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부른 新골드러시… 상반기 金 ETF에 47조원 몰려

박희창 기자

입력 2020-07-09 03:00:00 수정 2020-07-09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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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400억달러 유입 사상 최대

金 1온스 1800달러 돌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는 가운데 안전자산인 금값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7일(현지 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8월물 금은 온스당 1800달러를 돌파하며 2011년 9월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사진은 8일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의 골드바. 뉴스1
금(金) 시세 변동에 따라 수익률이 오르내리는 각국의 ‘금(金) 상장지수펀드(ETF)’에 올해 들어 6월까지 역대 최대 규모의 자금이 몰린 것으로 집계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안전 자산 선호 현상이 강해지면서 ‘신(新)골드러시’가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세계 각국이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해 유례없는 돈 풀기에 나서면서 화폐 가치가 하락할 것이라는 우려도 깊어져 당분간 금값 상승세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 6개월 동안 400억 달러 유입
8일 세계금위원회(WGC)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전 세계 금 상장지수펀드(Gold-Backed ETF)에 유입된 돈은 400억 달러(약 47조8000억 원)로 상반기 기준 사상 최대였다. 이를 금 실물로 환산하면 734t으로 한국 금 보유량(104t)의 7배다. WGC는 이 같은 금 ETF의 기록적인 증가는 투자자들이 금을 가치의 저장 수단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금값이 오르면서 금 ETF가 높은 수익률을 보이고, 이는 또다시 금 ETF로 돈이 몰리게 하고 있다. 실제 국내에서 투자할 수 있는 주요 금 ETF 상품들은 20%가 넘는 상승률을 보였다. KINDEX 골드선물 레버리지(합성H)는 1년 전보다 46.10% 올랐고, KODEX 골드선물도 23.39% 상승했다. 금 ETF는 적은 돈으로 투자할 수 있고 거래도 쉬워 현물 금 투자의 대안 중 하나로 꼽힌다.



국제 금값은 연일 9년 만의 최고가를 다시 써나가고 있다. 7일(현지 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8월 인도분 금은 전 거래일보다 온스(약 31.1g)당 0.9% 오른 1809.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2011년 9월 이후 가장 높은 가격이다. 한국거래소 금시장(KRX금시장)에서 거래되는 금값은 올해 들어서만 g당 5만 원대에서 6만 원대로 21% 상승했다.


○ 금값 온스당 3000달러?
금 ETF에 자금이 몰리고 금값이 계속 상승하는 이유는 돈 가치가 떨어질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블룸버그 통화공급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말 전 세계 통화량(M2·광의통화)은 86조 달러(약 10경3200조 원)로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8년 6월 말보다 100% 증가했다. 시중에 돈이 많이 풀리면 돈 가치는 떨어지게 되고, 투자자 입장에서는 금이라는 현물을 통해 자산 가치를 유지하고자 한다.

국내에서도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김현섭 KB국민은행 도곡PB 팀장은 “돈 가치 하락을 걱정하는 자산가들이 많다”며 “이미 금 가격이 많이 올랐기 때문에 금 투자에 나서려는 투자자들은 추이를 지켜보면서 가격이 내려올 때를 기다리거나 지금부터라도 조금씩 구입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올 4월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금값이 30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각국의 돈 풀기 정책과 11월 미국 대선, 미중 신냉전 등 시장 불안정성이 커질 것이라는 점을 그 이유로 들었다. 하지만 2008∼2011년 금값 상승의 경험에 비춰 추가적인 상승 여지에 의문을 표시하는 시각도 존재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008년부터 2011년까지 실제 금값 상승률은 20∼25%를 보였다”며 “지난 12개월 동안 금값은 27%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이미 금 투자에 대한 기대 수익률이 낮아졌다는 의미다.

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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