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지생태-미래차 메카 화성시, 자연-산업적 가치 무궁무진”

전승훈 기자

입력 2021-06-16 03:00:00 수정 2021-06-16 04:55:13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서철모 시장 ‘그린뉴딜’ 청사진 제시

“화성은 일자리가 풍부한 기업도시이면서도 천혜의 자연과 습지생태의 보고(寶庫)입니다. 기후위기를 극복하고 정의로운 전환을 위한 ‘화성형 그린뉴딜’에 앞장서겠습니다.”

서철모 화성시장은 11일 본보 인터뷰에서 “천혜의 자연이 살아있는 화성의 습지에 군공항을 이전하려는 계획은 원점에서 재검토돼야 한다”고 말했다. 화성=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경기 화성시는 올해 시 승격 20주년을 맞았다. 미래차와 반도체, 바이오산업의 메카로 발돋움한 화성시는 지난 10년간 인구 순유입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지역이다. 화성의 인구는 83만1888명으로 10년 동안 60% 이상이나 증가했다. 11일 화성시청에서 서철모 화성시장(53)을 만났다. 서 시장은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화성시는 한마디로 ‘모든 게 가능한 도시’”고 말했다.


―시 승격 20주년을 축하드린다.


“화성은 인구보다 일자리가 많은 자족도시다. 화성은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이 1억266만 원이다. 대한민국은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라고 하는데 화성은 10만 달러 도시다. 화성은 전국 266개 지자체 중에서 재정자립도가 5년 연속 1위다. 주민의 평균연령은 37.5세다. 전국 평균(43.3세)보다 5.8세나 낮은 ‘젊은 도시’다.”

화성시의 성장에는 반도체, 바이오헬스, 미래자동차 같은 첨단기술 기업의 역할이 컸다. 화성시에는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 현대차·기아 기술연구소, 기아 화성공장, LG전자, 동탄테크노밸리 등 수도권 최대 규모의 산업클러스터가 형성돼 있다. 서 시장은 “현재는 최고의 기업도시이지만 수십 년 후엔 어떻게 변화할지 모른다”며 “미래 후손들이 관광자원으로 활용해야 할 화성의 바다와 습지를 함부로 개발하지 않고 친환경 생태공원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화성의 관광자원은 어떤 것이 있는가.

사진은 세계 9대 주요 철새이동경로 중 하나인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 파트너십(EAAFP)’에 등재된 화성의 습지(위쪽)와 화성국제테마파크 조감도(아래쪽). 화성시 제공
“경기도 해안선의 70%가 화성시에 속해 있다. 화성호 일대와 화옹지구 간척지에는 대규모 습지가 형성돼 있다. 습지는 오염물질 정화, 탄소 흡수, 재해 방지, 생태관광과 자연휴양의 문화적 혜택까지 따지면 숲의 10배, 농경지의 100배 가치가 있다고 한다. 400만 평에 이르는 ‘공룡알화석산지’ 초원에 가보면 수도권에 이런 곳이 있다는 사실에 깜짝 놀란다.”

화성의 습지는 갯벌습지, 염습지, 민물습지, 호수가 모두 존재하는 독특한 자연환경 덕분에 ‘수원청개구리’를 비롯한 멸종위기종과 각종 천연기념물이 서식하고 있다. 화성 습지는 2018년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 파트너십’(EAAFP)에 등재됐고, 람사르 국제협약 습지보호지역 등재도 추진하고 있다. 서 시장은 지난해 7월 ‘화성형 그린뉴딜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2030년까지 온실가스 45만 t 저감, 친환경 발전량 250만 MWh 생산, 10만 개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하는 계획이다. 그린뉴딜의 대표적인 정책은 화성을 자율주행 버스가 다니는 ‘미래 자동차 산업의 메카’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자가용과 달리 버스는 노선이 있기 때문에 자율주행 시스템으로 전환하기가 비교적 쉽다. 5∼10년 후에는 모든 버스가 무인버스로 대체될 것이다. 모든 버스가 전기차로 바뀌고, 자율주행이 된다면 대중교통 운영예산의 60%를 절약할 수 있다. 화성시는 ‘무상교통’ 정책에 연간 550억 원을 투입하고 있다. 현재는 18세 미만만 무료지만, 점차 확대해 자율주행 버스 시스템이 완전 개통되면 전 시민이 무료가 될 것이다. 화성시의 무상교통은 대중교통의 자율주행 시스템에 투자해 교통비용을 줄인다는 전제 아래 추진하는 사업이다.”

서 시장은 이를 위해 전기차와 수소차 등 관련 업체와 연구소가 집중되는 ‘미래차 산업단지’를 추진하고 있다. 화성에는 이미 자율주행 실험도시 케이시티(K-City)가 조성돼 있고, 올해 말까지 수소차 충전소도 6곳으로 확충될 예정이다.


―‘경기만 그린뉴딜 특화지구 계획’은 무엇인가.

“간척지인 화옹지구와 대송지구를 그린뉴딜 특화지구로 지정해 친환경 미래농업, 생태관광지로 조성하는 사업이다. 30년 전에 간척사업을 시작했을 때는 이곳에서 쌀을 생산하려고 했다. 그러나 현재는 쌀이 남아돈다. 이곳을 네덜란드의 ‘푸드밸리’로 불리는 바헤닝언처럼 첨단 과학기술이 접목된 미래 지향적인 농업단지로 조성할 계획이다.”


―화성국제테마파크는 어떤 모습이 될 것인가.

“올해 봄에 신세계와 계약을 완료했다. 2026년 부분 개장을 거쳐 2031년 전체 개장이 목표다. 바닷물을 끌어들여 이탈리아 베네치아처럼 친환경 수변도시로 설계하고 있다. 국제테마파크와 시화호가 연결돼 해안 관광벨트로 조성한다. 테마파크는 약 418만 m²(약 127만 평) 부지에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등 최첨단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테마파크와 호텔, 쇼핑몰, 골프장을 조성할 예정이다.”

이렇듯 화성시는 서해안에서 해양 생태관광 벨트 구축과 그린뉴딜의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지난 54년간 미 공군 훈련장의 소음에 시달렸던 매향리 마을이 되찾은 평화와 화성습지의 생태적 가치는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매향리 마을에는 스위스 건축가 마리오 보타가 세운 기념관과 함께 평화생태공원이 조성된다. 그런데 2017년 2월 화성시 우정읍 화옹지구의 습지 지역 일대가 수원 군공항이 이전하는 예비후보지로 선정돼 논란이 일고 있다. 화성시민을 대상으로 올해 1월 말 진행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화성시민 10명 중 8명 가까이(77.4%)가 군공항 이전에 반대하고 나섰다.


―수원 군공항 이전에 대한 올바른 해결책은….

“현재의 수원 군공항 부지가 이전된 후 만약에 아파트로 재개발되면 막대한 개발이익이 생긴다. 특별법에 규정된 ‘기부 대 양여’ 방식에 따라 최소 5조∼10조 원 규모가 될 개발이익금은 군공항을 새롭게 유치하는 도시에 주도록 돼 있다. 재정자립도가 충분한 화성시는 유치할 의향이 없지만, 군공항 이전 후보지 유치신청을 다시 받으면 자원하겠다는 지자체가 몇 곳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군공항 이전사업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올바른 해결책을 얻기 위해 ‘원점에서 재검토’를 통해 충분히 논의하면서 진행해야 한다.”


―화성습지를 잘 보존해야 하는 이유는….


“화성의 자연은 후손들에게 잠시 빌려 쓰는 것이다. 인공적인 것은 다시 더 좋은 것을 지을 수 있지만 자연은 만들 수가 없다. 여유 있을 때 비축하듯이 지금은 습지와 해안가를 보존해야 한다. 현재는 화성이 기업도시지만 미래는 ‘관광’으로 보고 준비하고 있다.”

화성=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