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정부 “公기업 대대적 개혁해야”…文정부 5년간 인력-부채 급증

세종=최혜령 기자

입력 2022-05-16 03:00:00 수정 2022-05-16 08: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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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 5년새 32만 → 44만 늘어
尹정부 ‘공공기관 효율화’ 추진
인력조정, 각 기관 자율에 맡겨
기재부, 경영평가에 실적 반영



정부가 ‘공공기관 혁신’의 일환으로 공공기관 인력 감축에 나설 계획인 것으로 확인됐다. 공공기관이 스스로 인력을 줄이거나 동결하면 경영평가에서 가점 등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이다. 문재인 정부에서 ‘사회적 가치’를 앞세우며 일자리를 늘렸던 공공기관이 이제 효율화에 방점을 찍고 인력과 경영에서 고삐를 조여야 하는 상황이 됐다.

15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국정과제에 포함된 ‘공공기관 효율화’를 위해 공공기관의 인력 감축 및 동결을 추진할 계획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각 기관의 조직과 기능이 다른 기관과 중복되거나 지나치게 비대할 경우, 인력을 감축하면 인센티브를 주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기재부는 각종 재난이나 4차 산업혁명 등 대응을 위해 기능을 확대해야 하는 기관이 인력을 늘리지 않고 동결하는 것도 ‘효율화’의 일환으로 보고 가점을 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기재부는 매년 이뤄지는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인력 감축이나 동결 실적을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이외에도 추가 인센티브를 마련해 공공기관의 적극적인 인력 조정을 이끌어낼 방침이다. 정부는 판단 기준이 되는 지침을 제시하지만 인력 조정 여부와 규모 등은 각 기관에 맡길 예정이다. 이를 위해 기재부는 올해 하반기(7∼12월) ‘공공기관 정책방향’을 수립해 업무 진단 방향, 인력 조정 기준 등을 담기로 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공공기관은 일자리 창출을 외치며 덩치를 불렸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출범 직전인 2016년 말 32만8000명 수준이었던 공공기관 정원은 지난해 말 44만3000명으로 늘었다.

정부는 공공기관의 재무 상태도 점검해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부채를 줄일 방침이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작성한 국정과제 관련 자료 등에 따르면 정부는 공공기관과 민간이 경합하는 업무는 조정하고 민간에 위탁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정부 “公기업 대대적 개혁해야”… 文정부 5년간 인력-부채 급증



공공기관 인력 구조조정땐 인센티브
前정부서 임직원 11만5000명 늘어 규모-연봉 추산하면 인건비만 30조
부채도 82조 늘어 600조 육박
정부 “강제조정보다 자율진단 유도”… 공공기관 업무 민간 이양도 검토
감사원은 기관장 평가 강화하기로



정부가 공공기관 임직원 수와 부채 줄이기에 나선 것은 문재인 정부 5년간 인력과 부채가 급증했다는 위기의식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에서 공공기관은 일자리 창출과 소비 활성화 등 정부 주도 경제성장에 적극적으로 동원되다보니 비대해지고 경영구조가 악화됐다. 새 정부는 대대적 개혁을 통해 이런 기조를 바꾼다는 방침이다.

감사원이 나서 공공기관의 기관장 평가도 강화한다. 비위가 드러날 경우 엄격하게 제재하기로 했다.
○ 공공기관 부채 600조 육박

문재인 정부에서 공공기관 인력 규모는 역대 정부와 비교해 급증했다. 문재인 정부 5년간 공공기관 임직원 수는 11만5000명(35.1%) 증가했다. 이는 이명박 정부에서 늘어난 1만4000명(5.8%), 박근혜 정부에서 늘어난 6만5000명(24.5%)을 모두 합한 것보다 많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에서 인력 규모와 직원 평균연봉 등으로 추산하면 인건비만 30조 원을 넘는다.

공공기관 부채도 지난해 역대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기획재정부가 4월 발표한 ‘2021년도 공공기관 경영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350개 공공기관의 부채는 전년보다 41조8000억 원 늘어난 583조 원이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직전인 2016년(500조3000억 원)과 비교하면 82조7000억 원 늘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과 부동산 대책, 한국판 뉴딜 등 공공사업을 진행하고 투자를 늘리면서 부채 규모는 2017년부터 4년 연속 증가했다.

다만 자본 대비 부채 비중을 뜻하는 부채비율은 지난해 151.0%로 2020년보다 0.9%포인트 낮아졌다. 공공사업 규모가 커지면서 정부 출자가 늘고, 부동산 가격이 오르면서 자산 평가액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시절부터 공공기관의 경영 정상화를 강조해왔다. 국정과제에는 ‘공공기관을 효율화하고 재무건전성을 확보하며, 공공기관의 자율·책임 경영과 역량을 강조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후보 시절 국회 답변자료에서 “공공기관은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조직이므로 방만한 경영이 되지 않도록 효율적 운영, 생산성 제고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기재부는 공공기관 인력 조정 등에서는 기관의 자율성을 우선한다는 방침이다. 공공기관이 일자리 만들기와 소비·투자 활성화 등 공공 주도 정책의 ‘첨병’ 역할을 해온 만큼 강제적인 개혁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클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정부 관계자는 “강제로 조정하기보다 공공기관이 자율적으로 진단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 공공기관 업무, 민간에 이양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세종특별본부에 직원들이 출입하고 있다. 정부는 LH 등 350개 공공기관의 인력과 부채를 줄이는 개혁에 나설 예정이다. 뉴스1

기재부는 공공기관 혁신 방안 중 하나로 공공기관 업무를 민간에 넘기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민간과 겹치거나 위탁이 가능한 부분은 조정하겠다는 것이다. 기재부가 13일 각 부처에 통보한 ‘2023년도 예산안 편성 및 기금운용계획안 작성 추가 지침’에 따르면 국립휴양림 내 숙박시설 운영이나 한국조폐공사 보안기술 사업 등이 민간 이양 업무의 예로 꼽혔다.

정부는 예산과 인력 타당성 심사 등을 도입해 새로운 기관 신설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의원입법으로 공공기관을 신설할 때는 정부의 의견수렴 과정을 필수적으로 포함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인 더불어민주당 정일영 의원은 지난해 3월 공공기관을 신설하는 법안에 대해서는 재정당국의 의견을 반드시 듣고, 관련 상임위원회가 미리 기재위와 협의하는 절차를 추가하는 내용의 국회법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공공기관에 대한 경영실태 점검도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감사원은 인수위 단계에서 이뤄진 업무보고에서 “감독기관인 기획재정부와 주무부처가 제 역할을 하도록 감시하고 경영실적부진 공공기관을 ‘고위험 기관’으로 지정해 ‘기관장 및 직무역량평가’를 강화, 드러난 비위는 엄중조치하겠다”고 보고했다.

세종=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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