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11월~내년3월’ 유류세 한시 인하 검토

세종=구특교 기자

입력 2021-10-22 03:00 수정 2021-10-22 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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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7년만에 최고치… 업계 “내년 100달러 넘을수도”
홍남기 “겨울 넘어갈때까지 될듯”



국제유가가 다시 7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으며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정부가 다음 달부터 겨울이 끝날 때까지 유류세를 한시적으로 깎아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20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일 대비 1.1%(0.91달러) 오른 배럴당 83.8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5거래일 연속 상승해 2014년 10월 이후 7년 만에 최고치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이 조사한 주간 원유 재고가 시장 예상과 달리 최근 일주일 사이 43만1000배럴 줄었다는 소식에 유가가 상승세를 탄 것으로 풀이된다. 경제 회복세로 원유 수요는 늘고 있지만 산유국이 공급량을 제한하고 있는 점도 유가를 자극하고 있다. 에너지 업계에선 국제유가가 내년엔 배럴당 100달러를 넘을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원자재발 물가 상승과 서민 부담 급증을 우려한 정부는 난방 수요가 커지는 겨울철 유류세 인하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 “(유류세 인하 방안을) 다음 주 정도에 발표할 수 있을 것 같고 물가 동향을 봐야겠지만 (유류세 인하 기간은) 시기적으로 겨울을 넘어가는 수준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인하 기간은 올해 11월부터 내년 3월 전후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유류세 인하에 대한 논란도 일고 있다. 향후 국제유가가 계속 오를 가능성과 줄어들 세수를 감안해 인하율을 단계적으로 높일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정부가 선제적으로 재난지원금과 유사한 성격의 유류세 인하 카드를 커낸 것은 선거 때문일 수 있다”며 “세수 등을 고려하면 인하폭은 최근 오른 유가를 보상하는 수준에 그쳐야 한다”고 했다.

유가 상승에 따라 피해가 큰 저소득층 등을 집중 지원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교수는 “유가가 오를 때마다 자동적으로 유류세를 낮추는 관행이 생겨날 우려가 있다”며 “쿠폰 등을 활용해 유가 상승으로 직격탄을 맞은 계층에 집중 지원하는 방안이 먼저 고려돼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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