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이 여성보다 ‘자폐 유병률’ 4배 높다

뉴시스(신문)

입력 2024-10-28 10:23 수정 2024-10-28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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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성의 자폐증 발병률이 여성보다 높게 나타나는 이유를 알 수 있게 됐다. 국내 연구팀이 동아시아 최대 규모의 자폐 가족 유전체 데이터를 분석해 성별에 따라 자폐 연관 유전자가 다르게 발현한다는 사실을 밝혀내면서다.

28일 한국연구재단은 고려대학교 안준용 교수가 분당서울대병원 유희정 교수, 기초과학연구원 시냅스 뇌질환 연구단 김은준 단장, 미국 위스콘신 메디슨 대학교 도나 월링 교수와 공동으로 동아시아 최대 규모의 자폐 가족 코호트 전장 유전체 데이터를 분석해 성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자폐 연관 유전자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자폐증은 사회적 상호작용이나 언어 표현, 타인과의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보이는 대신 제한적이고 반복적인 행동에 흥미를 갖는 복합적 발달 장애 증상 중 하나다. 3세 이전부터 그 증상의 조짐이 드러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자폐증은 여성보다 남성에게서 4배 더 많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직까지 그 원인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지금까지 이뤄진 자폐의 성차 연구도 주로 유럽 인종을 대상으로 했을 뿐 동아시아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는 거의 없었다.

이에 연구팀은 동아시아 최대 규모의 자폐 가족 코호트를 구성, 이들의 전장 유전체 데이터를 분석했다. ‘코호트’는 통계상 동일한 인자를 공유하는 집단을 말한다. 또 ‘전장 유전체’는 종별 유전정보를 저장하고 있는 DNA의 집합이다.

그 결과 연구팀은 40개의 여성 특이적인 자폐 유전자와 403개의 남성 특이적인 자폐 유전자를 찾았다. 여성과 남성 간의 서로 다른 발생 매커니즘이 존재할 수 있음을 제시한 것이다.

분석 결과 여성의 자폐 유전자는 주로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핵심 요소인 염색질과 히스톤에 영향을 주는 반면, 남성의 자폐 유전자는 신경세포 간의 소통을 담당하는 시냅스에 영향을 줬다.

또 연구팀이 한국인 코호트의 가족 임상표현형 데이터를 포괄적으로 수집해 집중적으로 확인한 결과 자폐성 장애를 가진 여성 가족 구성원은 ‘양적 유전점수’로만 보면 남성 가족 구성원보다 유전에 의한 자폐가 발현될 확률이 높았다.

그러나 자폐 주요 증상은 남성에게서 더 심각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여성이 남성에 비해 높은 양적 유전점수를 갖긴 하지만 인지와 적응 능력이 남성보다 더 높고 자폐 중증도는 낮다는 의미다.

한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바이오·의료기술 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이번 연구 성과는 유전학 분야 국제 학술지 ‘게놈 메디신’에 지난달 27일 게재됐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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