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MZ “과일소주 좋아요”… 하이트진로, 해외에 첫 주류공장

하노이=정서영 기자

입력 2024-06-19 03:00 수정 2024-06-1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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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서 ‘글로벌 비전 2030’ 발표
“향후 수출기지로 베트남공장 활용
2030년까지 해외매출 5000억 달성
세계 주류시장 소주 대중화 이룰 것”


10일 베트남 하노이의 한 술집에서 미국인 관광객들이 소주를 함께 마시고 있다. 하노이=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한국 드라마를 보면서 소주를 접했어요. 과일 향과 도수가 잘 어우러져 특히 과일 소주를 좋아합니다.”

10일 베트남 하노이 현지 술집에서 만난 쩐 씨(23)는 소주를 왜 좋아하냐고 묻자 이렇게 답했다. 또 다른 술집에서 친구들과 소주를 마시고 있던 미국인 매켄지 씨(27)는 “캘리포니아에서도 한 달에 한 번은 한국 소주를 먹었다”며 “미국 현지에서도 소주의 인기가 눈에 띄게 늘었다”고 말했다.

‘K주류’의 대표 주자로 여겨지는 소주가 글로벌 시장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올해 창립 100주년인 하이트진로는 9일 하노이에서 ‘글로벌 비전 2030’을 발표하고 베트남 타이빈성 그린아이파크 산업 단지에 자사의 첫 해외 생산 공장을 건설해 2030년까지 전 세계 주류시장에 소주를 대중화시키겠다고 밝혔다. 2만5000여 평(약 8만2640㎡) 규모 부지에 지어지는 공장은 2026년 완공될 예정이다. 완공 직후 연간 3000만 병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9일 베트남 하노이 뫼벤피크 호텔에서 황정호 하이트진로 해외사업본부 전무가 ‘글로벌 비전 2030’을 발표하고 있다. 하노이=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하이트진로가 처음으로 해외에 생산 공장을 짓는 배경엔 소주 수출 증가가 있다. 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소주 수출액은 전년 대비 8.7% 증가한 1억141만 달러(약 1400억 원)로 2013년 수출 1억 달러를 돌파한 이후 10년 만에 1억 달러를 다시 넘겼다.

특히 주류 소비량이 꾸준히 증가하는 베트남은 신시장으로서 잠재력이 크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베트남 주류시장은 2008년부터 팬데믹 이전인 2019년까지 연평균 9.5% 성장했다. 엔데믹이 시작된 2022년은 전년 대비 소비량이 약 32% 늘었다. 소주도 꾸준히 인기를 끌며 수출액이 일본, 미국, 중국에 이은 4위를 유지하고 있다.

베트남에서는 한국 드라마와 예능이 인기를 끌면서 해당 프로그램에서 소주를 마시는 장면을 접한 베트남 사람들이 소주에 관심을 갖기도 한다. 고(高)도수 주류 시장이 커지고 있다는 점도 하이트진로에 긍정적인 요소다. 지금은 도수가 낮은 맥주의 시장 점유율이 높지만 증류주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두 자릿수로 성장하고 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저렴한 인건비, 바다와 인접해 수출에 용이한 환경, 베트남 내 소주 인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부지를 결정했다”며 “향후 소주 수출 전진기지로 현지 공장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글로벌 소주 시장은 과일 향 소주에 집중돼 있다. 일반 소주 맛에 익숙하지 않은 외국인에게는 과일 맛 소주가 좀 더 마시기 편하기 때문이다. 하이트진로는 향후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과일 향 제품을 개발, 출시하고 소비자들이 소주에 익숙해질 즈음 일반 소주 제품으로 마케팅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이 외에도 로컬 프랜차이즈와의 계약을 통해 현지 유통망을 늘리고 ‘진로’ 브랜드가 현지에 각인될 수 있도록 브랜드 마케팅도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하이트진로는 2030년까지 연간 소주 해외 매출 5000억 원 달성, 2030년 글로벌 소주 판매 5억 병이란 구체적 목표를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황정호 하이트진로 해외사업본부 전무는 “올해 해외 소주 판매로만 약 1600억 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하이트진로의) 궁극적인 목표는 전 세계 모든 국가에서 소주를 대중화하는 것”이라고 했다.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소주 해외 매출은 70% 이상이 편의점, 마트 등 유통 채널에 집중돼 있는데 이를 유흥 채널로 불리는 현지 술집까지 확대해 대중화 발판을 마련할 계획이다.



하노이=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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