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첫 3나노 파운드리 양산… TSMC보다 앞섰다

송충현 기자

입력 2022-07-01 03:00 수정 2022-07-01 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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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제조 공정중 최첨단기술
차세대 ‘GAA’ 기술도 처음 적용… 전력 45% 절감, 성능 23% 향상
“TSMC 추격할 기술적 발판 마련, 수율 안정-추가 고객 확보가 과제”


3나노 파운드리 양산에 참여한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반도체연구소, 글로벌 제조&인프라총괄 직원들이 손가락으로 3을 가리키며 3나노 파운드리 양산을 축하하고 있다. 삼성전자제공

삼성전자가 30일 세계 최초로 3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정 양산을 공식 발표했다. 차세대 트랜지스터 구조인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술을 적용한 것도 삼성전자가 처음이다. 파운드리 시장 1위인 대만 TSMC를 맹추격 중인 삼성전자로서는 기술적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는 GAA 3나노 공정의 고성능 컴퓨팅(HPC)용 시스템 반도체를 처음 생산했다고 이날 밝혔다. 삼성전자는 HPC용 반도체 양산 결과에 따라 모바일 SoC(시스템온칩) 등으로도 3나노 공정 적용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은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업계 최초로 하이 케이 메탈 게이트, 핀펫 등의 신기술을 선제적으로 도입해 빠르게 성장했고, 3나노 공정의 파운드리 서비스 또한 세계 최초로 제공하게 됐다”고 말했다.

GAA는 반도체를 구성하는 트랜지스터에서 전류가 흐르는 채널 4개 면을 게이트가 감싸는 형태로 구성된다. 채널의 3개 면을 감싸는 기존 핀펫 구조와 비교해 게이트의 면적이 넓어 공정 미세화에 따른 트랜지스터 성능 저하를 막을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데이터 처리 속도와 전력 효율도 높아 차세대 반도체를 생산하는 핵심 기술로 꼽힌다.

삼성전자 3나노 GAA 1세대 공정은 기존 5나노 핀펫 공정과 비교해 전력을 45% 절감하고 성능은 23% 향상시킬 수 있다. 내년 도입 예정인 GAA 2세대 공정은 전력 50% 절감, 성능 30% 향상 효과를 목표로 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3나노 양산으로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의 주도권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TSMC는 올해 하반기(7∼12월) 3나노 제품의 양산을 공언한 바 있다. TSMC는 기존 핀펫 공정으로 3나노 제품을 생산하고, GAA 기술은 2나노부터 적용할 계획이다. 올해 세계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의 점유율은 56%,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16%로 예측된다. 삼성전자로서는 3나노 양산에 먼저 성공하면서 추격 속도를 높일 수 있게 됐다.

다만 두 업체 간 경쟁은 향후 수율(합격품 비율)에 따라 결정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삼성전자가 3나노 양산을 먼저 시작했더라도 수율 불안정으로 공급에 차질을 빚으면 고객사 추가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어서다. 인텔과 AMD 등 대형 고객사의 물량을 누가 먼저 선점하는지도 과제로 남아있다.

삼성전자도 이에 따라 3나노 공정의 수율을 좀 더 끌어올리고 추가적인 고객을 확보하는 데 역량을 집중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확보한 것으로 전해진 약 100곳의 고객사를 2026년까지 300곳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도전적인 첨단 공정 도입이 없었으면 파운드리 생태계 기술 발전 속도는 훨씬 더뎠을 것”이라며 “메모리 사업으로 대한민국을 반도체 강국으로 이끌었듯 파운드리 사업도 한국 반도체 사업의 든든한 버팀목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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