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건설사 수주액 2년새 40조 줄어… 폐업도 19년만에 최대
이축복 기자
입력 2025-02-11 03:00 수정 2025-02-11 05:29
경기침체로 민간 공사 줄어든 탓
지방발 부도위기 중견사로 번져
올해 일감 더 줄 가능성에 위기 고조
목표 낮추고 저가수주도 마다 안해
지난해 국내에서 건설사가 수주한 금액이 2년 전보다 40조 원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민간이 발주한 공사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국내 시공능력평가 1위인 삼성물산 건설부문 연간 매출액(18조6550억 원)의 2배가 넘는 일감이 사라진 것이다. 경기 침체가 올해도 이어지면서 건설업 위기가 업계 전반으로 번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10일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2024년 국내 건설 공사 수주액은 209조8192억 원으로 2년 전인 2022년(248조3552억 원)보다 15.5% 감소했다. 2023년(206조7403억 원)과 비교하면 1.5% 늘었다. 같은 기간 생산자 물가지수가 1.7% 오른 것을 고려하면 실질적인 수주액은 줄어든 셈이다.
전체 수주액의 약 60%를 차지하는 민간 부문 수주액이 크게 줄었다. 2022년 190조5867억 원이던 민간 부문 수주액은 지난해 143조1425억 원으로 24.9%나 줄었다. 재건축, 재개발 등에 해당하는 건축 분야로 좁히면 감소 폭은 30.7%에 이른다. 반면 공공 부문 수주액은 2022년 57조7686억 원에서 지난해 66조6767억 원으로 15.4% 늘었다.
일감이 줄면서 문을 닫는 건설사도 늘었다. 지난해 폐업한 종합건설업체는 641곳으로, 2005년 통계 집계 이후 19년 만에 가장 많았다. 폐업한 업체가 신규 진입한 업체를 크게 웃돌면서 지난해 종합건설업 등록 업체는 1만9122곳으로 전년 1만9516곳 대비 394곳(2.0%) 줄었다.
지방 중소 건설사에서 시작된 부도 위기는 중견 건설사로까지 번진 상태다. 지난해 경남 지역 건설사인 대저건설(시공능력평가 103위)과 부산 지역 신태양건설(105위) 등이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서울 랜드마크인 63빌딩을 시공한 신동아건설(58위)도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다.
문제는 부동산 경기 침체로 올해 일감은 더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대형 건설사들조차 올해 매출 목표를 지난해보다 낮춰 잡았을 정도다. 수주전도 격화되고 있다.
최근 경기 성남시 재건축 단지 ‘은행주공’ 시공권을 두고 포스코이앤씨와 두산건설이 맞붙었다. 각각 공사비를 3.3㎡당 698만 원, 635만 원으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해 서울 재건축 3.3㎡당 공사비 평균(844만)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다. 일감 확보를 위해 저가 수주도 마다하지 않는 것.
건설업계에선 이번 위기를 계기로 건설사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분양 경기에만 기대는 건설사는 지금과 같은 경기 악화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며 “꾸준한 수입 흐름을 갖추도록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고 했다.
대내외 환경 변화에 맞춰 공사비를 현실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전영준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미래산업정책연구실장은 “최근 공공 공사에서 공사비와 물가 인상분을 인정해주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민간에서도 공사비 현실화가 이뤄져야 건설사의 숨통이 트일 수 있다”고 했다.
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
지방발 부도위기 중견사로 번져
올해 일감 더 줄 가능성에 위기 고조
목표 낮추고 저가수주도 마다 안해


전체 수주액의 약 60%를 차지하는 민간 부문 수주액이 크게 줄었다. 2022년 190조5867억 원이던 민간 부문 수주액은 지난해 143조1425억 원으로 24.9%나 줄었다. 재건축, 재개발 등에 해당하는 건축 분야로 좁히면 감소 폭은 30.7%에 이른다. 반면 공공 부문 수주액은 2022년 57조7686억 원에서 지난해 66조6767억 원으로 15.4% 늘었다.
일감이 줄면서 문을 닫는 건설사도 늘었다. 지난해 폐업한 종합건설업체는 641곳으로, 2005년 통계 집계 이후 19년 만에 가장 많았다. 폐업한 업체가 신규 진입한 업체를 크게 웃돌면서 지난해 종합건설업 등록 업체는 1만9122곳으로 전년 1만9516곳 대비 394곳(2.0%) 줄었다.

문제는 부동산 경기 침체로 올해 일감은 더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대형 건설사들조차 올해 매출 목표를 지난해보다 낮춰 잡았을 정도다. 수주전도 격화되고 있다.
최근 경기 성남시 재건축 단지 ‘은행주공’ 시공권을 두고 포스코이앤씨와 두산건설이 맞붙었다. 각각 공사비를 3.3㎡당 698만 원, 635만 원으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해 서울 재건축 3.3㎡당 공사비 평균(844만)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다. 일감 확보를 위해 저가 수주도 마다하지 않는 것.
건설업계에선 이번 위기를 계기로 건설사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분양 경기에만 기대는 건설사는 지금과 같은 경기 악화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며 “꾸준한 수입 흐름을 갖추도록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고 했다.
대내외 환경 변화에 맞춰 공사비를 현실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전영준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미래산업정책연구실장은 “최근 공공 공사에서 공사비와 물가 인상분을 인정해주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민간에서도 공사비 현실화가 이뤄져야 건설사의 숨통이 트일 수 있다”고 했다.
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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