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스마트폰-가전 날개 달고 깜짝 실적

서동일 기자

입력 2021-04-08 03:00 수정 2021-04-08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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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매출 65조-영업익 9조3000억
영업익 44%↑… 시장전망 뛰어넘어
코로나 영향에 보복소비 늘어나… 프리미엄 전자제품이 실적 견인
美한파로 공장가동 중단사태 겪은 반도체 부진 딛고 어닝 서프라이즈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1∼3월) 증권가 전망치를 웃도는 깜짝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1분기 매출 65조 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1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다. 갤럭시 S21 시리즈와 비스포크 가전제품, 프리미엄TV 등이 실적 상승을 이끌었다. 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딜라이트룸 앞에 갤럭시 S21 광고가 붙어 있다. 뉴스1
스마트폰과 TV·가전, 반도체 등 ‘삼각편대’를 구축한 삼성전자 사업 포트폴리오가 다시 한 번 빛을 발했다. 올해 초 미국 텍사스주 한파 영향으로 공장 가동 중단 사태 등을 겪으며 주춤했던 반도체 사업부문의 부진을 스마트폰과 가전 사업부문이 충실히 채워줬다. 억눌렸던 소비가 폭발하는 흐름이 이어진 데다 글로벌 경기 회복세와 더불어 프리미엄 전자제품에 지갑을 여는 ‘코로나 소비패턴’이 뉴 노멀로 자리 잡았다는 평이 나온다.

7일 삼성전자가 공시한 1분기(1∼3월) 연결 기준 잠정실적 매출 65조 원은 역대 최고치였던 지난해 3분기(66조9600억 원)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영업이익 9조3000억 원 역시 증권가 전망치(8조9000억 원)를 크게 웃도는 성적이다. 삼성전자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7.5%, 영업이익은 44.2% 증가했다.

특히 매출은 1분기 기준 역대 최고치인 데다 직전 분기인 지난해 4분기(10∼12월·61조5500억 원)보다도 5.6% 늘었다. 삼성전자의 1분기 매출이 전년 4분기와 비교해 더 늘어난 것은 국제회계기준(IFRS)이 도입된 2011년 이후 처음이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불붙인 펜트업(억눌렸던 소비가 폭발하는 현상) 수요가 올해 1분기까지 이어진 영향이 컸다. 지난해 3분기(7∼9월)부터 폭발하기 시작한 펜트업 효과로 스마트폰, 프리미엄TV, 가전제품을 사들이는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통상 1분기 매출은 크리스마스, 블랙프라이데이 등이 몰려 있는 4분기보다 낮아지는 것이 보통이지만 올해는 갤럭시 S21, 맞춤형 가전 비스포크, 프리미엄 TV 등이 선전하면서 매출 상승을 이끌었다”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2분기(4∼6월) 메모리반도체 가격 상승이 본격화되면 삼성전자 실적 상승에 더욱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날 공시한 잠정실적에는 사업부문별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증권가 분석을 종합하면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IM(IT모바일) 사업부문은 1분기 4조2000억∼4조5000억 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60% 안팎으로 오른 수치다. 예년보다 출시 일정을 두 달 앞당긴 갤럭시 S21의 ‘조기 등판’ 전략이 통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애플을 다시 제치고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2월 기준)에 재등극했다.

소비자가전(CE) 사업부문도 영업이익이 지난해 3분기에 이어 1조 원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코로나19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 대형 프리미엄 TV와 맞춤형 가전인 비스포크 인기가 높아진 덕분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가전에 인테리어 개념을 도입한 비스포크 가전은 젊은층을 중심으로 1년 반 사이 누적 판매량이 100만 대를 돌파했다”며 “집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새로운 소비패턴에 힘입어 국내 가전제품 시장의 판도를 흔들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DS) 사업부문은 메모리반도체 가격 상승 흐름, 글로벌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에도 불구하고 기대만큼 좋은 성적을 거두지는 못했다. 증권가에서는 1분기 3조5000억 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1분기(4조1200억 원)에 비해 15%가량 줄어든 수치다. 미국 텍사스주 한파로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공장 가동 중단이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3개월 이상 장기 계약을 맺는 반도체 산업 특성상 연초 메모리 가격 상승이 1분기 실적에 곧바로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동일 기자 d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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