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북 광고 보이콧’ 삼성전자 북미 법인도 동참

신무경 기자

입력 2020-07-09 03:00:00 수정 2020-07-09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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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정서 고려” 한시적 중단… 다른 대기업들도 국내외 눈치보기
트럼프 혐오발언에 미적댄 페북, 보이콧 동참기업 1000여개로 확산
글로벌 기업들 韓 지사에도 자제령


혐오 발언 게시물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은 페이스북에 글로벌 기업들이 광고 보이콧을 선언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도 북미에서 페북 광고를 중단했다. 글로벌 기업들의 한국 지사도 한국 내 페북 광고를 자제하라는 본사 지시에 따르는 등 광고 불매 운동이 북미와 유럽에 이어 국내에까지 확산되고 있다.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가 광고주들의 계속된 이탈에 “정책 위반 게시물에 경고 딱지를 붙이겠다”며 백기 투항 했지만 ‘탈페북’ 움직임은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8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북미 법인은 이달 초부터 페북 광고를 한시적으로 중단했다. 삼성 측은 “소비자들의 정서, 임직원들의 반응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현지 법인 판단하에 페북 광고를 중단했고 상황에 따라 재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삼성 측은 “다른 글로벌 대기업들처럼 본사 차원의 전면적 보이콧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국내에서의 페북 광고 중단은 고려 대상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앞서 북미에서 페북 광고 보이콧을 선언한 글로벌 기업의 한국 지사들도 국내에서 페북, 인스타그램 광고를 자제하라는 주문이 내려온 상황이다. 독일 소프트웨어 업체 SAP의 한국지사 관계자는 “본사 차원에서 7월 한 달간 페북 광고를 끊으라는 정책이 내려왔다”고 말했다. 코카콜라와 반도체 설계사인 AMD 등도 본사의 광고 중단 지침에 따라 최근 페북 광고를 중단했다.


SK와 LG, 현대자동차 등 국내 주요 대기업들은 현재 국내외에서 페북 광고를 중단하지 않았지만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직접적인 이해당사자인 북미 소비자와 해당 이슈를 바라보는 국내 소비자, 마케팅 측면에서 긴밀한 협력 파트너인 페북과의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현지 법인이나 계열사들이 판단할 사안”이라면서도 “현지 여론에 미칠 파장이 커 광고 중단 여부를 공개하는 것이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김진형 중앙대 석좌교수는 “우리 기업들이 현지에서 미국 기업들처럼 전면에 나서서 보이콧에 참여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 페북은 글로벌 기업들에 철저히 외면받고 있다.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페북에 조지 플로이드 사망에 항의하는 시위대를 폭도로 칭하며 “약탈이 시작되면 총격도 시작된다”고 올려 논란을 빚었으나 저커버그 CEO가 ‘표현의 자유’를 내세워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뒤로부터 페북 불매 운동이 확산됐다. 미국 시민단체들은 미국에 이어 유럽 기업들에도 광고 보이콧 운동에 동참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 누리꾼들이 실시간 집계하는 불매 광고주 리스트에는 1000여 개 가까운 기업이 동참한 것으로 나타났다. 페북은 지난해 광고 매출로만 700억 달러(약 84조 원)를 올렸다.

페북은 8일(현지 시간) 논란의 확산을 막고자 광고 보이콧을 주도한 전미흑인지위향상협회(NAACP) 등 인권단체들과 만나 대화를 나눴지만 재발 방지를 위한 뚜렷한 해법을 내놓지 못했다. 인권단체들은 “혐오 콘텐츠 대응과 관련한 정기적인 감사 보고서 발간 등 10가지 요구를 했는데 명백한 대답을 듣지 못했다”며 “페북이 우리와의 만남을 홍보 전략의 하나로 여기는 듯했다”고 비판했다.

신무경 기자 y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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