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네가게의 몰락…편의점 1천6백개↑vs 슈퍼 1천개↓

뉴시스

입력 2019-11-05 11:43:00 수정 2019-11-05 11:4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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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쇼핑·프랜차이즈 등 경쟁심화
지역경제 살리는 생활 상권 활성화도



동네슈퍼 앞 평상에서 안부를 서로 묻고, 문방구 앞에 놓여있는 오락기에서 친구와 놀던 추억 등 동네마다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해온 그 많던 동네가게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최근 프랜차이즈 업체와 온라인 쇼핑 증가, 새벽배송 등이 인기를 끌면서 서울 동네가게들이 사라지고 있다. 편의점 1600여개가 증가하는 동안 동네슈퍼는 1169개가 감소했다.

서울시는 이 같은 절박한 상황에 처한 동네가게를 살리기 위해 ‘선순환 지역경제를 위한 생활상권 계획’을 마련했다.


◇악화되는 생활상권…사라지는 단골상점·단골손님

5일 서울시에 따르면 생활상권이란 6차로 이하 도로변, 이면도로, 골목상권, 전통시장 등에 분포한 상점가다. 이 상권은 도보로 이동해 생활필수품을 구매하는 동네가게들로 구성됐다. 서울 생활상권에는 음식점·카페·슈퍼·빵집 등 주민생활에 밀접한 동네가게 47만개가 있다.

그러나 최근 생활상권 영업환경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프랜차이즈 점포가 늘어나고 온라인 쇼핑이 확대되면서다. 생활상권에 있는 동네가게 평균 월매출도 1700만원이다. 서울 전체 상점당 평균 월매출인 2000만원보다 300만원이 적다.

여기에 대기업·프랜차이즈·온라인 등을 통한 소비가 확대되면서 생활상권이 점차 열악해지고 있다. 지난해 서울시민 소비동향 조사에 따르면 대기업·프랜차이즈·온라인을 통한 구매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서울시민은 대형마트·SSM·프랜차이즈·편의점에서 생활필수품의 48%를 구매하고 있다. 이어 온라인쇼핑이 23%, 백화점 등 기타가 19%다.

동네에서 주로 구매하던 화장지, 세제 등 생필품과 문구, 철물, 주방용품 등 잡화의 구매처가 대형마트와 온라인 등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식품의 경우 생활상권 구매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지만 가정간편식 급증으로 이마저도 뺏길 가능성이 있다. 식품 구매 시 동네가게를 이용한다는 응답이 25%(대형마트·SSM·온라인 70%)에 불과했다. 가정간편식 시장의 성장세도 높다. 가정간편식 시장규모는 2012년 9500억원에서 지난해 4조원으로 급성장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동네가게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편의점이 1647개 증가하는 동안 동네슈퍼는 1169개 감소(최근 4년간)했다는 조사결과도 있었다고 시는 설명했다.

주민과 상인간 관계가 약화되는 점 역시 생활상권 부진으로 이어지고 있다. 시가 실시한 지난해 지역상권 시민생활상 조사에 따르면 인사하며 지내는 이웃이 5명 이하라는 응답이 59%였다. 또 단골상점이 3개 이하라는 응답이 81%에 달했다. 시는 짧은 거주기간, 주거환경 변화, 자동차 이용증가로 인한 이웃간 마주침 축소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동네가게 살리기 나선 서울시…공공구매 시장 진입 기회 제공 등

이에 시는 ‘선순환 지역경제를 위한 생활상권 계획’을 마련했다.

우선 시는 영세 소상공인에게 서울시 공공구매 시장 진입 기회를 제공한다. 서울 공공구매 시장 전체 규모 6조5000억원 중 소상공인에게 4500억원이 할당돼 있는데 그간 상위 20%업체가 55~80%를 차지해왔다. 앞으로는 시가 50개 안팎 전략품목을 선정해 지역 소상공인에게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지역문제 해결을 위한 ‘함께가게’도 만들어진다.

동네가게와 지역단체, 사회적경제 기업이 협업해 동네가게를 지역문제 해결 공간인 함께가게로 탈바꿈시킨다. 함께가게에서는 돌봄·건강·교육·문화여가 등 주민 체감도가 높은 생활의제를 다룬다.

송파구 새마을시장과 잠실종합복지관이 만든 ‘모두의 곳간’, 마포구 망원시장과 푸드포체인지가 만든 ‘우리동네 어린이식당’과 유사한 함께가게가 서울 곳곳에 들어선다.

동네 빈 점포를 활용한 ‘커뮤니티 스토어’가 조성된다.

시는 주민, 상인, 사회적경제기업 등을 대상으로 빈 점포를 운영할 커뮤니티 스토어 운영주체를 선정한다. 빈 점포들은 카페형 생활소품 공방, 부모와 친구들이 책을 읽어주는 도서관, 어린이식당 협동조합 등으로 활용된다.

우리농산물로 상인이 직접 만드는 가게인 ‘손수가게’도 곳곳에 들어선다.

손수가게 특징은 ▲주재료를 우리 농산물로 사용하고, 생산자 정보를 공개 ▲화학조미료를 사용하지 않고, 천연의 재료로만 조리 ▲손으로 만드는 과정을 공개하고 소비자가 쉽게 확인 가능 등이다.

시는 아울러 상인 교육을 위한 ‘혁신상인 스쿨’을 운영한다. 혁신상인 스쿨은 시간·장소 제약 없는 마케팅 온라인 스쿨, 상인 스스로 기획·실행하는 마케팅 스터디 그룹으로 구성된다.

생활상권 온라인 커뮤니티인 ‘우리동네 사람들’이 개설된다.

시는 상품이 아닌 사람(상인·주민) 중심의 온라인 커뮤니티를 만들고 지역 청년 기자들이 운영하는 ‘주민·상인 소식지’를 운영한다. 우리동네 사람들은 주제별 커뮤니티인 맘카페와 달리 지역 생활정보·학교소식, 주민 소식, 상인의 얼굴·이름·미담 등을 다룬다.

시 관계자는 “프랜차이즈 점포, 온라인 구매 증가 등으로 생활상권의 영업환경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며 “생활상권 계획 등을 통해 지역경제도 활성화시키고 소상공인 지원에도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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