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가전 구독” 亞국가들에 손짓… 年매출 6조 목표 제품군 확대

박현익 기자

입력 2025-01-20 03:00 수정 2025-01-2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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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명칭 ‘Subscribe’로 바꾸고
인구 14억 인도 시장 집중공략
올해 싱가포르-홍콩으로도 확장
필터교체-청소로 렌털과 차별화


태국 방콕에 설치된 LG전자 가전구독(LG Subscribe) 사업 옥외광고 전경. LG전자는 지난해 가전구독 사업에서 연매출 약 2조 원을 달성한 데 이어 올해는 글로벌 차원에서 구독 사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LG전자 제공

LG전자가 올해 ‘가전 구독’ 사업으로 아시아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한다. 가전 구독은 전 세계 가전 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도 소비자들의 구매 부담을 낮추고 여러 연계 서비스를 제공하는 장점 때문에 수요가 계속 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2조 원 수준인 가전 구독 매출을 2030년 6조 원까지 늘릴 계획이다.

19일 가전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최근 말레이시아 현지 구독 사업 명칭을 기존 ‘렌털(Rent-up)’에서 ‘구독(Subscribe)’으로 변경했다. 처음 진출할 때는 가전을 구독한다는 개념이 생소한 만큼 소비자들에게 친숙한 렌털 명칭을 사용했다. 차츰 현지 소비자들의 수요와 인지도가 올라가자 ‘정체성 확립’을 위해 명칭을 바꾼 것이다. LG전자 관계자는 “해외 시장에서 구독이라는 개념을 일관되게 전달해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전 구독은 3∼6년의 기간을 설정해 분납 방식으로 세탁기, 냉장고 등 가전을 구매하고 관리 서비스까지 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기존 렌털과의 차별화를 위해 필터 교체, 청소 등 관리 서비스를 강화하고 세제 정기 배송이나 청소 할인 등 연계 서비스를 제공해 준다. 소비자들이 한 번에 큰돈을 들여 가전을 사는 부담을 줄이고 제품 성능을 오랜 기간 보장해 주는 장점이 있어 수요가 늘고 있다. 현재 LG전자 가전 매출의 20% 이상을 가전 구독이 차지하고 있다.

LG전자는 올해 해외 가전 구독 사업을 기존 태국, 말레이시아, 대만에 더해 인도, 싱가포르, 홍콩 등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특히 14억 인구를 가진 인도 시장을 집중 공략하기로 했다. 인도는 에어컨 보급률이 10% 미만이며, 인구의 70∼80%가 냉장고나 세탁기 없이 생활하고 있다. LG전자는 새롭게 진출하는 3개 나라에서도 ‘LG 구독(LG Subscribe)’이라는 이름으로 가전 구독 사업에 나서기로 했다.

이들 국가에서는 LG전자 가전의 ‘프리미엄’ 이미지가 강하다. 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가전 구독 사업을 확대해 그동안 구매력이 큰 일부 소비자 위주였던 판매 시장을 넓히겠다는 게 LG전자의 복안으로 풀이된다. 이를 위해 가전 구독을 할 수 있는 제품 가짓수도 늘리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10월 처음 진출한 태국에서 10개 제품군으로 가전 구독 사업을 시작해 3개월 만인 1월 현재 13개를 판매하고 있다.

LG전자는 2024년 가전 구독 매출 목표를 1조8000억 원으로 정했으나 실제론 이를 넘어 약 2조 원 수준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는 이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 가전 박람회 ‘CES 2025’에서 “가전 구독 사업 매출을 2030년까지 2024년의 3배 이상(약 6조 원 규모)으로 키우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종배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가전 구독 서비스는 구매 장벽을 낮춰 소비자의 시장 신규 진입을 만들 수 있다”며 “LG전자 가전을 프리미엄 제품으로 평가하는 해외 시장을 겨냥하는 만큼 긍정적인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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