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가 증시 안전판…기관은 ‘갈팡질팡’

뉴시스

입력 2020-04-04 07:18 수정 2020-04-04 07:19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선물 지수에 맞춰 프로그램 매매 집중
"증시 하락시 폭 더 키우고 있어"



최근 국내증시를 개미가 받치고 있다면 기관은 미국 선물지수에 따라 매수와 매도를 반복하며 갈팡질팡하고 있다. 그간 해왔던 레버리지 투자로 부채가 높아지자 이를 줄이기 위해 프로그램 매매에 집중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달 중 14일 순매도했고, 10일을 순매수했다. 이는 개인과 외국인의 투자와는 다른 형태의 모습이다.

같은 기간 개인은 22일 순매수했고, 외국인은 23일 순매도했다. 즉, 개인투자자들은 상승 전망에 공격적인 투자를 하고 있고, 외국인들은 리스크오프의 움직임을 취하고 있다. 반면 기관은 이도 저도 아닌 모양새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기관은 최근 미국 선물지수에 따라 투자하는 성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실제로 미국 선물지수가 5% 가량 하락한 지난 1일 6200억원 순매도했고, 미 선물지수가 2.8% 상승한 2일에는 3600억원을 순매수했다. 3일에는 0.8%대의 하락이 나오자 830억원 규모의 순매도가 나왔다. 즉, 미 선물지수의 하락폭만큼 사거나 팔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증권사들이 부채를 줄이고 위해 미국 선물시장을 기반으로 하는 프로그램 매매에 나서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간 증권사들은 레버리지를 통한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해왔다. 레버리지는 마진콜을 동반한다는 점에서 증권사들에게 다양한 형태의 마진콜이 들어왔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글로벌 증시 급락으로 이에 대한 부채가 높아졌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A 자산운용사 대표는 “그동안 한국의 IB의 흐름은 레버리지가 기반이였다”면서 “기초자산이 폭락하면서 부채가 늘고 담보 부족이 생겼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가가 올라갈 때는 선물이 먼저 올라 차익기회가 나와서, 주가가 빠질 때는 백워데이션 되기 전에 프로그램 매매를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한달간 코스피에서 프로그램 매매가 순매수였던 적은 3거래일에 불과하다. 해당기간 프로그램 순매도액은 7조3774억원에 달한다. 4% 급락이 있었던 지난 1일에는 8243억원의 프로그램 순매도가 있었다.

문제는 이같은 프로그램 매매가 변동성을 키운다는 측면이다. 프로그램 매매는 수십, 수백 개의 종목을 동시 사고팔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이에 대해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내증시를 보면 프로그램 매매로 하락할 때는 더 크게 하락하는 모습이 나오고 있다”면서 “코로나19에 대한 불확실성이 남은 상황에서 프로그램 매매, 알고리즘 트레이딩으로 변동성이 더 커지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