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2분기 영업적자 5조 원 이상 예상…전기료 인상 필요성 커져
세종=김형민 기자
입력 2022-08-09 17:22 수정 2022-08-09 17:52
한국전력이 올해 1분기(1~3월) 약 7조8000억 원의 역대 최대 영업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2분기(4~6월)에도 5조 원 이상의 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물가급등으로 전기요금 인상이 쉽지 않아 올해 한전의 영업적자 규모가 최대 30조 원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12일 실적발표를 앞둔 한전의 올해 2분기 연결기준 평균 영업적자는 5조3712억 원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연간 영업적자(5조8601억 원)와 엇비슷한 규모다. 앞서 한전은 올 1분기에 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인 7조7869억 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한전의 영업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건 국제 에너지 값 급등으로 전력 구매비용이 크게 늘었지만, 전력요금을 이에 맞춰 올리지 못해서다. 한전이 발전업체들로부터 전력을 살 때 적용하는 도매가인 계통한계가격(SMP)은 올 초 kWh(킬로와트시)당 154.42원에서 4월 202.11원으로 높아졌다. 이는 1년 전에 비해 164.7% 급등한 가격이다. SMP는 5월과 6월 각각 140.34원과 129.72원으로 내려갔지만 전년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반면 한전의 전력 판매단가는 올 초 kWh당 114원에서 4, 5월 각각 103원과 105원으로 줄었다. 한전의 전력 판매단가가 구매비용에 비해 훨씬 밑돌아 손실이 늘 수밖에 없는 구조다. 지난달 SMP가 151.85원으로 5월보다 17.1% 오르는 등 구매비용이 높아지고 있어 한전의 3분기(7~9월) 영업적자 규모는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전기요금 추가 인상 필요성이 커졌지만 실제 인상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6,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연달아 6%대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데다 6월에 전기요금을 kWh당 5원 인상했기 때문이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8일 기자들에게 “민생이 워낙 어렵기 때문에 전기요금 인상률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세종=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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