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빅3, 박 터지는 ‘영등포 대전’…생존 경쟁 돌입

뉴시스

입력 2021-02-26 16:59 수정 2021-02-26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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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롯데·신세계백화점에 더현대서울 합류
영등포 백화점 모두 파격 시도로 고객 관심
더현대서울 공세에 롯데·신세계 바짝 긴장



 백화점 빅3(롯데·신세계·현대)가 영등포에서 맞붙는다. 기존에 서울 서부 상권을 두고 경쟁했던 롯데백화점 영등포점과 신세계백화점 타임스퀘어점에 이어 현대백화점의 더현대서울이 26일 여의도에 개점하면서 지하철 두 정거장을 사이에 3대 백화점이 모두 들어서게 됐다.

‘더현대 서울’은 24~25일 사전 오픈 행사를 한데 이어 이날 서울 여의도에 정식으로 문을 열었다. 서울에 백화점이 생긴 것은 지난 2011년 롯데백화점 김포공항점 이후 무려 10년만이다.

백화점 업계는 더현대서울 개점의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영등포가 백화점 업계 가장 핫한 곳이 돼버렸다”고 했다. 이런 말이 나오는 건 영등포에 들어선 백화점들이 기존 백화점 공식과 다른 파격 시도로 모객(募客)에 나서고 있어서다. 영등포 롯데·신세계백화점은 MZ세대를 겨냥해 지난해 입점 브랜드부터 층별 구성까지 점포 전체를 싹 뜯어 고쳤다. 여기에 더현대서울이 ‘자연주의 백화점’이라는 전에 없던 콘셉트로 승부를 걸어오고 있다.

지난 24, 25일에 시범 운영된 더현대서울에 대한 반응은 아직까진 칭찬 일색이다. 정식 개장을 하지 않았음에도 여의도 일대 직장인과 즐길 거리를 찾는 젊은 세대가 대거 몰리며 개장 전부터 입장을 기다리는 사람들로 긴 줄이 늘어서기도 했다.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나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백화점 내에 숲을 만들고, 폭포까지 들여놓는 등 쇼핑만 하는 공간이 아닌 편하게 휴식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바꿔놓은 시도가 참신하다는 평가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한동안은 더현대서울이 서부권 고객 뿐만 아니라 서울 지역 쇼핑 고객을 대거 빨아들이지 않겠느냐”고 했다.
영등포에 있는 롯데·신세계백화점이 평범한 점포였다면 더현대서울에 속절 없이 밀렸겠지만, 그렇지 않다는 게 백화점 3사의 치열한 경쟁을 예상하게 한다.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은 지난해 12월 약 1년 간 진행해온 리뉴얼을 마치면서 MZ세대 공략 거점으로 다시 태어났다는 평가를 받았다. 명품 매장과 화장품 매장이 있던 1층을 젊은 세대 취향을 고려한 각종 편집 매장과 맛집으로 불리는 식음료(F&B) 매장으로 채웠다. 테슬라 갤러리, 국내 최초 한정판 스니커즈 거래 매장인 아웃오브스탁도 열었다. 3층으로 올라간 화장품 매장은 MZ세대 관심도가 높은 명품 향수를 전면에 내세웠다. 디올은 한국 최초로 ‘자도르’ ‘소바쥬’ 존을 특화했고, 샤넬도 고가 향수인 ‘레조드 샤넬’ 존을 만들었다. 럭셔리 화장품인 구찌 뷰티, 지방시 뷰티, 티파니 퍼퓸, 버버리 퍼퓸도 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영등포점을 MZ세대 놀이터로 만들 계획”이라며 “20~30대 고객이 관심을 가질 만한 콘텐츠를 계속 추가할 계획”이라고 했다.

신세계백화점 타임스퀘어점은 지난해 건물 한 동 전체를 리빙관으로 채우는 파격 시도를 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백화점 리빙 부문(10.6%↑)은 코로나 사태 중에도 명품 부문과 함께 유이하게 플러스(+) 성장을 했다. 최근 급증한 리빙 수요를 대형 리빙 전문관으로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1층에 화장품 매장 대신 식품관을 전진 배치한 것도 이곳만의 특징이다. 이와 함께 3대 명품(에르메스·샤넬·루이비통) 중 하나인 루이비통 매장이 입점해 있다는 건 신세계백화점 타임스퀘어점의 가장 강력한 장점이다. 영등포에 있는 백화점 중 3대 명품 매장이 들어가 있는 점포는 신세계백화점 밖에 없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롯데·신세계백화점은 더현대서울에 맞서기 위해 계속해서 매장을 새롭게 바꿔나갈 수 밖에 없다”며 “앞으로 펼쳐질 세 업체 간 경쟁이 더 볼 만할 것”이라고 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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