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 장사’ 4대 금융지주 작년 순익 16조 사상최대

신무경 기자

입력 2025-02-10 03:00 수정 2025-02-1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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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가계부채 옥죄기 등 역효과… 고금리속 예대마진 오히려 확대
4곳 이자 수익만 41조8760억… KB금융 순익 5조원 돌파 최대
“올해는 환율 등 불확실성 커져”


고금리 기조 속에 지난해 주요 금융지주사들이 순이익으로 16조 원 넘게 벌어가면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금융 당국의 성급한 시장 개입 등이 은행권의 대출 금리만 높여놔 예대금리차가 확대되는 등 고실적을 부추겼다는 평가도 나온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금융)의 합산 순이익은 16조4205억 원 규모로 전년(14조8908억 원) 대비 10.3%(1조5297억 원) 급증했다. 종전 최대치인 2022년(15조4904억 원)보다도 9301억 원(6%)가량 늘어난 숫자다.

개별사로 보면 KB금융은 지난해 5조782억 원의 순이익을 내면서 이른바 ‘5조 원’ 클럽에 입성했다. 사상 최고 실적이다. 하나금융지주도 전년 대비 9.3% 증가한 3조7388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 실적을 경신했다. 우리금융지주는 실적 개선으로 역대 두 번째 순이익(3조860억 원)을 올렸고, 신한지주는 역대 최대 실적이었던 2022년(4조6423억 원)에 조금 못 미치는 4조5175억 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4대 금융의 고실적은 ‘이자 수익’에 방점이 찍혀 있다. 4대 금융의 지난해 이자 이익은 41조8760억 원으로 전년(40조6212억 원)보다 3.1% 증가했다. 금융지주별로는 KB금융(12조8267억 원)이 5.3%, 신한지주(11조423억 원)는 5.4%, 우리금융(8조8860억 원)은 1.6% 늘었다.

이 같은 호실적은 고금리와 가계부채 증가세 등이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가 지난해 9월(5.5→5%), 한국은 10월(3.5→3.25%) 시작됐다. 하지만 2분기(4∼6월)부터 은행들이 가계부채 증가에 속도를 올리면서 대출 자산을 불렸고, 하반기(7∼12월) 당국의 은행권에 대한 주담대 금리 인상 요구 등을 중심으로 한 가계부채 옥죄기가 시작되면서 대출 금리가 오히려 올라가는 현상이 벌어져 오히려 수익성을 개선하는 상황이 초래된 것이다.

실제로 KB국민은행의 원화 대출은 지난해 말 364조 원으로 전년(342조 원) 대비 6.4% 증가했다. 신한은행(320조2233억 원), 하나은행(302조1890억 원), 우리은행(302조1000억 원)도 원화대출금이 같은 기간 10.3%, 4.0%, 6.3%씩 늘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4대 은행의 예대금리차는 지난해 8월 평균 0.94%포인트에서 지난해 12월 평균 1.46%포인트로 확대됐다.

아울러 정부 가계부채 정책이 은행을 집중 표적으로 삼으면서 타 금융권으로 ‘풍선효과’ 쏠림 현상이 벌어졌는데, 보험사, 카드사, 저축은행 등 2금융권 포트폴리오를 확보한 4대 지주 입장에서는 낙수 효과를 그대로 가져오게 됐다. 다만 올해에는 금리 인하, 환율 급등, 연체율 증가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정욱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예상 폭이 작아지고 있고, 한은도 올해 인하 폭이 제한적일 수 있는 만큼 올해 은행 순이자마진(NIM) 하락 폭이 기존 가정보다 작아질 공산이 커졌다”고 말했다.



신무경 기자 y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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