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구미사업장 사흘간 ‘셧다운’

서동일 기자 , 세종=송충현 기자 , 김도형 기자

입력 2020-02-24 03:00 수정 2020-02-24 0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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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 비상]
현대제철 포항공장도 확진자 나와… 산업단지 밀집 영남권 확산에 비상
올 성장률 전망 1%대로 속속 낮춰


국내 한 바이오 관련 스타트업 대표 A 씨는 3월 초 예정된 이스라엘 출장 일정을 23일 취소했다. 이스라엘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우려로 한국인 입국 금지 조치를 결정했다는 소식을 접했기 때문이다. A 씨는 “글로벌 벤처캐피털의 지원을 받아 이스라엘 현지에서 투자 심사를 받기로 했지만 관련 일정이 무기한 연기됐다”며 “함께 투자 논의가 이뤄지던 국내 스타트업 4곳 역시 관련 일정이 모두 취소됐다”고 말했다.

코로나19가 한국 경제 전반에 짙은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국내 기업 안팎에서는 외국 기업과의 비즈니스 미팅 ‘줄취소’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주말 사이 경북 구미, 대구 등 대규모 산업단지가 밀집해 있는 영남 지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격히 늘면서 국내 기업 사이에서는 ‘셧다운(일시 업무 중지) 공포’까지 번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22일 오전 구미사업장 직원이 확진 판정을 받자 사업장 전체를 셧다운한 상태다. 삼성전자는 구미에서 신제품 ‘갤럭시 Z 플립’ 등을 포함해 국내에 판매되는 스마트폰 대부분을 생산한다. 삼성전자는 정밀 방역작업을 벌일 동안 생산라인을 24일 오전, 확진자가 근무했던 층을 25일까지 폐쇄 조치하기로 했다. 또 23일 현대제철 포항공장에서도 사무직 직원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아 건물 일부를 닷새간 폐쇄하기로 했다. 다행히 생산라인 폐쇄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또 국내 5대 그룹 중 한 곳은 23일 비상연락망을 통해 24일부터 사무실 내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사무공간의 외부인 출입 금지 및 사업장 간 출장 금지 조치를 공지했다. 재계 관계자는 “임직원 외부 약속을 최소화시키고, 지역 간 이동 셔틀버스 운영도 중지하는 등 기업마다 대문을 걸어 잠그기 바쁜 상황”이라고 말했다.

수출과 소비, 생산 차질이 장기화할 것이란 관측이 퍼지면서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1%대로 속속 낮추는 해외 경제연구기관, 투자은행도 늘고 있다. ING그룹은 올해 한국의 성장률이 1.7%에 머물 것으로 관측했다. 지난해 12월 내놓은 전망치(2.2%)에서 0.5%포인트 낮춰 잡았다. 영국 옥스퍼드대 산하 연구기관인 옥스퍼드 이코노믹스 역시 한국 성장률을 2.2%에서 1.8%로 조정했다. 노무라증권도 한국의 올해 성장률이 1.8%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서동일 dong@donga.com / 세종=송충현 / 김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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