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정부 “한국기업 덕에 우주 개발”… 개도국 위성전도사 명성

대전=임현석 기자

입력 2021-12-07 03:00 수정 2021-12-0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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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위성 개발업체 쎄트렉아이
UAE 두바이샛 1-2호 궤도 안착 등… 누적 매출 7500억 절반이 해외사업
한화에어로, 최대주주 올라서… “자체 위성 서비스 제공 목표”


지난달 25일 대전 유성구 쎄트렉아이 연구동의 위성 제조 클린룸 앞에서 엔지니어가 위성 제작과 관련된 수치를 컴퓨터로 확인하고 있다. 대전=임현석 기자 lhs@donga.com

“아랍에미리트(UAE)에 우주 개발은 국가의 미래를 건 사업입니다. 쎄트렉아이와의 협력을 통해 더 높은 곳을 향해 나아가고 싶습니다.”

이달 1일 UAE 첨단과학기술부에서 우주 개발 사업을 담당하는 무함마드 알 사예 부국장은 국내 위성 개발 업체 쎄트렉아이 측에 UAE 건국 50주년 기념일(2일)을 맞아 이런 감사 이메일을 보냈다. 탐사선 개발 등 UAE 우주 관련 사업을 하는 정부 조직 ‘무함마드빈라시드 우주센터(MBRSC)’의 살렘 후마이드 알 마리 대표(CEO)도 5일 쎄트렉아이에 감사 이메일을 보냈다.

이들은 2006년 대전 쎄트렉아이를 찾아 위성 부품 조립 방법을 배운 연구원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국내 유일의 인공위성 개발 업체인 쎄트렉아이는 해외에서 더 유명한 회사다. 윤선희 쎄트렉아이 사업개발실 부장은 “1999년 회사 설립 이래 누적 매출 7500억 원 중 약 51%가 해외 계약을 통해서 이뤄졌을 정도로 해외 사업 비중이 높다”고 설명했다. 개발도상국의 위성 전도사로 ‘글로벌 스타’ 명성을 얻게 된 건 UAE와의 협력이 알려진 게 계기였다.

중동의 석유 부국 UAE는 2000년대 중반 ‘포스트 석유’를 준비하면서 우주 탐사 및 개발을 미래 먹거리로 낙점했다. 하지만 UAE에 위성 개발을 경험해 본 전문 인력은 전무하다시피 했다. 기초적인 위성 본체 조립도 실제로 해 본 노하우가 없었다.

이들이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해외로 눈을 돌렸을 때 들어온 업체가 바로 쎄트렉아이였다. 연구원 출신인 김이을 쎄트렉아이 대표는 “회사 창립 멤버들이 한국 최초 인공위성 우리별 1호를 개발한 KAIST 인공위성연구센터 인력들로 그들이 요구하는 기술을 갖추고 있었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로부터 ‘해외에 이전해도 민감하지 않은 기술’이라는 승인을 받은 뒤 협력은 급진전됐다.

UAE 측 연구원 24명이 2년 이상 쎄트렉아이에서 근무했고 UAE 정책 담당 고위 공무원들은 대전에 수시로 방문하면서 위성 기술을 배워 갔다. 양측 공동 개발 형태로 2009, 2012년 두바이샛1, 2호를 성공적으로 위성궤도에 안착시켰다. UAE는 올해 2월엔 자체 개발한 화성 탐사선도 궤도 안착에 성공했다. 사라 알 아미리 UAE 첨단과학기술부 장관은 “한국과의 협력에 감사한다”고 밝혔다.

올해 초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쎄트렉아이 지분 30%를 인수한 후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김 대표는 “세계 최고 수준인 30cm급 초고해상도와 12km 관측 폭을 가진 위성 개발을 거쳐 자체 위성 서비스를 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대전=임현석 기자 l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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