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바구니 물가 ‘비명’… 라면-과자도 들썩
윤다빈 기자 , 오승준 기자
입력 2022-07-06 03:00:00 수정 2022-07-06 09:42:20
6월 물가 6% 올라 24년만에 최대폭
5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통계청이 5일 발표한 6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6.0% 올랐다. 뉴스1
식품회사 곡물구매 담당인 A 씨는 최근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고 있다. 코로나19로 물류난이 이어지는 가운데 곡물가가 급등하며 새로운 공급처를 찾아야 하는 미션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그는 “정부는 기업에 생필품 가격 인상을 자제하라는 압력을 넣고 있지만 뾰족한 수가 없어서 고민”이라고 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전년 동월 대비)로 24년 만에 최대 폭을 나타내면서 ‘식품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원·부자재 값과 인건비 등 가격 인상 요인이 계속 누적되며 올해 하반기(7∼12월) 라면 과자 등 서민 식품을 위주로 다시 가격이 들썩일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최근엔 가격 인상 주기가 갈수록 빨라지고 인상폭도 커지고 있는 게 특징이다. 롯데리아는 지난해 12월 주요 제품 가격을 평균 4.1% 올린 데 이어 지난달 총 81개 품목 판매가격을 또 인상(평균 5.5%)했다. 불과 반년 사이 가격을 또 올린 것. 오뚜기 마요네스(300g)는 지난달 10.5% 올렸는데 최근 1년여간 상승폭만 44.8%에 달한다.
올해 1분기(1∼3월) 음료, 커피, 제과, 주류 가격이 오른 데 이어 2분기엔 ‘식용유 대란’ 등으로 올리브유, 카놀라유 등과 가공 햄 등의 가격이 오르고 있다. 최근 사조는 편의점에서 파는 올리브유와 카놀라유 가격을 각각 18%와 21% 올렸고 오뚜기도 업소용 식용유(18L) 가격을 약 20% 인상했다. 지난해 말 일부 음료 가격을 올린 hy(구 한국야쿠르트)는 대표 음료 에이스 가격을 올리려다 여론 등을 감안해 한 달 뒤로 유예하기도 했다.
2013년부터 9년째 가격을 동결해온 오리온도 최근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나섰다. 오리온 관계자는 “원·부재료 가격에 더해 에너지 비용이나 물류비까지 다 오르고 있다”며 “여러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지난달 한국은행의 지역경제보고서에 따르면 올 들어 가격을 인상하지 않은 기업 중 절반 수준인 53%가 ‘연내 인상 계획’이라고 답했다.
지난해 5년 만에 가격을 올렸던 라면 3사(농심 삼양식품 오뚜기)와 팔도, 해태제과, 롯데제과, SPC삼립 등도 또 한 번의 가격 인상을 저울질 중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인도의 밀 수출 중단, 인도네시아 팜유 수출 재규제 등 잇단 악재로 라면의 주 재료인 밀가류와 팜유 가격이 급등한 데 따른 것. 식품업계 관계자는 “라면 가격은 서민 체감도가 커서 당장 인상 계획은 없지만 원재료 가격 인상으로 몇몇 업체는 가격 인상을 고심 중”이라고 전했다.
연세대 김정식 경제학부 교수는 “최근 대기업 등의 임금 인상 요구와 환율 상승 압박으로 하반기 물가 상승 요인이 더 있다”면서 “지난해 하반기에 워낙 물가가 많이 올라 기저효과는 있겠지만 국민 체감 물가 상승률은 매우 높을 것”이라고 했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식품회사 곡물구매 담당인 A 씨는 최근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고 있다. 코로나19로 물류난이 이어지는 가운데 곡물가가 급등하며 새로운 공급처를 찾아야 하는 미션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그는 “정부는 기업에 생필품 가격 인상을 자제하라는 압력을 넣고 있지만 뾰족한 수가 없어서 고민”이라고 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전년 동월 대비)로 24년 만에 최대 폭을 나타내면서 ‘식품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원·부자재 값과 인건비 등 가격 인상 요인이 계속 누적되며 올해 하반기(7∼12월) 라면 과자 등 서민 식품을 위주로 다시 가격이 들썩일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 인상 주기는 짧아지고 인상폭은 확대
5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주요 외식 프랜차이즈와 식품업체들이 지난해 말부터 잇달아 가격을 올린 데 이어 최근에도 다시 한 번 가격 인상을 단행하고 있다. 국제 유가 상승과 물류 대란이 해소되지 않은 데다 올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곡물 등의 가격도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최근엔 가격 인상 주기가 갈수록 빨라지고 인상폭도 커지고 있는 게 특징이다. 롯데리아는 지난해 12월 주요 제품 가격을 평균 4.1% 올린 데 이어 지난달 총 81개 품목 판매가격을 또 인상(평균 5.5%)했다. 불과 반년 사이 가격을 또 올린 것. 오뚜기 마요네스(300g)는 지난달 10.5% 올렸는데 최근 1년여간 상승폭만 44.8%에 달한다.
올해 1분기(1∼3월) 음료, 커피, 제과, 주류 가격이 오른 데 이어 2분기엔 ‘식용유 대란’ 등으로 올리브유, 카놀라유 등과 가공 햄 등의 가격이 오르고 있다. 최근 사조는 편의점에서 파는 올리브유와 카놀라유 가격을 각각 18%와 21% 올렸고 오뚜기도 업소용 식용유(18L) 가격을 약 20% 인상했다. 지난해 말 일부 음료 가격을 올린 hy(구 한국야쿠르트)는 대표 음료 에이스 가격을 올리려다 여론 등을 감안해 한 달 뒤로 유예하기도 했다.
○ 하반기 과자·라면값 줄인상 우려
더 큰 문제는 이제부터다. 정부 눈치와 소비자 반발 등으로 가격 인상을 억제해왔던 식품업체들도 이제 한계 상황에 이르렀다는 분위기다.2013년부터 9년째 가격을 동결해온 오리온도 최근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나섰다. 오리온 관계자는 “원·부재료 가격에 더해 에너지 비용이나 물류비까지 다 오르고 있다”며 “여러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지난달 한국은행의 지역경제보고서에 따르면 올 들어 가격을 인상하지 않은 기업 중 절반 수준인 53%가 ‘연내 인상 계획’이라고 답했다.
지난해 5년 만에 가격을 올렸던 라면 3사(농심 삼양식품 오뚜기)와 팔도, 해태제과, 롯데제과, SPC삼립 등도 또 한 번의 가격 인상을 저울질 중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인도의 밀 수출 중단, 인도네시아 팜유 수출 재규제 등 잇단 악재로 라면의 주 재료인 밀가류와 팜유 가격이 급등한 데 따른 것. 식품업계 관계자는 “라면 가격은 서민 체감도가 커서 당장 인상 계획은 없지만 원재료 가격 인상으로 몇몇 업체는 가격 인상을 고심 중”이라고 전했다.
연세대 김정식 경제학부 교수는 “최근 대기업 등의 임금 인상 요구와 환율 상승 압박으로 하반기 물가 상승 요인이 더 있다”면서 “지난해 하반기에 워낙 물가가 많이 올라 기저효과는 있겠지만 국민 체감 물가 상승률은 매우 높을 것”이라고 했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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