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법인 10곳 중 6곳 여성임원 0명…‘유리천장’ 여전

김소영 기자

입력 2021-08-05 13:47 수정 2021-08-05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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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DB

국내 상장법인 10곳 중 6곳은 여성 임원이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장법인 전체 임원 중 여성 비율은 약 5%에 불과해 여전히 ‘유리천장’이 견고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상장법인 성별 임원현황 조사결과’에 따르면 조사 대상 2246개 상장법인 가운데 여성 임원이 한 명도 없고 남성 임원만 있는 기업이 1431곳으로 전체의 63.7%로 집계됐다. 여가부는 2019년부터 양성평등기본법에 근거해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상장법인을 대상으로 임원 성별을 조사해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여가부에 따르면 상장법인 2246곳의 전체 임원 3만2005명 중 여성은 1668명으로 5.2%였다. 올해 이코노미스트가 발표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평균 여성임원 비율은 25.6%다. 국내 여성 임원 비율이 OECD 평균의 5분의 1 수준인 셈이다.

국내 여성 임원 비율은 최근 늘어나고 있지만 증가폭이 크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비율은 2019년 4.0%, 지난해 4.5%를 나타낸 바 있다.

임원 형태별로 보면 전체 등기임원 1만3368명 중 여성은 648명(4.8%)이었고, 미등기임원 1만8637명 중 여성은 1020명(5.5%)인 것으로 나타났다. 등기임원을 다시 사내이사와 사외이사로 구분하면 전체 사내이사 7564명 중 여성은 348명(4.6%)이고 사외이사 5804명 중 여성은 300명(5.2%)이다.

전체 근로자 대비 임원 비율을 따져보면 여성이 남성보다 6.3배 가량 임원이 되기 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성은 근로자 244명당 임원 1명이고 남성은 근로자 39명당 임원 1명 꼴이다.

여가부는 올해 자산 총액 2조 원 이상 기업 임원의 성별도 함께 분석했다. 조사 결과 기업 152곳 임원 8677명 중 여성은 491명으로 전체의 5.7%였다. 내년부터 이들 기업에 이사회를 특정 성별로만 구성할 수 없도록 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따른 법률 규정이 적용되는 것에 따른 조치다.

이들 기업 중 여성 임원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카카오다. 카카오는 임원 7명중 남성이 5명, 여성이 2명으로 여성 비율이 28.6%였다. 이어 아모레퍼시픽(23.9%), CJ제일제당( 23.2%), LG생활건강(18.8%)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김경선 여가부 차관은 “여성의 사회진출 확대를 고려하면 민간 부문에서 여성의 의사결정 직위 진출이 여전히 부족한 수준”이라며 “앞으로 기업 컨설팅 등을 통해 기업의 여성인재 양성과 성평등 문화 조성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김소영 기자 ks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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