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X 30개 역에 환승센터… 3분내 갈아탄다

유원모 기자

입력 2020-06-03 03:00 수정 2020-06-03 0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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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지자체 대상 시범사업 공모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가 지나갈 수도권 30개 역사에 버스, 지하철, 경전철, GTX 등을 한자리에서 이용할 수 있는 통합 환승센터가 들어선다. GTX 역사 지하에 환승센터를 설치하는 등 최적의 환승 동선을 마련해 환승 시간을 3분 이내로 단축한다는 게 목표다.

국토교통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는 GTX 계획과 철도·버스 간 환승 동선을 선제적으로 구축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GTX 역사 환승센터 시범사업 공모’를 추진한다고 2일 밝혔다. 국토부 관계자는 “그동안 철도사업이 완료된 후 환승센터를 건립하던 관행으로 인해 환승 동선이 복잡하고,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문제 제기가 있었다”며 “지역 여건에 익숙한 지자체의 참여를 통해 GTX 역사를 다른 교통수단 간에 연계환승이 쉬워지도록 꾸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GTX는 일반 전철보다 최대 3, 4배 빠른 최고 시속 180km로 운행하는 특성상 역 간 거리가 멀고, 지하 40m가 넘는 대심도(大深度) 공간에 건립된다. 정부는 GTX 3개 노선이 건설되면 하루 이용객이 100만 명에 이르고, 2시간이 넘는 출퇴근 시간이 30분대로 단축될 것으로 전망했지만 전문가들은 전철, 버스 등과의 연계환승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GTX 사업 효과가 반감될 것이라고 지적해왔다.

현재 국토부의 계획에 따르면 GTX A·B·C 3개 노선으로 예정된 30개 역사 가운데 환승센터 설치가 예정된 곳은 GTX 노선 2개 이상이 환승하는 서울역, 청량리역, 삼성역 등 3곳에 불과하다. 나머지 27개역 가운데 14곳은 지자체가 자체적으로 GTX 역사 인근에 환승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있지만 나머지 13곳은 환승센터 계획이 전무하다. 이에 국토부는 이번 공모에서 △환승 동선 180m 이내 △환승 시간 3분 이내 △환승센터 지하 배치 등을 기준으로 제시하며 서울역 등 3개역을 제외한 27개역(기존 추진 14개역 포함)에도 통합 환승센터를 구축할 방침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3개 조건은 예시로, 해당 역사의 여건에 맞게 GTX 역사 출입구, 대합실 등을 자유롭게 구상할 수 있다”며 “대표적으로 2016년 4월 문을 연 경기 수원시 신분당선 광교중앙역 환승센터는 규모는 작지만 지하에서 한 번에 버스와 전철 환승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참고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전기자전거, 전동킥보드 등 공유 모빌리티를 활용하는 등 주민 편의를 제고할 수 있는 새로운 아이디어 등에 대해 가점을 부여할 계획이다. 공모를 통해 선정된 계획안은 GTX 기본계획 및 민간투자시설사업 기본계획(RFP)에 반영하도록 해 지자체 구상안의 실현 가능성을 높일 방침이다.

해외에서는 철도 역사를 중심으로 한 복합 환승센터가 지역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한 경우가 많다. 프랑스 파리의 라데팡스는 지하에 프랑스 고속철도(TGV), 지하철, 버스, 택시 환승센터를 건립하고 지상에는 300∼400m의 고층·고밀도 상업시설을 밀집시켜 파리의 새로운 경제 중심지로 떠올랐다. 미국의 샌프란시스코 트랜짓센터, 네덜란드의 위트레흐트역도 건축미와 도시 교통의 중심지 역할을 하는 대표적인 환승센터다.

다만 전문가들은 서울 도심, 수도권 외곽 등 지역별 특성에 맞는 환승센터 공모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유정훈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유럽에선 시민들이 집에서 가까운 역까지만 자동차로 이동하고, 이후에는 광역철도를 통해 통근하는 파크 앤드 라이드(park and ride) 방식을 고려한 역사 개발이 보편화돼 있다”며 “수도권 외곽의 환승센터에는 단순히 버스, 전철뿐 아니라 자가용 환승도 고려한 계획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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