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아키오 도요타’ 가장 존경하는 분”

동아일보

입력 2024-10-27 15:50 수정 2024-10-27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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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후 2시33분 용인 스피드웨이. 카운트다운을 끝으로 도요타 야리스 GR 랠리카가 굉음을 내뿜으며 특설 무대에 올랐다. 야리스는 약 4분간의 환상적인 드리프트를 선보이며 한일 모터스포츠 축제를 자축했다. 레이싱카는 구름 같은 타이어 연기를 머금고 미끄러질 듯 아슬아슬한 주행하는가 하면, 순간적인 가속력을 이용해 360도 회전을 수차례 이어갔다.

현역 드라이버로 활약중인 도요타자동차 아키오 토요타 회장은 야리스 운전대를 직접 잡아 수준급 레이싱을 자랑했고,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이 드리프트에 동승하며 한일 모터스포츠 ‘화합’을 알렸다. 이날 글로벌 자동차 업계를 대표하는 현대차와 도요타 두 수장의 만남에서 고객들의 운전의 재미를 위해 역량을 쏟겠다는 양사의 진심어린 ‘열정’이 느껴졌다.

이번 ‘현대 N x 도요타 가주 레이싱 페스티벌’은 업계 역사상 최초로 경쟁 브랜드가 공동 주최한 모터스포츠 행사다. 월드 랠리 챔피언십(이하 WRC)에 참여 중인 고성능 브랜드 현대 N과 토요타 가주 레이싱이 손잡고 모터스포츠 고객들의 공감 확대와 문화 발전에 기여한다는 게 목표다.

아키오 회장은 한국어로 “사랑해요”라는 첫 마디로 한국에 대한 애정을 표현했다. 그는 “도요타와 현대차가 이렇게 훌륭한 일을 하게 될 줄 몰랐다”며 “올해 초 정의선 회장에게 모터스포츠 축제를 제안했고 10개월 후 이 같은 무대를 선보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도요타와 현대차가 손잡고 더 좋은 사회와 모빌리티 미래를 만들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정의선 회장은 “아키오 회장은 자동차 업계에서 가장 존경하는 분”이라며 “운전하시는 것을 보니 더 많은 신뢰가 가고, 역시 모든 걸 잘 하신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운전의 즐거움에 진심인 분들을 위해 N 브랜드를 열심히 개발하고 있다”며 “고객들이 더욱 만족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정 회장은 무대 뒤에서 드리프트에 직접 도전하기도 했다. 그는 “드리프트를 연습해봤는데 성공하지 못했다”며 “연습해서 다음에 기회 되면 선보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번 행사는 일반 고객, 미디어, 인플루언서, 양사 관계자 등 3000명이 모인 가운데 ▲고성능차 및 경주차로 고난도 주행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쇼런’ ▲현대 N과 토요타 GR 차량을 보유한 고객들이 직접 자신의 차량으로 트랙을 주행하는 ‘트랙 데이’▲WRC 경주차에 고객이 동승해 경주차의 성능을 체험하는 ‘택시 드라이빙’ 등 모터스포츠의 감성을 생생하게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관람객들은 약 200평 가량의 특설무대에 마련된 지정 좌석에서 경주차 움직임을 가까이서 감상하며 현장감을 느꼈다.

현대 N은 2024 WRC 시즌에서 활약 중인 ▲i20 N 랠리 1 하이브리드와 커스터머 레이싱을 위한 ▲i20 N Rally 2 등의 경주차 ▲아이오닉 5 N 드리프트 스펙 및 현대 N의 새로운 롤링랩 차량인 ▲RN24를 통해 역동적인 퍼포먼스 주행을 펼쳤다. 현대 N 운전자로는 2024 WRC 시즌 드라이버 랭킹 1위를 기록중인 현대 모터스포츠 소속 드라이버 티에리 누빌을 비롯해 다니 소르도, 안드레아스 미켈센이 참여했다.

도요타 가주 레이싱은 ▲GR 야리스 랠리 1 하이브리드 ▲GR 야리스 랠리 2 등의 경주차로 쇼런을 선보였다. 도요타 가주 레이싱 운전자로는 현 WRC 드라이버로 활동 중인 카츠타 타카모토, 가주 레이싱 월드랠리팀 대표 야리 마티 라트발라, 타카모토 선수의 아버지인 전 일본 랠리 9회 챔피언 카츠타 노리히코가 직접 참여했다.

수년간 WRC 우승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쳐 온 현대 N과 토요타 가주 레이싱이 같은 공간에서 함께 화려하면서도 조화로운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모습이 연출되자 관람석 곳곳에선 탄성이 터졌다.

양사 드라이버들은 쇼런에 앞서 진행된 미디어 인터뷰를 통해 양사가 화합해 마련한 모터스포츠 행사에 참여하는 소감을 밝혔다.

현대 모터스포츠 소속 드라이버 티에리 누빌은 “정의선 회장님의 지속적인 지원에 힘입어 현대 월드랠리팀은 성과를 지속해 현재 위치에 도달할 수 있었다”라며 “현대 N과 토요타 가주 레이싱이 함께한 이번 행사는 WRC에 출전하고 있는 우리 모두에게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토요타 가주 레이싱 월드 랠리 팀 대표 야리 마티 라트발라는 토요다 아키오 회장의 운전 실력에 대한 질문에 “모리조 선수의 드라이빙 실력은 카츠타 노리히코, 사사키 마사히로 선수를 포함해 많은 사람들이 모리조 선수를 도와주면서 계속해서 향상됐는데, 회장님이 관심을 가지고 계속 레이싱의 실력을 높이고자 하는 점이 정말 훌륭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구 한국타이어) 회장도 참석하며 양국 모터스포츠 화합의 의미를 더했다.
정진수 동아닷컴 기자 brjean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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