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펜데믹, 2030-여성-저소득층 정신건강에 영향

홍은심 기자

입력 2021-08-25 03:00 수정 2021-08-2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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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대병원, 1150명 설문 결과
우울-불안-자살경향성 등 악화


백종우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백종우 교수팀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공중보건 위기에 따른 정신건강 및 사회심리 영향평가’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 환자 중심 의료기술 최적화 연구사업단이 ‘감염병 의료기술 근거생성연구사업’의 일환으로 진행하는 연구는 코로나19 대유행이 국민의 심리와 정신보건 측면에 주는 영향력을 분석하고 공중보건 위기 상황 발생 시 필요한 정신보건적 지원과 관리 시스템 구축을 위한 방안 도출을 목적으로 한다.

이 연구는 경희대병원 백종우 교수팀의 ‘코로나19 유행에 따른 일반 인구 및 특수 취약 집단 정신건강 및 사회심리 영향 평가’와 서울대병원 주관으로 진행되는 ‘코로나19 확진자와 가족의 정신건강 및 사회심리 영향 평가’로 나눠 진행 중이다.

백 교수팀이 진행하는 연구는 작년 9월에 시작됐다. 피험자 모집 경로, 조사 도구, 조사 플랫폼, 연구 데이터베이스, 연구 참여용 웹사이트 개발을 마치고 1월부터 예비조사를 시행했다. 연구팀은 3월 26일부터 4월 29일까지 전국 광역 시도에 거주하는 성인과 14세 이상 청소년 1150명을 모집해 연구를 수행했다. 설문은 온라인과 모바일을 통해 진행됐다.

질문은 우울, 불안, 사회적 지지, 일상생활 장애, 불면증 평가, 자살경향성, 질병 취약성 인식, 백신 접종 의지와 백신 선택 기준, 사회적 거리 두기와 예방 행동, 코로나19 관련 염려, 심리사회적 지원의 필요성 등으로 구성했다.

조사 결과 우울과 불안 지표는 코로나19 유행 전에 비해 큰 폭으로 악화됐다. 우울, 불안, 불면, 자살경향성 등 주요 정신건강 지표는 20, 30대 젊은층과 여성에서 더 낮게 나타났다. 우울과 불안, 사회적 지지 부족 정도, 일상생활장애 정도, 불면, 자살경향성 등 정신건강지표 전반에서 가계소득 300만 원 이하의 저소득층의 상황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 전반적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 의지는 높았다. 부작용 발생률, 예방효과, 면역효과 지속기간 등을 백신 선택의 중요 기준으로 인식했고 사회적 거리 두기와 코로나19 예방 행동, 코로나19 관련 염려 등은 50대 이상 고령층에서 가장 높이 나타났다.

조사 참여자들은 심리사회적 지원의 필요성 요건 중 가족의 지지, 경제적 지원, 정부·지역사회의 정확한 정보전달 등을 가장 필요하다고 답변했다.

연구 책임자인 백종우 교수는 “우리 국민은 그 어느 나라보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어려움을 함께 인내하고 있지만 우울, 불안, 자살 생각 등 정신건강의 문제가 전 연령과 계층에서 심각한 상황”이라며 “특히 젊은층과 여성, 저소득층이 심각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에서도 작년 가을부터 자살률이 급증했는데 코로나19로 인한 양육부담의 증가와 비정규직, 실업 등이 원인으로 지목된 바 있다”고 말했다.

연구의 실무를 총괄하는 서울대 인류학과 박한선 박사는 “이번 연구는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 발주한 코로나19 정신건강·사회심리 평가의 1차 양적조사로 현재 2차 양적조사가 진행되고 있다”며 “코로나19로 고통을 겪은 확진자, 자가격리자, 자영업자, 노인, 장애인, 외국인, 임산부 등에 대한 질적 인터뷰도 분석 중”이라고 말했다.

박 박사는 “과학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국형 재난정신건강서비스 모델과 정책을 제안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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