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M&A 불씨 살리나… 다시 얼굴 맞대는 현산-금호산업

김형민 기자 , 조윤경 기자

입력 2020-08-12 03:00:00 수정 2020-08-12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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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측 CEO 이르면 이달중 대면협상… 현산 “인수상황 재점검 전제로 협의”
금호 “거래종결 원하면 언제든 논의”, 8개월 답보… 돌파구 마련할지 촉각
채권단 “일단 양측 만나는데 의미”… 일각 “협상보단 소송전 대비” 분석도


HDC현대산업개발이 금호산업의 대면 협상 제안을 수락하면서 매각 무산 위기에 몰렸던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이 새 국면을 맞았다.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10일 인천공항 제1터미널에 계류돼 있다. 뉴스1
HDC현대산업개발이 금호산업의 대면 협상 제안을 수락하면서 수개월간 중단됐던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 절차가 전환점을 맞게 됐다. 양측이 대면 협상에 대한 합의만 했을 뿐 기존 태도를 고수하고 있어 만나더라도 협상이 순조롭게 마무리되기는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11일 재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금호산업과 HDC현산의 최고경영자(CEO)는 이르면 이달 중 아시아나 인수합병을 논의하는 대면 협상에 나선다. 금호산업은 전날 입장문을 통해 “늦었지만, 이제라도 HDC현산이 대면 협의를 수락한 것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며 “현산이 보도자료에서 밝혔듯이 인수 의지에 변함이 없고 조속한 거래 종결을 원한다면 언제든지 만나서 거래 종결 절차를 논의할 수 있다”고 했다.

현산은 앞서 금호산업에 인수 상황 재점검을 전제로 협의를 진행하자고 전달했다. 또 이를 위해 양 사 대표가 대면 협상에 나서자고 했다. 줄곧 만나서 협상하자는 금호산업의 제안을 받아들인 것이다. 현산 관계자는 “기존에 제안한 재실사 이외에 추가로 요구할 사항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인수 성사 여부에 대해서 아직 예단하기는 이른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HDC현산이 아시아나를 인수하기로 첫 계약을 맺은 이후 8개월간 답보 상태였던 매각이 이번 대면 협상 수용으로 한 걸음 진전된 셈이다. HDC현산은 계약 당시 2조5000억 원에 아시아나를 사기로 했다.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터지고 항공업계의 피해가 커지자 인수 절차가 무기한 중단됐다.

HDC현산의 대면 협상 제안은 채권단과 금호산업의 ‘최후통첩’에 대한 대응이다. 이달 11일까지 인수 의지를 보이지 않으면 12일부터 계약 해지를 선언할 수 있다고 채권단과 금호산업은 HDC현산을 압박했다.

양측이 매각 무산을 염두에 둔 ‘벼랑 끝 전술’을 펼친 끝에 극적으로 대면 협상이 성사됐지만, 인수합병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될지에 대해선 여전히 회의적이다. HDC현산은 대면 협상을 제안할 때도 협상의 주된 목적을 ‘재실사 여부 결정’이라고 명백히 밝혔다. 반면 금호산업은 대면 협상을 수락한 이유는 ‘거래 종결을 위한 절차의 진행’ 때문이라고 주장하며 맞서고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일단 양측이 만난다는 데 의미를 둘 수 있다”며 “이를 계기로 진전된 논의가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했다.

시장에서도 이번 대면 협상을 통해 아시아나 인수합병 절차가 급진전될 것으로 보지 않는 분위기다. 재실사에 대한 양측의 입장이 여전히 달라 대면 협상이 성과 없이 끝나고 힘겨루기가 재연될 가능성도 있다. 복수의 채권단 관계자는 “이번 대면 협상에 재실사 여부를 넘어선 진전된 안건이 논의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일종의 ‘시간 벌기’로 끝날 가능성도 있다는 뜻이다.

대면 협상이 결렬될 경우 양측이 회사를 살리기 위한 인수합병 논의보다 협상 무산 이후 소송을 염두에 둔 ‘책임 떠넘기기’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비난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대면 협상이 별 소득 없이 끝나면 사실상 매각 무산에 따른 대비책을 실행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얼굴 보며 만나는 데만 수개월이 걸렸다”며 “이번 대면 협상마저 성과가 없다면 아시아나 매각은 무산됐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형민 kalssam35@donga.com·조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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