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택배 안온다고 놀라지 마세요”…택배기사들 28년 만의 휴식
서형석 기자
입력 2020-08-13 17:09 수정 2020-08-13 17:16
14일부터 16일까지 사흘간 택배가 사실상 올스톱된다. 택배업계가 택배기사의 재충전 시간을 위해 ‘택배 없는 날’로 정했기 때문이다.
CJ대한통운, 롯데글로벌로지스(롯데택배), 한진, 로젠택배 등 주요 택배사들은 이 기간동안 택배배송은 물론 물품 집하, 물류센터에서의 분류, 물류센터 간 수송 등 모든 택배 업무를 멈추기로 했다. 업계는 전체 택배업계의 80%가 이번 휴무에 동참할 것으로 보고 있다. 택배 업무는 17일부터 재개된다. 정부가 이날을 임시공휴일로 정했지만 택배업계는 14일 배송 중단에 빠른 소비자 불편을 감안해 17일 업무에 나서기로 했다. 택배업계가 택배기사의 휴식권 보장을 위해 평일 중 단체로 휴업하는 건 1992년 국내에서 택배사업이 본격 시작된 후 28년 만에 처음이다.
택배 없는 날은 올해 들어 3명의 택배 근로자가 과로로 인해 숨진 사건을 계기로 논의가 본격화됐다.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창궐로 비대면(언택트) 구매가 늘어나면서 택배 물량도 함께 증가했고, 택배기사들의 처우 개선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이에 따라 지난달 택배업계 협의체인 한국통합물류협회가 8월 14일을 택배업계의 공식 휴일로 지정했다.
택배 업무는 17일 재개되지만 고객이 택배 물품을 받기까지는 평소보다 1, 2일 가량 더 걸릴 전망이다. 14일에도 편의점 등에서의 택배물품 접수는 계속 이뤄지는데다 14일 업무 중단으로 적체된 물량을 소화하는데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편, 택배 물류망을 쓰지 않는 쿠팡의 ‘로켓배송’, 신세계(SSG닷컴)의 ‘쓱배송’ 등은 14일에도 정상적으로 배송 한다.
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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