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규제에도 버티던 서울 집값 ‘코로나’에 무너졌다

뉴스1

입력 2020-04-03 10:00 수정 2020-04-0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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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정부의 공식 통계에서도 서울 집값이 하락했다. 지난해 7월 이후 39주 만이다. 그동안 정부의 강력한 규제에도 버티던 서울 집값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무너지는 모습이다.

3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0.02% 떨어졌다. 지난해 7월 첫째 주 이후 줄곧 상승하다 39주 만에 하락 전환했다.

서울 아파트값 하락세는 민간 통계에서 먼저 나타났다. 지난달 27일 부동산114는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0.01% 하락했다고 밝혔다. 부동산114 통계에서도 6월 첫째 주 이후 약 10개월 만에 처음 하락한 것이다.

집값 양대 통계가 모두 하락 전환하면서 서울 부동산 시장이 하락 국면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 주요 지역 대부분이 하락세에 들어섰다.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으로 불리는 일부 지역만 상승세를 기록했고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를 비롯해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등 알짜 지역은 모두 집값이 내려갔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의 약발이 이제는 다 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서울 주요 지역 대부분 하락세를 보이며 (하락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어지는 정부 규제에 코로나19가 하락세 진입의 ‘트리거’(방아쇠)가 됐다고 분석했다.

국토교통부는 서울 집값을 잡기 위해 지난해 12·16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9억원이 넘는 아파트에 대해 대출 규제를 강화하고 특히 15억원 초과 아파트의 경우 주택담보대출을 전면 금지했다. 여기에 자금 출처 증빙 강화, 보유세 부담 증가 등까지 압박을 가했으나 서울 집값은 주춤했을 뿐 상승세는 여전했다.

분위기는 3월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하면서 달라졌다. 버티던 서울 집값은 지난달 16일 상승세를 멈췄고, 향후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까지 더해지면서 매수 심리는 더욱 악화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상황에서 자산상품의 하나인 부동산도 일정 부분 매수자의 관망과 심리적 위축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세가 3개월에서 6개월 이상 진행되면, 주택가격도 주가와 시차를 두고 동조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부동산 업계는 2분기 서울 아파트값 하락세가 본격화할 수 있다고 했다. 보유세 부담을 이기지 못한 다주택자가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내놓으면서 시장의 하방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것. 통상 공시가격 인상에 따른 보유세 부담은 집값 상승기보다 하락기에 더 영향을 끼친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강남3구에서 시작한 서울 아파트 거래절벽이 전역으로 확대하는 모습”이라면서 “2분기 보유세와 양도세 부담으로 다주택자의 급매물이 늘어날 경우 가격 조정 국면이 더 빨라질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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