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문안 못 오는데 주스 선물세트 누가 사겠어요”…병원 편의점 ‘울상’

뉴스1

입력 2020-07-10 11:35 수정 2020-07-10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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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병원에 면회금지 안내문이 붙어있다. 2020.1.30/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대형 병원 편의점의 주스·두유·비타민·건강음료 등 음료 선물세트 매출이 급감했다. 대부분 병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을 차단하기 위해 보호자 외에는 면회를 금지하고 있어서다.

10일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대학병원에 입점한 편의점의 음료 선물세트 매출은 평균 51.4% 감소했다. 음료 선물세트는 주로 과일 주스·비타민·건강 음료로 구성돼 있어 병문안 선물용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A편의점의 경우 올해 상반기 병원 내 매장에서 판매한 과채주스 선물세트 매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평균 75.5% 감소했다. 매출액이 가장 많이 줄어든 매장은 최대 78.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각 매장 전체 제품 매출 감소 폭이 평균 7.4%인 것을 감안하면 10배 가까이 더 많이 줄어든 셈이다.

B편의점 음료 선물세트(주스·두유 등) 매출은 평균 68.9% 줄어들었다. 전체 음료 매출 중에서 선물세트 음료가 차지하는 비중도 20.8%에서 10.8%로 감소했다.

C편의점 역시 음료 선물세트 매출이 9.8% 줄었다. 단품별로는 병문안 선물용으로 인기가 높은 비타민 음료 판매가 3.5% 감소했다. 건강음료는 오히려 매출이 1.8% 늘었다.

한 편의점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입원 환자가 줄면서 병문안 선물용 제품 판매가 부진했다”며 “장기 입원 환자가 많은 병원의 경우엔 매출 감소 폭이 크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 음료 제조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주스 선물세트(각 180㎖) 전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 중반대 감소 폭을 보였다. 반면 대형 병원 내에서 판매된 제품 감소 폭은 평균 50%대를 기록했다.

한 병원 안에 입점한 편의점 점주는 “병문안을 오는 손님이 (음료 선물세트) 주요 고객이었는데 방문자조차 없어 매출에 영향이 크다”며 “(지난해 상반기)음료 선물세트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 정도였다면 지금은 7% 정도”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1월 서울 대형 병원들은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면회 제한 조치를 발표했다. 특히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삼성서울병원·서울대병원·서울아산병원·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을 포함한 대형 병원들이 일반 병실 면회를 금지했다.

여기에 정부의 다중 이용시설 금지 조치로 장례식장 방문자가 줄어든 것도 편의점 매출 감소에 영향을 줬다. 서울의 한 대형 병원 장례식장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3월 장례식장 방문객은 전년 대비 5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감염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장례식장 내 음식 제공이 금지되는 곳도 늘면서 음료 매출도 덩달아 영향을 받았을 것이란 분석이다.

음료 업계 관계자는 “음료 선물세트는 특히 대면 활동에 영향을 많이 받는 제품이라 판매에 타격을 입은 것 같다”며 “코로나19가 종식되면 어떤 제품보다 빠르게 매출을 회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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