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리더십 다면 평가, 효과 높이는 ‘4R 프로세스’란?
한숙기 한스코칭 대표 , 정리=장재웅 기자
입력 2025-02-10 03:00 수정 2025-02-10 03:00
상처만 남는 리더십 다면평가?
자기 인식 함정 넘어야 진정한 성장
디브리핑 과정이 성패 가르는 열쇠

최근 리더십 다면평가를 도입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그 효용성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리더에 대한 불만을 점수로 표현하는 보복성 평가나, 반대로 악성 상사의 보복이 두려워 점수를 ‘상납’하는 미성숙한 평가 관행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리더 개개인이 상처를 입거나 리더의 권위가 약화되는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리더십 다면평가의 부작용을 줄이고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DBR(동아비즈니스리뷰) 408호(2025년 1월 1호)에 실린 ‘다면진단을 통한 코칭의 필요성’ 기사를 통해 해법을 살펴본다.
● 감정 타당화로 시작해야
다면 진단은 리더에 대한 다각적인 정보를 수집하고 피드백을 제공하는 과정이다. 하지만 첫 결과를 접한 리더는 충격과 불쾌감을 느끼기 쉽다. 맨프레드 케츠 드 브리스 프랑스 인시아드대 교수는 “임원의 70%는 자신의 성과가 상위 25%라고 생각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지위가 올라갈수록 직접적 피드백을 받기 어려워지기 때문에 리더 입장에서 다면 진단은 피드백을 받을 거의 유일한 기회다. 하지만 리더십 다면진단 결과를 처음 받아본 리더는 우선 충격, 불쾌감, 노여움, 억울, 섭섭함 등 많은 감정을 느끼게 될 가능성이 높다. 케츠 드 브리스 교수에 따르면 다면진단 결과를 받으면 리더들은 이분법적 사고(“내가 형편없는 리더라는 건가”), 평가 자체에 대한 부정(“내 상황도 모르면서…”), 평가 시기 탓(“타이밍이 안 좋았어”), 평가자의 성의 부족(“대충 응답한 거야”), 특정 평가자 탓(“악의적인 점수 때문이야”) 등의 방어 기제를 보인다.
따라서 다면진단 결과를 받아들이려면 먼저 리더들이 감정을 표출하고 공유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는 과정이 필요하다. 심리적 안정감을 조성하고 감정을 표현하는 도구를 활용하면 불필요한 인지적 왜곡을 줄일 수 있다. 다면평가는 단순히 리더의 단점을 지적하는 것이 아니라 내면을 돌아보고 성장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 ‘나는 나를 잘 안다’는 착각
사람들은 자신이 타인을 더 잘 안다고 믿는 경향이 있다. 에밀리 프로닌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다수의 사람이 “나는 타인을 잘 이해하지만, 타인은 나를 잘 모른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사이민 바지르 호주 멜버른대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자존감이나 신경증적 특성과 같은 내면적 요소는 자기 자신이 가장 정확하게 인식하지만, 창의력이나 지능 같은 특성은 타인의 평가가 더 정확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더십, 커뮤니케이션, 외향성 같은 외부적 요소에 대한 평가 정확도는 자기 자신과 타인이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이 연구 결과는 리더십 다면평가에서 자기 인식과 타인의 피드백을 균형 있게 수용해야 함을 시사한다. 자신의 주관적 평가에만 의존하면 중요한 성찰 기회를 놓칠 수 있다.
● 효과적인 디브리핑 프로세스
다면평가는 평가 이후 디브리핑 과정이 더 중요하다. 디브리핑을 통해 다면평가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4R 프로세스’를 기억해야 한다. Reading(결과 리포트 읽기)-Recognition(가려내기)-Reflection(성찰하기)-Renovation(변화행동 도출하기)이 그것이다. 먼저 결과 리포트를 읽어보는 것으로 디브리핑을 시작할 수 있다. 일목요연하게 잘 정리된 리포트에는 역량 대항목, 소항목, 평가자별 점수, 평가자군 비교, 조직 평균과의 비교, 연도별 비교 등 많은 숫자가 나열돼 있다. 리포트를 읽을 때는 주관식 의견을 먼저 읽고, 그다음 역량 전체적 점수분포를 보고 역량군별로 비교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역량 3가지와 낮은 점수를 받은 역량 3가지를 정리한다. 이후 회사의 평균과 자신의 점수를 비교하고 표준편차를 살펴보고 평가 주체별로 비교하거나 지난해와 올해를 비교하면서 꼼꼼히 살펴보는 것이 좋다. 특히 다면평가 결과를 너무 리더 개인에 대한 피드백으로만 이해하지 말고 다양한 수치 간의 균형과 조합 등 큰 그림으로 이해하도록 한다.
다음 단계는 가려내기 단계다. 결과지를 읽으면서 제일 눈여겨봐야 할 것은 본인 평가와 타인 평가의 차이다. 이 차이를 SWOT 모델과 연동하면 자타 모두 높은 영역은 공인된 강점 영역(Strength)이고 모두 낮은 영역은 미지의 개발 영역(Weakness)이다. 본인이 타인보다 높게 준 영역은 맹점 영역(Threat), 본인이 타인보다 낮게 준 영역은 미지의 강점(Opportunity) 영역으로 볼 수 있다. 4개란에 각 역량을 매칭해보면 개발의 방향성을 잡는 데 도움이 된다.
● 다면진단은 ‘인식의 문제’
이후 단계는 성찰하기다. 자기평가와 타인 평가의 차이로부터 인사이트를 얻기 위해 성찰하기가 중요하다. 리더는 자신의 행동에 대해 배경, 의도, 취지 등 많은 맥락 정보를 갖고 있지만 구성원은 리더의 행동을 통한 최종 표현 방식만 보게 된다. 억울해도 할 수 없다. 다면진단 자체가 ‘사실의 문제’라기보다 ‘인식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리더에게 필요한 것은 인간의 비합리성이라는 주어진 조건하에서 내 행동을 결정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내 행동이 낳은 의도되지 않은 영향, 미처 헤아리지 못한 상대의 좋은 의도까지 보는 것이 리더십 개발이다.
마지막 단계는 변화행동 도출이다. 이 단계에서 리더는 자기방어에서 벗어나 변화를 위한 구체적 행동을 수립하게 된다. 새롭게 알게 된 점, 받아들이게 된 점, 새로운 의미가 생긴 점, 더 인내하게 된 점 등을 바탕으로 리더가 변화를 위한 구체적 행동 계획을 수립해 성장과 발전의 기회로 삼게 하는 것이 이 제도의 궁극적 목적이다.
한숙기 한스코칭 대표 star@hanscoaching.com
정리=장재웅 기자 jwoong04@donga.com
자기 인식 함정 넘어야 진정한 성장
디브리핑 과정이 성패 가르는 열쇠

최근 리더십 다면평가를 도입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그 효용성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리더에 대한 불만을 점수로 표현하는 보복성 평가나, 반대로 악성 상사의 보복이 두려워 점수를 ‘상납’하는 미성숙한 평가 관행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리더 개개인이 상처를 입거나 리더의 권위가 약화되는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리더십 다면평가의 부작용을 줄이고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DBR(동아비즈니스리뷰) 408호(2025년 1월 1호)에 실린 ‘다면진단을 통한 코칭의 필요성’ 기사를 통해 해법을 살펴본다.
● 감정 타당화로 시작해야
다면 진단은 리더에 대한 다각적인 정보를 수집하고 피드백을 제공하는 과정이다. 하지만 첫 결과를 접한 리더는 충격과 불쾌감을 느끼기 쉽다. 맨프레드 케츠 드 브리스 프랑스 인시아드대 교수는 “임원의 70%는 자신의 성과가 상위 25%라고 생각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지위가 올라갈수록 직접적 피드백을 받기 어려워지기 때문에 리더 입장에서 다면 진단은 피드백을 받을 거의 유일한 기회다. 하지만 리더십 다면진단 결과를 처음 받아본 리더는 우선 충격, 불쾌감, 노여움, 억울, 섭섭함 등 많은 감정을 느끼게 될 가능성이 높다. 케츠 드 브리스 교수에 따르면 다면진단 결과를 받으면 리더들은 이분법적 사고(“내가 형편없는 리더라는 건가”), 평가 자체에 대한 부정(“내 상황도 모르면서…”), 평가 시기 탓(“타이밍이 안 좋았어”), 평가자의 성의 부족(“대충 응답한 거야”), 특정 평가자 탓(“악의적인 점수 때문이야”) 등의 방어 기제를 보인다.
따라서 다면진단 결과를 받아들이려면 먼저 리더들이 감정을 표출하고 공유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는 과정이 필요하다. 심리적 안정감을 조성하고 감정을 표현하는 도구를 활용하면 불필요한 인지적 왜곡을 줄일 수 있다. 다면평가는 단순히 리더의 단점을 지적하는 것이 아니라 내면을 돌아보고 성장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 ‘나는 나를 잘 안다’는 착각
사람들은 자신이 타인을 더 잘 안다고 믿는 경향이 있다. 에밀리 프로닌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다수의 사람이 “나는 타인을 잘 이해하지만, 타인은 나를 잘 모른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사이민 바지르 호주 멜버른대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자존감이나 신경증적 특성과 같은 내면적 요소는 자기 자신이 가장 정확하게 인식하지만, 창의력이나 지능 같은 특성은 타인의 평가가 더 정확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더십, 커뮤니케이션, 외향성 같은 외부적 요소에 대한 평가 정확도는 자기 자신과 타인이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이 연구 결과는 리더십 다면평가에서 자기 인식과 타인의 피드백을 균형 있게 수용해야 함을 시사한다. 자신의 주관적 평가에만 의존하면 중요한 성찰 기회를 놓칠 수 있다.
● 효과적인 디브리핑 프로세스
다면평가는 평가 이후 디브리핑 과정이 더 중요하다. 디브리핑을 통해 다면평가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4R 프로세스’를 기억해야 한다. Reading(결과 리포트 읽기)-Recognition(가려내기)-Reflection(성찰하기)-Renovation(변화행동 도출하기)이 그것이다. 먼저 결과 리포트를 읽어보는 것으로 디브리핑을 시작할 수 있다. 일목요연하게 잘 정리된 리포트에는 역량 대항목, 소항목, 평가자별 점수, 평가자군 비교, 조직 평균과의 비교, 연도별 비교 등 많은 숫자가 나열돼 있다. 리포트를 읽을 때는 주관식 의견을 먼저 읽고, 그다음 역량 전체적 점수분포를 보고 역량군별로 비교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역량 3가지와 낮은 점수를 받은 역량 3가지를 정리한다. 이후 회사의 평균과 자신의 점수를 비교하고 표준편차를 살펴보고 평가 주체별로 비교하거나 지난해와 올해를 비교하면서 꼼꼼히 살펴보는 것이 좋다. 특히 다면평가 결과를 너무 리더 개인에 대한 피드백으로만 이해하지 말고 다양한 수치 간의 균형과 조합 등 큰 그림으로 이해하도록 한다.
다음 단계는 가려내기 단계다. 결과지를 읽으면서 제일 눈여겨봐야 할 것은 본인 평가와 타인 평가의 차이다. 이 차이를 SWOT 모델과 연동하면 자타 모두 높은 영역은 공인된 강점 영역(Strength)이고 모두 낮은 영역은 미지의 개발 영역(Weakness)이다. 본인이 타인보다 높게 준 영역은 맹점 영역(Threat), 본인이 타인보다 낮게 준 영역은 미지의 강점(Opportunity) 영역으로 볼 수 있다. 4개란에 각 역량을 매칭해보면 개발의 방향성을 잡는 데 도움이 된다.
● 다면진단은 ‘인식의 문제’
이후 단계는 성찰하기다. 자기평가와 타인 평가의 차이로부터 인사이트를 얻기 위해 성찰하기가 중요하다. 리더는 자신의 행동에 대해 배경, 의도, 취지 등 많은 맥락 정보를 갖고 있지만 구성원은 리더의 행동을 통한 최종 표현 방식만 보게 된다. 억울해도 할 수 없다. 다면진단 자체가 ‘사실의 문제’라기보다 ‘인식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리더에게 필요한 것은 인간의 비합리성이라는 주어진 조건하에서 내 행동을 결정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내 행동이 낳은 의도되지 않은 영향, 미처 헤아리지 못한 상대의 좋은 의도까지 보는 것이 리더십 개발이다.
마지막 단계는 변화행동 도출이다. 이 단계에서 리더는 자기방어에서 벗어나 변화를 위한 구체적 행동을 수립하게 된다. 새롭게 알게 된 점, 받아들이게 된 점, 새로운 의미가 생긴 점, 더 인내하게 된 점 등을 바탕으로 리더가 변화를 위한 구체적 행동 계획을 수립해 성장과 발전의 기회로 삼게 하는 것이 이 제도의 궁극적 목적이다.
한숙기 한스코칭 대표 star@hanscoaching.com
정리=장재웅 기자 jwoong0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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