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대란’ 삼성·SK하이닉스·TSMC 웃고, 인텔 울었다

곽도영기자

입력 2021-10-26 11:25 수정 2021-10-26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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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난에 3분기 희비 교차한 글로벌 반도체업계

삼성전자에 이어 SK하이닉스도 올 3분기(7~9월) 깜짝 실적을 반도체가 견인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로써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대만 TSMC, 미국 인텔 등 글로벌 주요 반도체 기업의 3분기 성적표가 모두 공개됐다. 같은 반도체 업계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발 수급 불균형과 대응 전략 차이로 업체별 희비는 선명히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서버·스마트폰용 메모리 주력 삼성·SK ‘활짝’

SK하이닉스는 3분기 기준 창사 이래 분기 단위 최대 매출과 동시에 반도체 초호황기였던 2018년 4분기(10~12월) 이후 2년 반 만에 4조 원대 분기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26일 밝혔다.

이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3분기 매출 11조8053억 원, 영업이익 4조1718억 원을 기록하며 증권업계 전망을 웃도는 실적을 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5.2%, 220.4%가 증가한 수치다.

호실적의 배경으로는 글로벌 공급난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이후 서버와 스마트폰용 메모리 반도체 수요 강세는 지속되고 있으며 D램 등 제품 가격이 상승한 것을 주 요인으로 꼽았다. 주력 제품의 원가 경쟁력 개선 등을 바탕으로 영업이익률도 전년 동기 대비 19%포인트 오른 35%를 기록했다. 그간 적자를 지속해온 낸드 사업도 흑자로 돌아섰다.

노종원 SK하이닉스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최근 글로벌 공급망 차질 등으로 우려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계속 성장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앞서 25일 삼성전자도 3분기 잠정실적 공시를 통해 반도체 사업부문(DS) 견인으로 사상 첫 분기 매출 70조 원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와 마찬가지로 글로벌 공급난 와중에도 비교적 타격이 적고 코로나19로 고기능 제품 수요가 늘어난 서버·스마트폰 시장의 수혜를 입은 것이다.


PC 위주 인텔은 직격타… 파운드리 진출 수요 늘 듯

이처럼 서버·스마트폰용 메모리에 주력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공급난을 피해갔다면,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TSMC는 공급난의 직접 수혜를 입었다. 반도체 수급 불일치로 전 세계에서 주문이 밀려들면서 가격 협상력이 높아진 TSMC는 올해 8월까지 반도체 위탁생산 가격을 10~20% 올렸다.

실제 이달 14일 TSMC는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각각 17조5000억 원, 7조2000억 원으로 집계했다고 밝혔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1.4%, 16.3% 늘어난 숫자다. 영업이익률은 41.2%를 기록했다. 스마트폰용 반도체 비중이 44%로 가장 높았다.

반면 시스템반도체인 PC·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 제조 위주인 인텔은 이번 공급난의 직격타를 맞았다. 주요 고객사들의 PC 생산 차질이 이어지며 최대 사업부인 클라이언트 컴퓨팅 그룹 매출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에 매각할 예정인 낸드 사업부를 제외하면 3분기 매출 181억 달러(약 21조800억 원)을 기록하며 시장 전망치(182억 달러)를 밑돌았다. 이에 실적 발표 직후 주가는 11.68% 급락하며 연중 최저치를 찍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공급난 리스크가 지속되면서 파운드리 시장 진출에 대한 기업들의 수요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올 초 인텔의 파운드리 시장 재진출 선언에 이어 삼성전자도 미국 공장 증설 발표 등 파운드리 승부수를 앞두고 있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시스템반도체 부족 현상이 단기간으로 끝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의 중장기적인 성장성은 담보돼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곽도영기자 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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