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메모리 감산 없다… 내년 5세대 10나노 D램 생산”

박현익 기자

입력 2022-10-07 03:00 수정 2022-10-07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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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서 ‘삼성 테크데이 2022’ 개최

이정배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사장)이 5일(현지 시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삼성 테크데이 2022’에서 향후 반도체 신기술 개발 로드맵 등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내년 업계 최초로 5세대 10나노미터(nm·10억분의 1m)급 D램을 양산한다. 2030년을 목표로 1000단 낸드플래시 개발에도 나선다. 메모리반도체 부문의 글로벌 1위 기업으로서 압도적인 기술력을 앞세워 불황기를 돌파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5일(현지 시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삼성 테크데이 2022’에서 이 같은 내용의 반도체 로드맵을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현재 메모리반도체의 양대 축인 D램에서는 4세대 14나노를, 낸드는 7세대 176단 제품을 양산하고 있다. 이정배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사장)은 “삼성전자가 약 40년간 만들어낸 메모리의 총 저장용량이 1조 GB(기가바이트)를 넘어섰는데 이 중 절반이 최근 3년간 만들어졌을 만큼 디지털 전환이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고대역폭, 고용량, 고효율 메모리를 통해 다양한 플랫폼과 상호진화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단기 기억장치인 D램은 기존 14나노보다 더 미세화한 10나노급을 내년부터 선보일 계획이다. 반도체는 나노 숫자가 낮을수록 전력 효율과 성능이 올라간다. 삼성전자는 이를 위해 저전력에서도 고성능을 내는 하이케이 메탈 게이트(High-K Metal Gate) 공정 등 새 기술을 적용해 미세화 한계를 극복하겠다고 설명했다.

장기 저장용인 낸드는 하반기(7∼12월) 8세대, 2024년 9세대에 이어 2030년까지 1000단 수준의 V낸드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당장 올해 안으로 200단급 낸드 양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경쟁사인 미국 마이크론은 7월 232단 양산을 시작했고, SK하이닉스는 8월 238단 개발에 성공했다. 낸드는 더 높이 쌓을수록 더 많은 용량을 구현할 수 있다. 다만 같은 층이라도 기술력에 따라 높이와 성능이 다르다는 게 삼성전자의 설명이다.

한진만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300단까지 올리는 것은 현재 삼성 기술력으로도 충분하지만 1000단은 다른 이야기”라며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삼성이 혁신적인 기술로 새로운 시장을 열겠다”고 강조했다.

시스템반도체 부문에서는 인간 수준에 가까운 최첨단 제품을 개발하겠다는 청사진도 내놨다. 업계 최고 수준의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개발하고 사람의 오감을 감지, 구현할 수 있는 센서도 만들 예정이다. 또 제품 간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통합 솔루션 팹리스(반도체 설계기업)로 거듭나겠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박용인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장(사장)은 “삼성이 보유한 900여 개의 시스템반도체 포트폴리오를 유기적으로 융합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주도하겠다”고 했다.

메모리반도체 설계 단계부터 고객과 협업하는 모델도 내놨다. 삼성메모리리서치센터(SMRC)다. 4분기(10∼12월) 국내를 시작으로 내년과 내후년에는 각각 미국 실리콘밸리와 싱가포르에 설치할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행사에서 수요 침체에도 불구하고 메모리 감산 계획은 없다는 입장도 밝혔다. 마이크론이 내년 설비투자를 30% 감축한다고 발표하고 일본 키옥시아(옛 도시바메모리)가 메모리 생산량을 일시적으로 줄이기로 한 것과 대비된다. 한 부사장은 “인위적인 감산은 없다는 게 (삼성전자의) 기조”라고 했다.



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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