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랑새, 백두산 천지서 영감 얻었죠”

김민 기자

입력 2020-04-06 03:00 수정 2020-04-06 03:00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창간 100주년 기획]
동아백년 파랑새 디자인한 이딸라 디자인센터장 투이야 알토세탤래


투이야 알토세탤래는 2003년부터 이딸라를 비롯해 로얄코펜하겐, 웨지우드 등 브랜드를 보유한 기업 피스카스의 커뮤니케이션을 총괄했다. 2016년부터 이딸라&아라비아 디자인센터장을 맡고 있다. 이딸라 제공
1881년 핀란드 남부 작은 마을의 유리공장에서 시작한 유리 디자인 브랜드 ‘이딸라’는 간결한 디자인으로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다. 동아일보 창간 100주년을 맞아 이딸라는 ‘한국의 새: 동아백년 파랑새’를 제작했다. 동아백년 파랑새를 디자인한 ‘이딸라 & 아라비아 디자인센터’ 수장인 투이야 알토세탤래를 e메일로 만났다.

―‘파랑새’ 제작의 주안점은 무엇이었나.

“동아일보가 100주년을 기념해 미래를 향해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자 하는지 이해하는 데 가장 오랜 시간을 들였다. 동아일보에서 보내준 자료를 바탕으로 많은 기록을 검색했다.”

‘한국의 새: 동아백년 파랑새’. 동아일보DB
―기술적으로 특별한 부분이 있다면….

“파랑새의 몸체는 맑은 파랑이며 날개와 꼬리는 진한 파랑, 머리는 투명하게 만들었다. 이런 색채는 백두산 천지 사진에서 영감을 얻었다. 특히 투명하고 푸른 몸통과 파랗게 채색한 날개, 꼬리 부분이 조화를 이루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이딸라의 모든 제품이 수작업이다.

“이딸라 성공의 초석이 바로 재능 있는 장인(匠人)들이었다. 입으로 유리를 부는 글라스 블로어, 금형 제작자, 유리 덩어리와 색상을 혼합하는 사람 모두 장인이다. ‘알토 화병’ 하나를 불기 위해서 적어도 5년은 훈련해야 한다. 2년에 한 번씩 전 세계 장인들이 모여 가장 큰 유리 불기에 도전하는 대회도 연다.”


―디자이너와 장인의 어떻게 협업하나.

“나는 유리공예의 대가 오이바 토이카(1931∼2019)가 일하는 방식을 지켜보는 영광을 누릴 수 있었다. 그는 작은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것 같았다. 시끄러운 작업장 한가운데 의자에 앉아 장인 한두 명에게 아이디어를 설명했다. 서로 제작 과정을 잘 알기에 소통에 전혀 어려움이 없었다. 타피오 비르칼라, 티모 사르파네바 등 훌륭한 디자이너는 늘 장인들의 의견을 경청했다.”


―새 모양 ‘버드 바이 토이카’는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토이카가 이끈 ‘버드 바이 토이카’는 1962년부터 생산됐고 마니아층도 두껍다. 이딸라 버드 450마리를 소장한 독일인을 만난 적도 있다. 그의 집에 들어서자 버드 제품이 가득한 진풍경이 펼쳐졌다. 심지어 토이카를 만나러 핀란드까지 여행도 왔다고 한다. 수집가들의 헌신적인 모습에 깜짝 놀라곤 한다.”


―아날로그 방식을 유지하는 비결은….

“유리를 부는 방법이 수천 년 지난 지금도 여전히 같다는 것은 꽤 놀라운 일이다. 이딸라 유리공장의 전문가들은 최상의 결과를 얻기 위해 첨단기술을 함께 사용한다. 그러면서 유리 불기 기술을 유지하기 위해 최고의 교육을 제공하는 견습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최근 청년들 사이에서 수작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지원자가 많아졌다.”


―동아일보와 협업을 결정하게 된 까닭은….

“우리는 외부와 협업할 때 그들의 철학과 가치를 이해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 서로 시너지를 낼 수 있고 동일한 가치를 공유할 때만 협업을 시작한다. 이딸라와 동아일보는 모두 오랜 역사를 이어오면서 진보적 디자인과 예술을 추구해 비슷하다고 느꼈다. 협력을 통해 시대를 초월하는 디자인 가치를 공유하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