 타설을 하는 기능공으로 일할 수 있게 된다. 건설 현장 고령화 문제를 해결하고 인건비 절감을 위한 조치다.

4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토부는 내년 형틀공과 철근공, 콘크리트공 등 공종에 E7-3(일반기능인력) 비자를 도입하는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그동안 외국인 건설 근로자는 주로 E9(비숙련 인력) 비자로 들어와 주로 자재 나르기 등 반복적이고 단순한 업무만 담당했다.

외국인 건설 노동자가 E7-3 비자를 받게 되면 건물 뼈대인 골조 공사를 할 때 투입되는 형틀공이나 철근공, 콘크리트공으로 활동할 수 있다. 형틀 작업이나 철근 조립, 콘크리트 타설은 작업이 힘들고 위험해 국내 건설 근로자들이 기피해왔다. 특히 청년층 유입이 줄어들면서 건설 노동자 고령화도 빠르게 진행됐다. 한국건설인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국내 건설 기능인의 평균 연령은 51.4세다. 60대 이상 비중도 24.6%에 달한다.

E7-3 비자는 E9 비자보다 체류 기간도 더 보장된다. E9는 기본 3년에 1년 10개월 한 번만 연장이 가능하다. E7-3은 기본 3년에 2년 단위로 횟수 제한 없이 연장이 가능하다. 한 철근콘크리트 업체 대표는 “사실 지금까지 E9 비자를 받고 불법적으로 형틀공이나 철근공, 콘크리트공을 활동하는 인력이 꽤 많았다”며 “이들을 제도권에 넣어주면 앞으로 인력난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간 건설업계에서는 E7-3 비자 도입을 요구해왔지만 국내 건설 기능공들의 일자리를 빼앗길 수 있다는 반발이 컸다. 기존에 E7-3 비자가 허용된 업종이 동물사육사와 조선 용접공, 항공기 정비원 등 10개 업종으로 한정된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국토부 관계자는 “비자 발급 규모가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기존 시범사업을 고려하면 150~200명 정도로 예상된다”며 “시범사업을 해보고 해당 인력이 필요하면 향후 더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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