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1세대 사진가’ 임응식부터 이갑철 미공개 작품까지…日 ‘T3 포토 아시아’ 

김민 기자

입력 2024-10-29 15:07 수정 2024-10-29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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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에서 열린 ‘T3 포토 아시아’에서 한일 사진가의 빈티지프린트를 선보이는 특별전 ‘마스터스’에 전시된 이형록의 작품을 보고 있는 일본 관객. 왼쪽은 임응식의 미공개 빈티지프린트가 전시된 모습. 사진 T3 포토 아시아 제공.
1950년대 전쟁 이후 한국의 풍경을 생생하게 남긴 1세대 사진가 임응식(1912~2001)의 ‘구직’ 등 대표작의 빈티지프린트(작가가 생전 직접 인화한 사진)가 일본에 처음으로 소개됐다. 19일부터 21일까지 일본 도쿄 미드타운 야에스에서 열린 예술 사진 페어 ‘T3 포토 아시아’를 통해서다. ‘T3 포토 아시아’는 아시아 예술 사진 시장을 만들기 위해 기획된 페어로 한국인 김정은 더레퍼런스 대표가 디렉터를 맡아 한일 갤러리 14곳이 참가했다.

임응식의 대표작 ‘구직’을 비롯한 미공개 빈티지 프린트가 ‘T3 포토 아시아’에 전시된 모습. 사진 T3 포토 아시아 제공
이 페어에는 한일 사진가의 빈티지프린트를 선보이는 특별전 ‘마스터스’ 전시가 개최됐다. 임응식, 이형록, 한영수의 미공개 빈티지 프린트가 일본 사진가 시하라 오사무, 우에키 노보루 등과 함께 소개됐다. 김 디렉터는 “일본의 PGI갤러리 디렉터 사야카 다카하시와 협업해 일본인 사진 소장가인 ‘마루카와 컬렉션’을 함께 전시한 것”이라며 “전시를 본 마루카와 컬렉션 대표가 임응식의 작품도 소장해 향후 한일 사진의 역사의 빈 자리를 메꾸는 컬렉션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1명만 들어갈 수 있는 전시 공간 ‘쿠렌보’에 한국 사진가 이갑철의 작품이 전시된 모습. 사진 T3 포토 아시아 제공.
사진가 이갑철의 미공개작 ‘사유와 추상’ 연작도 처음으로 공개됐다. 이 작품들은 도쿄 도심의 사찰을 운영하는 스님이자 사진가인 아키요시 타니구치가 만든 공간 ‘쿠렌보’에 전시됐다. 쿠렌보는 사전 예약을 통해 15분마다 1명만 입장해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전시관이다. 또한 이번 페어에는 한국 갤러리 예화랑, 상업화랑, 스페이스 윌링앤딜링과 비영리 공간 프라이머리 프랙티스가 참가해 김도균, 안옥현, 박진영(Area Park), 장성은과 안초롱의 작품을 소개했다.

1명만 들어갈 수 있는 전시 공간 ‘쿠렌보’에 한국 사진가 이갑철의 작품이 전시된 모습. 사진 T3 포토 아시아 제공.
올해 처음 개최된 ‘T3 포토 아시아’ 페어는 도쿄의 사진 축제인 ‘T3 포토 페스티벌 도쿄’의 일환으로 열렸다. T3 포토 페스티벌 도쿄는 6회째를 맞아, 올해는 ‘새로운 일본 사진: 50년 후’를 주제로 27일까지 도쿄 야에스, 니혼바시, 쿄바시 일대에서 전시를 열었다. ‘새로운 일본 사진’ 전은 1974년 미국 뉴욕 현대미술관(MoMA)에서 개최된 전시로 미국과 유럽에서 일본 예술 사진에 대해 관심을 갖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1명만 들어갈 수 있는 전시 공간 ‘쿠렌보’에 한국 사진가 이갑철의 작품이 전시된 모습. 사진 T3 포토 아시아 제공.
이를 기념해 샌프란시스코현대미술관(SFMoMA)와 뉴욕 MoMA의 사진 전문 큐레이터들도 일본을 찾았다. 김 디렉터는 “SFMoMA의 큐레이터 에린 오툴이 임응식의 작품을 이번에 처음 접한 뒤 도몬 켄 등 일본 사진가와 교류한 역사 등에 큰 관심을 가졌다”고 설명했다. T3 포토 페스티벌 도쿄의 디렉터 이히로 하야미는 “유연하고 다채로운 한국 현대 사진 미술이 많은 영감을 줬다”며 “이번 교류가 한일 사진 역사를 알리고 한국과 일본의 새로운 사진 문화를 만들어가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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