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절제술부터 이식까지… 최적의 간암 치료법 찾아야

태현지 기자

입력 2021-02-24 03:00 수정 2021-02-2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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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대병원

박민수 경희대병원 간담도췌장외과 교수가 간암의 치료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경희대병원 제공

우리 몸에 있는 장기 중 가장 큰 기관은 어디일까? 바로 ‘간’이다. 평균 무게는 약 1.2∼1.5kg로 오른쪽 상복부에 있으며 해부학적으로 구조가 복잡하다. 간은 우리가 살아가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외부에서 유입된 유해물질, 신체에서 만들어지는 노폐물, 독소 등을 해독하고 음식을 통해 보충되는 영양소를 가공·저장하며 여러 가지 물질을 합성·분해한다. 몸속의 화학공장으로 불리는 이유다.

박민수 경희대병원 간담도췌장외과 교수는 “위험인자들로 인해 간이 본연의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면 다양한 질환이 발생하는데 그중 간암이 가장 대표적”이라며 “고유 세포의 암성 변이에 발생되는 원발성과 간 이외의 장기로부터 전이돼 발생하는 전이성으로 구분되는데 간암의 발생률은 다른 장기암에 비해 높지 않지만 사망률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은 암이 발생한 부위와 주변의 정상 간 조직을 일정 부분까지 제거하는 ‘간 절제술’이다. 종양의 위치와 크기에 따라 소요 시간이 다르며 절제의 범위도 달라진다. 간의 특성상 재생능력이 뛰어나 기저 간경화가 없다면 70∼75%까지 절제가 가능하다. 수술 형태는 방법에 따라 대표적인 개복수술과 정밀 치료로 손꼽히는 복강경 및 로봇 수술이 있다. 로봇을 이용하면 배에 1cm도 안 되는 작은 구멍을 통해 암이 있는 부위를 절제할 수 있으며 간의 혈관이나 담도 손상 등을 방지할 수 있다.

박 교수는 “수술 기술이 나날이 발전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생존율도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하지만 간경변증, 만성간염과 같은 기저질환을 동반해 간 기능이 크게 저하돼 있는 경우 합병증 위험이 높기 때문에 아쉽게도 간암환자의 약 20∼30%에서만 시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두 번째는 간이식이다. 간 기능 저하로 간 절제술을 하지 못하는 환자들뿐 아니라 조기 간암환자에게 가장 효과적이고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치료법이다. 최근 간암으로 간이식을 받은 환자의 5년 생존율은 80%에 육박하고 있으며 대부분 재발이 없는 우수한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간이식은 모든 간암 및 간암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이형 결절, 종양 재발의 근간이 되는 환자의 병든 간을 모두 제거할 수 있으며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한 간경변증 및 간세포암의 원인인 B형 간염도 치료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박 교수는 “간이식이 보편화되면서 간 기능이 나쁘지 않더라도 환자가 젊으면 재발 가능성, 삶의 질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조기에 생체 간이식을 시행하기도 한다”며 “하지만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공여자를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거나 경제적인 문제, 암의 진행도, 간 내 혈관 침습 여부, 전이 여부 등 고려할 사항이 많기 때문에 간이식에도 어려움이 따른다”고 설명했다.

간암의 치료 방법은 다양하다. 다시 말하면 어느 것도 확실하고 쉬운 방법이 없다는 뜻이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간암을 진단 받게 된다면 전문 의료진과 함께 간암의 개수와 크기, 위치, 간 기능 상태 등과 함께 경제적, 환경적인 요건까지 고려하여 본인에게 맞는 최선의 치료방법을 선택하는 것이다.

박 교수는 “최선의 치료방법을 선택해 시행했다면 재발률이 높은 간암의 특성을 고려해 영상 및 혈액 검사를 통한 정기적인 추적검사, 균형 잡힌 식사와 규칙적인 운동으로 회복 속도를 높이는 등 환자의 노력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태현지 기자 nadi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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