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흔한 살에 매일 새벽 사이클 타고, 주말엔 테니스 칩니다”[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양종구 기자
입력 2024-11-02 12:00 수정 2024-11-02 12:00
홍기훈 춘당(春堂)장학회 이사장은 어린 시절부터 ‘새벽형’으로 살아왔다. 학창시절엔 공부를 했고, 지금은 운동을 한다. 아흔한 살의 나이에도 매일 새벽 사이클을 탄다. 주말엔 테니스를 친다. 공무원시절부터 43년 친 테니스 덕택에 아직 탄탄한 체력을 과시하고 있다.
“당시 직책상 제가 막내였어요. 군청내에 테니스코트가 있었는데 새벽 4시에 나가서 땅을 고르고 라인을 그렸죠. 테니스가 좁은 공간에서 운동량이 많은 스포츠였어요. 참 효율적인 운동이었죠. 점심시간을 활용해 칠 수도 있었죠. 10년간은 거의 매일 쳤습니다.”
테니스가 주는 묘미가 그를 끌어 당겼다. 스트로크에 발리, 스매싱 등 기술을 배우는 재미가 쏠쏠했고, 상대 및 파트너와 함께 하는 즐거움도 컸다. 짧은 시간에 운동량도 많았다. 평생 취미이자 건강 지킴이로 삼았다. 테니스에 빠지면서 테니스 발전에도 관심을 가졌다. 홍 이사장은 1991년 당시 생활체육 단체인 김포테니스연합회를 조직해 1, 2대 회장을 맡았다. 현 김포테니스협회의 발판을 닦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홍 이사장은 매일 새벽에 일어나 사이클을 2시간 정도 탄다. 2011년 발목 골절을 당한 뒤부터 생긴 습관이다. 그는 “그해 11월 추위를 막기 위해 집 2층 창에 비닐을 덧씌우는 작업을 하다 사다리에서 떨어져 발목이 부러졌다. 3개월 병원에 입원하고 퇴원했는데도 잘 걷지를 못했다. 그때 자전거에 눈을 돌렸다. 자전거를 타니 통증 없이 여기저기 돌아다닐 수 있었고 운동도 됐다”고 했다. 고교시절 30리(12km) 길을 자전거를 타고 다녔던 것도 도움이 됐다. 자전거를 타다 최근에 사이클로 바꿨다. 매일 왕복 16km를 달린 뒤 하루를 시작한다. 비나 눈이 오면 걷는다.
홍 이사장은 1994년 공직에서 은퇴한 뒤 노인문제에 관심을 가졌다. 김포노인대학장으로 4년, 대한노인회 김포시지회장으로 12년을 봉사했다. 그는 “김포노인대학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4년제다. 대부분 1년제인데 내가 4년제로 만들었다. 김포노인대학에는 서로 들어가려고 줄을 서고 있다”며 웃었다. 지난해부터는 시니어테니스 대회를 만들어 85세 이상 노익장들에게 뛸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다. 올해는 85세 이상부에 43명, 90세 이상부에 14명 등 총 57명이 출전했다.
“많은 사람들이 저보러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사람이라고 말합니다. 자식들이 건강하게 다 잘 컸고, 제 건강에 문제없고, 제가 하고 싶은 일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역으로 생각해 봅시다. 제가 건강하니 자식들이 행복할 수도 있습니다. 제 걱정 안 해도 되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노인들이 건강해야 가정도 평안합니다. 또 의료비가 덜 나가니 국가에도 도움이 됩니다. 이 작은 테니스 대회가 대한민국 노인들의 건강을 책임지지는 못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노인 건강에 관심을 가지는 기회가 되면 좋겠습니다.”
“제가 남양 홍씨였는데 그 중에서도 예사공파였죠. 그런데 예사공파 조직이 잘 안 갖춰져 있어서 조직을 만들려고 노력을 했죠. 그러자 저를 예사공파 종친회에서 초대 회장을 시켜준 겁니다. 그러면서 종친회에서 저의 호를 ‘춘당(春堂)’으로 지어줬습니다. 봄에 새싹이 돋듯 예사공파에 새 생명을 불어 넣었다는 뜻입니다. 예사공파라는 집에 봄을 만들어줬다는 의미였습니다. 그리고 나중에 두 아들과 함께 제 호를 딴 장학회를 만들었죠. 김포지역에서 돈이 없어 공부 못하는 학생은 없도록 하자라는 취지였습니다.”
홍 이사장의 첫째 아들은 19대, 20대 국회의원을 지낸 홍철호 대통령실 정무 수석비서관(66), 둘째 아들은 굽네치킨으로 유명한 GN그룹 홍경호 회장(55)이다. 홍 이사장은 아들들과도 자주 테니스를 즐겼다. 첫째인 홍 수석과는 복식 대회에 출전하기도 했다. 홍 수석은 테니스를 좋아하는 아버지를 위해 2021년 김포테니스아레나를 지어줬고, 홍 회장은 시니어테니스대회를 후원하고 있다.
“제가 김포에서도 가장 늦게 전기가 들어온 마을에 살았죠. 저녁에는 초롱불 하나 밑에서 부모님들께서 일을 해서 숙제 등 공부를 할 수 없었죠. 그래서 새벽에 일어나 불 켜고 공부하는 습관을 들였죠. 지금까지 새벽형 인간으로 사는 이유입니다. 제가 어렵게 공부해서인지 돈이 없어 공부 못하는 학생들을 보면 안타까웠습니다.”
‘100살은 거뜬히 넘겠다’는 질문에 홍 이사장은 “오래 살겠다고 계획을 세워서 살진 않았다. 하루하루 즐겁게 사는 게 중요하다. 테니스 치고 사이클 타며 남한테 피해 안 주고 내 일 열심히 하면 건강은 따라오지 않겠나”며 활짝 웃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홍기훈 춘당장학회 이사장이 경기 김포테니스아레나에서 라켓을 들고 포즈를 취했다. 김포군 공무원 시절부터 43년째 테니스를 즐기고 있는 그는 아흔한 살에도 매일 새벽 사이클을 탈 정도로 탄탄한 체력을 자랑하고 있다. 김포=김동주 기자 zoo@donga.com
홍 이사장은 경기 김포군 공무원 시절인 1981년 테니스를 치기 시작했다. 당시 임석봉 군수(85)가 테니스동호회를 만들며 과장들에게 라켓 등 테니스 용품을 사준 게 계기가 됐다. ‘새벽형’이었던 홍 이사장은 매일 새벽 테니스를 친 뒤 출근했다. 평생 테니스로 건강을 관리했고, 10월 23일엔 김포테니스아레나에서 제2회 춘당배 시니어테니스대회를 개최했다. 이젠 “노인이 건강해야 대한민국이 행복하다”며 시니어 건강까지 관심을 가지고 있다. “당시 직책상 제가 막내였어요. 군청내에 테니스코트가 있었는데 새벽 4시에 나가서 땅을 고르고 라인을 그렸죠. 테니스가 좁은 공간에서 운동량이 많은 스포츠였어요. 참 효율적인 운동이었죠. 점심시간을 활용해 칠 수도 있었죠. 10년간은 거의 매일 쳤습니다.”
테니스가 주는 묘미가 그를 끌어 당겼다. 스트로크에 발리, 스매싱 등 기술을 배우는 재미가 쏠쏠했고, 상대 및 파트너와 함께 하는 즐거움도 컸다. 짧은 시간에 운동량도 많았다. 평생 취미이자 건강 지킴이로 삼았다. 테니스에 빠지면서 테니스 발전에도 관심을 가졌다. 홍 이사장은 1991년 당시 생활체육 단체인 김포테니스연합회를 조직해 1, 2대 회장을 맡았다. 현 김포테니스협회의 발판을 닦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홍기훈 춘당장학회 이사장이 경기 김포테니스아레나에서 상대 공격을 백핸드스트로크로 받아 넘기고 있다. 김포=김동주 기자 zoo@donga.com
“저에게 건강 비결을 많이 묻습니다. 테니스가 큰 도움이 됐냐고도 묻죠. 물론 도움이 됐겠죠.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님이 절 건강하게 낳아주셨다는 것이겠죠. 잘 먹고 잘 놀게…. 그리고 생활습관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제가 테니스를 좋아하지만 건강을 위해서 친 것은 아니었습니다. 취미생활이었죠. 그리고 새벽에 일어나는 저의 삶의 방식에도 맞았죠. 전 어릴 때부터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습관이 있었습니다. 지금도 저녁 8시에 잠자리에 들어서 새벽 4시에 일어납니다.”홍 이사장은 매일 새벽에 일어나 사이클을 2시간 정도 탄다. 2011년 발목 골절을 당한 뒤부터 생긴 습관이다. 그는 “그해 11월 추위를 막기 위해 집 2층 창에 비닐을 덧씌우는 작업을 하다 사다리에서 떨어져 발목이 부러졌다. 3개월 병원에 입원하고 퇴원했는데도 잘 걷지를 못했다. 그때 자전거에 눈을 돌렸다. 자전거를 타니 통증 없이 여기저기 돌아다닐 수 있었고 운동도 됐다”고 했다. 고교시절 30리(12km) 길을 자전거를 타고 다녔던 것도 도움이 됐다. 자전거를 타다 최근에 사이클로 바꿨다. 매일 왕복 16km를 달린 뒤 하루를 시작한다. 비나 눈이 오면 걷는다.
홍기훈 춘당장학회 이사장이 경기 김포테니스아레나에서 공을 넘기고 있다. 김포=김동주 기자 zoo@donga.com
전문가들은 “90세 넘은 분들이 사이클을 타는 것은 아주 건강하다는 뜻”이라고 말한다. 자전거에 비해 사이클은 중심 잡기가 더 힘들다. 기본 체력도 중요하지만 평형성과 상황 판단력이 없으면 타기 쉽지 않다. 홍 이사장은 매일 정원도 관리한다. 그는 “집 정원이 200평(661㎡) 정도 된다. 각종 나무와 화초를 심어 놔 그것 관리하는 데도 시간이 많이 들어간다. 사이클 타고 온 뒤 1~2시간은 할애한다. 그리고 아침 먹고 출근한다”고 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운동뿐만 아니라 집안일도 체력 유지, 향상을 위한 훌륭한 신체활동이라고 정의한다.홍 이사장은 1994년 공직에서 은퇴한 뒤 노인문제에 관심을 가졌다. 김포노인대학장으로 4년, 대한노인회 김포시지회장으로 12년을 봉사했다. 그는 “김포노인대학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4년제다. 대부분 1년제인데 내가 4년제로 만들었다. 김포노인대학에는 서로 들어가려고 줄을 서고 있다”며 웃었다. 지난해부터는 시니어테니스 대회를 만들어 85세 이상 노익장들에게 뛸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다. 올해는 85세 이상부에 43명, 90세 이상부에 14명 등 총 57명이 출전했다.
홍기훈 춘당장학회 이사장이 10월 23일 경기 김포테니스아레나에서 열린 제2회 춘당배 시니어테니스대회 개회식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김포=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시니어테니스대회는 참가만 하면 모든 것을 지원한다. 소정의 교통비는 물론 정갈한 도시락에 선물까지 제공한다. 이렇다보니 지난해 만든 대회임에도 서울과 경기는 물론 강원, 전북, 충청, 경북 등에서도 어르신들이 대회 참가를 위해 먼 길을 오고 있다.“많은 사람들이 저보러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사람이라고 말합니다. 자식들이 건강하게 다 잘 컸고, 제 건강에 문제없고, 제가 하고 싶은 일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역으로 생각해 봅시다. 제가 건강하니 자식들이 행복할 수도 있습니다. 제 걱정 안 해도 되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노인들이 건강해야 가정도 평안합니다. 또 의료비가 덜 나가니 국가에도 도움이 됩니다. 이 작은 테니스 대회가 대한민국 노인들의 건강을 책임지지는 못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노인 건강에 관심을 가지는 기회가 되면 좋겠습니다.”
10월 23일 경기 김포테니스아레나에서 열린 제2회 춘당배 시니어테니스대회에 참석한 대회 관계자 및 선수들이 다 함께 포즈를 취했다. 김포=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홍 이사장은 2018년 자신의 호를 딴 장학회를 만들어 경제적 어려움 속에 공부하는 학생들을 돕고 있다.“제가 남양 홍씨였는데 그 중에서도 예사공파였죠. 그런데 예사공파 조직이 잘 안 갖춰져 있어서 조직을 만들려고 노력을 했죠. 그러자 저를 예사공파 종친회에서 초대 회장을 시켜준 겁니다. 그러면서 종친회에서 저의 호를 ‘춘당(春堂)’으로 지어줬습니다. 봄에 새싹이 돋듯 예사공파에 새 생명을 불어 넣었다는 뜻입니다. 예사공파라는 집에 봄을 만들어줬다는 의미였습니다. 그리고 나중에 두 아들과 함께 제 호를 딴 장학회를 만들었죠. 김포지역에서 돈이 없어 공부 못하는 학생은 없도록 하자라는 취지였습니다.”
홍 이사장의 첫째 아들은 19대, 20대 국회의원을 지낸 홍철호 대통령실 정무 수석비서관(66), 둘째 아들은 굽네치킨으로 유명한 GN그룹 홍경호 회장(55)이다. 홍 이사장은 아들들과도 자주 테니스를 즐겼다. 첫째인 홍 수석과는 복식 대회에 출전하기도 했다. 홍 수석은 테니스를 좋아하는 아버지를 위해 2021년 김포테니스아레나를 지어줬고, 홍 회장은 시니어테니스대회를 후원하고 있다.
홍기훈 이사장의 아들 홍철호 수석(왼쪽)과 홍경호 회장. 홍 회장은 프로축구 K리그2(2부) 김포FC 대표도 맡고 있다. 동아일보 DB.
김포테니스아레나는 실내 3코트, 실외 1코트 총 4개의 코트로 구성돼 있다. 평소엔 일반에 대여해준다. 춘당장학회 장학금도 두 아들이 반반씩 부담해 제공하고 있다. 장학금도 받았다 못 받으면 혼란이 생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중학교 때 장학생으로 선발되면 대학 졸업때까지 지원해 돈 걱정 없이 공부에만 집중할 수 있게 하고 있다.“제가 김포에서도 가장 늦게 전기가 들어온 마을에 살았죠. 저녁에는 초롱불 하나 밑에서 부모님들께서 일을 해서 숙제 등 공부를 할 수 없었죠. 그래서 새벽에 일어나 불 켜고 공부하는 습관을 들였죠. 지금까지 새벽형 인간으로 사는 이유입니다. 제가 어렵게 공부해서인지 돈이 없어 공부 못하는 학생들을 보면 안타까웠습니다.”
‘100살은 거뜬히 넘겠다’는 질문에 홍 이사장은 “오래 살겠다고 계획을 세워서 살진 않았다. 하루하루 즐겁게 사는 게 중요하다. 테니스 치고 사이클 타며 남한테 피해 안 주고 내 일 열심히 하면 건강은 따라오지 않겠나”며 활짝 웃었다.
홍기훈 춘당장학회 이사장이 경기 김포테니스아레나에서 라켓을 들고 포즈를 취했다. 김포=김동주 기자 zoo@donga.com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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