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대장주들 ‘휘청’… 톱10 주가, 연 최고점보다 22% 떨어져

박민우 기자

입력 2021-10-25 03:00 수정 2021-10-25 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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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주 낙폭 커지며 증시 출렁


최근 주식시장 변동성이 확대된 가운데 코스피 ‘톱10’ 종목들이 연중 최고점 대비 평균 22% 가까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과 경기 둔화 우려, 공급망 차질, 플랫폼 규제 등 대내외 악재들이 맞물리면서 증시 ‘대장주’들의 충격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대형주를 중심으로 하락 폭이 커지면서 국내 증시의 출렁임이 더 확대됐다는 우려도 나온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2일 종가 기준으로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삼성전자 우선주 제외)의 주가는 연고점에 비해 평균 21.9%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하락률은 코스피 하락 폭의 두 배가 넘는다. 코스피는 22일 3,006.16으로 마감해 연고점(3,305.21) 대비 9.0% 떨어졌다.


하락률은 시총 10위이자 바이오 대장주인 셀트리온이 가장 컸다. 셀트리온은 22일 21만9500원으로 마감해 연고점이던 1월 12일(38만4000원)에 비해 42.8% 추락했다. 특히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6일까지 8거래일 연속 하락한 뒤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이동건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3분기(7∼9월) 아쉬운 실적이 예상된다”며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출시에 대한 기대감으로 셀트리온 같은 항체치료제 개발사들의 매출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부담”이라고 설명했다.

시총 1, 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업황 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각각 연고점 대비 22.6%, 33.7% 떨어졌다. 8월 ‘메모리반도체, 겨울이 온다’는 보고서로 외국인의 ‘패닉 셀링(공황 매도)’을 촉발했던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는 최근 ‘겨울이 왔다’는 보고서를 통해 “메모리반도체 기업의 주가가 상당 기간 조정을 거쳤지만 이 같은 조정은 좀 더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기에다 글로벌 공급망 쇼크 등은 현대차를 비롯한 국내 수출 기업의 실적을 어둡게 하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의 주가는 연고점 대비 각각 22.4%, 17.8% 하락했다. 윤석모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차량용 반도체 생산 공장이 밀집한 동남아 지역에 코로나19 델타 변이가 확산하면서 차량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플랫폼 규제의 직격탄을 맞은 ‘빅테크’ 네이버와 카카오도 연고점 대비 각각 10.2%, 26.3% 떨어졌다.

시총 상위를 차지하는 반도체, 자동차, 빅테크 등 주도주의 상승 동력이 떨어지면서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세 또한 크게 위축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전문가들은 경기 둔화 우려 등 하락세를 이끈 요인들이 이미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된 만큼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경기 둔화 등에 대한 우려가 선반영돼 추가 하락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변동성이 커진 만큼 개인투자자들은 대형주 중심으로 매수하는 게 장기적으로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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