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받은 44%는 신용대출도 받아… 금리인상 ‘공포’

박희창 기자

입력 2021-10-20 03:00 수정 2021-10-20 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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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차입 비중 사상 최대 수준
DSR 40% 넘는 ‘고위험 대출’도
전체 가계 대출 잔액의 60% 넘어
1%대 기준금리땐 ‘영끌’ 부담 눈덩이



주택담보대출로 돈을 빌린 10명 중 4명은 신용대출도 함께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간 대출 원리금 상환액이 연소득의 40%가 넘는 사람들도 전체 가계대출의 60%를 웃돌았다. 이중 채무와 고위험 대출이 동시에 늘면서 한국 경제의 ‘뇌관’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9일 국회 정무위원회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은행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전체 주택담보대출 차주(대출받은 사람) 가운데 신용대출도 함께 보유한 이들의 비중은 43.9%로 집계됐다.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10명 중 4명은 신용대출로도 돈을 빌렸다는 뜻이다. 이 비율은 2012년 2분기(4∼6월)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올 1분기에 새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사람 가운데 이미 신용대출을 받았거나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을 동시에 신규로 받은 이들의 비중도 41.6%였다. 2019년 1분기(36.1%)에 비해 5.5%포인트 커진 것으로, 이 역시 사상 최대치를 보였다. 5000만 원 이하를 주택담보대출로 빌린 사람이 전체의 31.1%로 가장 많았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40%를 초과하는 ‘고위험 차주’의 대출금은 1분기 현재 전체 가계대출 잔액의 62.7%를 차지했다. 가계부채 급증과 함께 고위험 채무자가 빠르게 늘면서 금융당국은 조만간 발표할 가계부채 보완 대책으로 ‘개인별 DSR 40%’ 규제의 적용 대상을 예정보다 앞당겨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이 다음 달 기준금리 0.25%포인트 추가 인상을 강하게 시사하면서 ‘영끌’(영혼까지 끌어 모아 대출)에 나섰던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한은은 기준금리를 한 번 더 올려 올해 기준금리가 연 1%까지 오르면 전체 가계의 연간 이자 부담이 5조8000억 원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대출자 1명당 늘어나는 이자는 30만 원가량이다. 특히 돈을 빌린 금융사가 3곳이 넘으면서 소득 하위 30% 또는 신용점수 664점 이하인 ‘취약 차주’의 이자는 53만 원 늘어나 충격이 더 클 것으로 추정했다.

대출 금리가 이미 뛰고 있지만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80%대로 높은 것도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8월 현재 은행권 신규 가계대출에서 고정금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19.6%에 불과하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기본적으로 금리가 높은 신용대출은 금리가 더 오르면 부실화할 가능성이 커진다”며 “추가 대출 규제를 급격히 시행하면 취약계층 등이 제2금융권이나 제도권 금융 밖으로 내몰릴 수 있는 만큼 점진적으로 관리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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