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혹’ 맞은 롯데백화점 “싹 다바꿔”…혁신 3대 키워드 ‘체험·고급화·소통’

뉴스1

입력 2019-11-11 15:06 수정 2019-11-11 15:07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불혹(40살)’을 맞은 롯데백화점이 대대적인 변신을 예고하고 나섰다. 백화점의 얼굴 격인 1층을 체험공간으로 꾸미고, 1점포 1명소 공간을 만들기로 했다. 고객들을 불러 모으기 위한 특단의 조치다. 여기에 백화점 매장을 프리미엄화하고, 온라인도 고가제품 판매로 차별화에 나선다.

이를 통해 신세계와 현대백화점 등 기존 오프라인 유통업체와 경쟁은 물론 쿠팡을 비롯한 이커머스 업계의 공세에도 주도권을 지켜나간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여기가 백화점?”…즐길거리가 가득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매장을 물건만 파는 곳이 아닌 ‘고객이 체험하는 곳’으로 설정했다는 점이다. 물건만 팔아서는 온라인에 빼앗긴 고객을 다시 찾아올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온라인이 할 수 없는 오프라인만의 콘텐츠를 제공해야만 고객을 불러 모을 수 있고 이는 매출 증가로 이어진다는 경험 덕분이다.

실제로 김포공항점에서는 아시아 최초로 ‘쥬라기 월드 특별전’을 진행 중이다. ‘쥬라기 월드 특별전’에는 지난 4개월 간 20만명이 넘는 고객이 다녀갔으며, 신규 고객도 대거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고객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말 기준 김포공항점의 신규 고객 유입률이 67.7%로, 다른 점포에 비해 25%포인트(p)이상 높았다.

아울러 중소형 점포를 중심으로 백화점의 얼굴 격인 1층에 테마형 전문관을 도입하기로 했다. 화장품이나 명품 매장이 차지하던 백화점 1층에 문화나 식음료(F&B) 등 다양한 경험요소가 가미된 복합적인 공간으로 꾸민다.

여기에 ‘1점포 1명소’ 공간도 선보인다. 본점 에비뉴엘만 하더라도 9층 야외 테라스를 오픈형 집객 공간으로 활용해 힐링, 여가 등 고객의 체류 시간을 늘릴 수 있는 공간으로 기획한다.

강희태 롯데백화점 대표도 앞서 올 하반기 VCM(Value Creation Meeting, 옛 사장단 회의) 때 “체험형 마케팅을 앞으로 확대해 나가겠다”며 “오프라인은 그게 살길”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매장 싹 바꾼다…“점포 리뉴얼 착수”

프리미엄 매장도 확대한다. 소비 트렌드의 양극화가 더욱 더 심화하고 있어서다.

실제 롯데백화점 명품 매출 증가율은 2017년 5.5%에서 지난해 18.5%까지 상승했고, 올해 9월 기준으로는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했다.

이 같은 추세를 반영해 프리미엄 매장 도입에 나선다. 서울 소공동 본점이 먼저 포문을 열었다.

지난해 말부터 대대적인 리뉴얼 작업에 착수했다. 리빙관을 시작으로 오는 2022년까지 순차적으로 프리미엄 점포로 꾸밀 예정이다. 특히 ‘백화점 1층 = 화장품 매장’이라는 공식을 깨고 명품 매장으로 변신한다.

아울러 2층과 5층도 각각 여성용 명품 매장과 남성용 명품 매장으로 꾸며질 예정이다. 프리미엄 개편 작업은 본점에 이어 잠실점, 부산본점 등 전국 주요 점포로 확대할 방침이다.

창립 40주년을 기념해 이달 15일 강남점에 오픈하는 ‘더콘란샵 코리아’는 롯데백화점 프리미엄 전략의 하나다. 또 2021년 오픈 예정인 동탄점 역시 프리미엄 백화점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명품 매장을 찾는 VIP 고객이 늘어나고 있다”며 “명품 브랜드를 유치하면서 매출 성장은 물론 낙수 효과까지 누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밀레니얼 세대 공략…“조직 체계도 변화”

롯데백화점은 소비 트렌드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조직 문화와 체계도 바꾸기로 했다. 핵심은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채널 확대이다.

지난 3월부터 시행한 ‘밀레니얼 트렌드 테이블’(MTT) 제도가 대표적이다. 밀레니얼 세대의 주력인 만 24~39세 사이의 직원을 연구원으로 선발, 3개월간 경영진에게 젊은 문화를 전수한다.

젊은 후배 사원들이 선배 사원들에게 최신 이슈와 트렌드 등 ‘젊은 문화’를 알리는 멘토로 나선 것. 이를 통해 미래의 핵심 고객층인 밀레니얼 세대가 선호하는 상품과 공간을 직접 경험하고, 현업에 적용해 미래를 준비하겠다는 복안이다.

또 기존 팀 단위 조직을 프로젝트 별 조직으로 바꿔 핵심 인력 관리, 개인 포상 확대 등도 늘리기로 했다.

책임 경영도 확대한다. 올해 ‘지역장 제도’를 도입해 수도권 1~3, 영남, 호남충정 등 5개 지역으로 영업조직을 재편했다. 지역장에게 매장 개편·예산·마케팅·인사 등 주요 권한을 위임하고, 각 지역에 맞는 콘텐츠 개발에 집중하도록 했다. 앞으로는 책임 경영 단위를 점포까지 확대해 브랜드 입/퇴점·예산·인력 운영 권한 등을 부여할 계획이다.

◇“최저가 No!”…치킨게임 대신 ‘프리미엄’

롯데백화점은 일명 ‘최저가 전쟁’으로 혈투 중인 온라인 시장에 뛰어들기보다는 정반대 전략으로 나서기로 했다. 프리미엄몰로 차별화에 나섰다.

지난 9월 연 롯데 프리미엄몰에서는 해외 브랜드와 컨템포러리 의류 등 고가 상품군을 온라인몰에 모아 매장을 방문하지 않아도 상품을 살 수 있다.

백화점 만의 상품 신뢰성과 운영 노하우를 기반으로 피팅 예약, 프리 오더, 배송 등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스타일 큐레이션 e매거진인 ‘디스커버S’도 선보이고 있다. 최신 패션 트렌드와 이슈 브랜드 상품, 이벤트 행사 등 고객들이 관심 있는 소식을 전달한다.

롯데e커머스는 내년 상반기에 통합 앱인 ‘롯데ON’을 선보인다. ‘롯데ON’ 앱에서는 새로운 차원의 O4O 쇼핑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다.

인공지능(AI) 기반의 분석시스템을 활용해 고객 맞춤형 상품을 제안한다. 판매자와 구매자를 연결해주는 전통적인 유통업 형태에서 벗어나, 고객의 ‘라이프스타일 큐레이터’로 거듭난다는 의미다.

강희태 롯데백화점 대표는 “백화점은 1979년 창립 이후 지금껏 한결 같이 ‘모든 생각과 판단의 기준은 고객’이라는 것을 마음 속에 담고 있다”며 “지난 40년간의 경험과 노하우를 기반으로 장차 100년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