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근무 생산성을 높이는 세 가지 방법[Monday DBR]

동아일보

입력 2020-09-21 03:00:00 수정 2020-09-21 11:2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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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 대기업의 A 팀장은 코로나19 때문에 팀원 대부분이 재택근무를 하게 되면서 마음이 편치 않다. 평소 사무실에서도 근무 태도가 안 좋은 직원이 있었는데 심지어 집에서는 일을 얼마나 대충 할까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A 팀장처럼 비(非)대면 환경에서 업무를 지시해야 하는 기업 리더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재택근무를 하면 전염병 확산도 막고 출퇴근에 쓰는 시간과 에너지를 줄일 수 있지만 직원의 일탈 가능성이 높아지는 부작용도 있다.

어떻게 해야 재택 및 원격근무의 부작용을 줄이는 동시에 조직의 생산성을 끌어올릴 수 있을까. 뇌의 작동 방식을 이용해 다음 세 가지 방법을 써보자.


첫째, 기업 리더가 직원들에게 업무 지시를 할 때는 어떤 행동을 하라고 강요하기보다는 그런 행동을 하는 사람이 되라고 ‘정체성’을 강조하는 게 더 효과적이다. 2013년 미국 캘리포니아대의 행동심리학자 크리스토퍼 브라이언 교수의 연구팀은 이렇게 지시하는 내용을 살짝 변경하기만 해도 상대방의 행동을 바꾸는 데 큰 차이를 가져올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브라이언 교수 연구팀은 거짓말을 하면 돈을 주는 상황을 설정해 놓고 한 그룹에는 “거짓말을 하지 마세요”라고 얘기하고, 다른 그룹에는 “거짓말쟁이가 되지 마세요”라고 지시했다. 그러자 후자 그룹이 전자보다 훨씬 거짓말을 덜 했다. 양쪽 그룹의 차이는 전자에는 ‘거짓말’이라는 행동을 강조하고 후자에는 ‘거짓말쟁이’라는 정체성을 강조했을 뿐이다. 그런데 이런 차이가 실제로 서로 다른 행동으로 이어진 것이다.

즉, 누군가의 행동을 바꾸고 싶다면, 바꿨으면 하는 행동 자체를 강조하기보다는 행동을 바꿔서 이러이러한 사람이 돼 달라고 정체성을 강조하는 게 더 효과적이라는 교훈이다. 부하에게 책임감을 갖고 일하자는 주문을 하고 싶다면 “책임감을 가지세요”라고 말하는 것보다 “책임감 있는 구성원이 돼 주세요”라고 정체성을 자극하는 말을 하는 게 더 효과적이라는 뜻이다.

두 번째로 부하 직원들을 업무에 몰입시키고 싶다면 쉬운 과제보다 적당히 도전적인 과제를 부여하는 게 낫다. 사람은 쉬운 과제를 수행할 때는 다른 데 한눈을 팔거나 딴생각을 하기 쉽다. 우리 뇌를 몰입 상태에 빠지게 하는 신경전달 물질 중 하나로 노르에피네프린이 있는데 이 물질이 분비되려면 적당한 긴장이 필요하다. 이런 노르에피네프린의 분비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라도 너무 쉬운 과제보다는 약간 긴장감을 가져오는 과제에 도전하는 게 업무에 몰입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실제로 사람은 자기 능력보다 4% 정도 어려운 일을 수행할 때부터 몰입하기 시작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팀장은 팀원이 일에 몰입하게 만들고 싶다면 일부러라도 팀원 입장에서 조금 어렵지만 노력하면 충분히 달성할 수 있는 수준의 도전적인 과제를 부여하는 게 좋겠다. 물론 이때 과제가 너무 어려우면 팀원이 아예 포기해 버리는 역효과가 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집에서 일하더라도 집 안에 일하는 장소를 따로 구분하도록 하는 게 업무 생산성을 높이는 데 효과적이다. 수많은 뇌과학 연구들은 우리의 행동이 장소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밝힌다. 장소에 얽힌 기억들이 행동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우리 뇌에서 기억을 담당하는 부위가 해마인데 해마는 외부 자극을 서로 다른 작업 장소를 만들어 저장한다. 이는 뇌가 한정된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회사 업무도 마찬가지다. 너무 많은 일을 같은 공간에서 처리하는 것은 뇌과학적으로 해마에 부담이 될 수 있다. 베스트셀러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의 저자이자 신경과학자였던 올리버 색스(1933∼2015)는 아예 업무 종류별로 다른 장소에서 일하는 게 효과적이라고까지 조언한다. 예컨대 서로 다른 두 가지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면 집 안에서도 각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공간을 따로 배정해 일하라는 것이다. 그만큼 공간의 변화는 뇌가 새로운 일에 적응하는 데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 원고는 DBR(동아비즈니스리뷰) 303호(2020년 8월 15일자)에 실린 글 ‘책임감을 가지세요 vs 책임감 있는 구성원이 돼주세요’의 내용을 요약한 것입니다.

이수민 SM&J PARTNERS 대표 sumin@smnjpartner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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