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3’ 면세점 모두 1분기 실적 악화… 호텔신라는 20년만에 첫 적자 예고

신희철 기자 , 김은지 기자

입력 2020-04-06 03:00 수정 2020-04-0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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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장기화’ 직격탄 맞아… “2분기는 더 위험한 시기될 듯”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롯데면세점, 신라면세점, 신세계면세점 등 주요 면세점의 1분기(1∼3월) 실적이 모두 적자로 전환할 것으로 전망된다. 호텔신라는 분기 보고서 제출이 의무화된 지 20년 만에 처음으로 분기 기준 영업적자를 낼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 면세업계에 따르면 롯데, 신라, 신세계 등 ‘빅3’ 면세업체 모두가 올 1분기 영업적자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끊긴 데다 각국의 한국발 입국 금지·제한 조치로 인해 국제선 여객 수가 90% 넘게 줄어든 탓이다. 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은 1분기 매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약 30% 줄어들면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가 있었던 2017년 2분기 이후 처음으로 분기 기준 적자 전환이 예상된다. 신세계면세점의 1분기 매출 또한 전년 대비 25%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호텔신라는 분기 보고서 제출이 의무화된 2000년 이후 처음 적자를 낼 것으로 보인다. 면세, 호텔 등 두 개 사업부문으로 이뤄진 호텔신라는 매년 실적을 경신해 왔지만 관광객이 끊기며 올해 최악의 성적표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투자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호텔신라의 1분기 영업적자를 287억 원으로 예상했다. 3월 출입국자가 크게 줄어든 탓이다.

면세업계에서는 2분기 실적이 1분기보다 더 악화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달 1일부터 2주간 모든 국내 입국자의 자가 격리가 시작되면서 그나마 이어지던 중국 보따리상(다이궁)의 발길마저 뚝 끊기는 것이 우려되는 부분이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다이궁이 국내로 오려면 국내에서 14일간 자가 격리를 하고 본토에서도 14일 해야 한다”며 “총 한 달간 영업을 못 하는 셈인데 누구도 들어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면세업계 관계자는 “1분기 실적에는 코로나19 사태가 확산하기 전인 1월 실적이 반영돼 있어 그나마 적자 폭이 작은 편”이라며 “이대로라면 2분기가 정말 위험한 시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희철 hcshin@donga.com·김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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