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수요 업고 ‘치킨의 진격’… 한미일 시장 모두 달아올라

강유현 기자

입력 2020-10-23 03:00 수정 2020-10-2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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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촌, 내달 12일 코스피 상장…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 중 처음
노랑통닭 매각 성공적으로 완료… 미일 시장도 코로나이후 급성장


‘회사 관두고 치킨집 차리면 망한다’고 하지만 올해는 사정이 달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외식업계는 침체를 겪고 있지만 치킨업체들은 배달 수요를 등에 업고 확장 경쟁을 벌이고 있다. 업계 1위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가 다음 달 12일 코스피에 상장하는 등 자본시장에서도 두각을 보이는 중이다. 미국과 일본에서도 사회적 거리 두기 이후 치킨 시장이 커지고 있다.

○ 자본시장에서 치킨 두각

교촌에프앤비는 22일 온라인 간담회를 열고 다음 달 12일 코스피에 상장한다고 밝혔다. 희망 공모가는 1만600∼1만2300원으로 다음 달 3, 4일 청약을 받는다.

1991년 설립한 교촌에프앤비는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 최초로 코스피에 상장한다. 기존에 코스닥에 상장한 외식 프랜차이즈가 페이퍼컴퍼니와 합병해 우회상장한 것과 달리 첫 정규상장이다. 교촌에프앤비는 올해 상반기(1∼6월) 매출이 2156억 원으로 작년 상반기보다 15.8% 증가했다. 2025년까지 국내 매장을 1234개에서 1500개로, 해외 매장을 37개에서 500개 이상으로 늘리고 간편가정식(HMR), 수제맥주 등 신사업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최근 실적 부진으로 외식업체들이 매물로 쏟아져 나오는 가운데 노랑통닭은 성공적으로 매각이 완료됐다. 국내 사모펀드(PEF)인 큐캐피탈과 코스톤아시아는 노랑푸드 지분 100%를 공동 인수하는 작업을 16일 마무리했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노랑통닭은 매출이 2017년 150억 원에서 지난해 502억 원으로 급증한 데다 가맹점 수가 상대적으로 적어 확장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페리카나는 미스터피자 운영사인 MP그룹 인수를 통해 시너지효과 창출을 모색하고 있다. 단, MP그룹이 정우현 전 회장의 횡령·배임 혐의로 한국거래소의 상장 적격성 심사를 받고 있는 만큼 상장이 유지되는 조건하에 인수를 확정짓기로 했다. 거래소는 늦어도 다음 달 결론을 낼 방침이다.

○ 배달 수요 급증, 양극화 트렌드에도 부합

이달 초 농촌진흥청은 올해 1인당 배달 닭고기 소비량이 당초 예상보다 11.5% 늘어난 3.29kg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코로나19 때문에 0.34kg 증가할 것이라는 추산이다.

IB업계에서는 국내 1인당 닭고기 소비량(18.7kg)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31.3kg에 못 미치는 점을 들어 치킨 시장이 더 성장할 것으로 본다. 외식업체를 보유한 한 PEF 관계자는 “외식업계가 양극화되면서 소비자들은 육류 소비에서도 아예 질 좋은 쇠고기를 먹거나 가성비가 좋은 닭고기를 찾는 트렌드가 심화하고 있다”며 “지난해 치킨이 주재료인 패스트푸드 브랜드 맘스터치를 운영하는 해마로푸드서비스가 3500억 원 안팎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PEF에 팔린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라고 했다.

코로나19로 치킨 시장이 수혜를 보는 것은 국내만의 현상이 아니다. 미국 닭날개 전문점인 윙스톱은 21일 주가가 119.07달러로 연초 대비 40.5%, 코로나19 저점(3월 18일) 대비 139.5% 올랐다. 배달, 테이크아웃 수요가 늘고 치킨이 피자나 햄버거보다 건강한 식품으로 조명받은 덕분이다. 국내 PEF인 VIG파트너스가 보유한 치킨 브랜드 본촌 역시 미국 내 매장을 현재 약 100개에서 5년 내 400개로 늘릴 계획이다. KOTRA에 따르면 일본에서도 올해 튀김닭(치킨가라아게) 시장 규모가 23.1%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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