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콕 느니 소파를 바꾸고 싶네”… 코로나로 가구업체 깜짝 호황

김은지 기자

입력 2020-06-03 03:00 수정 2020-06-03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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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리바트 매출 19%↑ 한샘 11%↑… 홈인테리어-리모델링 관심 커져
온라인 구매 트렌드 확산도 영향… 업계, VR서비스-물류 개선 나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온라인 판매가 대폭 늘어난 현대리바트의 ‘레가토’ 소파. 현대리바트 제공
40대 직장인 김모 씨는 지난달 초 집 마룻바닥을 교체했다. 일, 약속으로 바빠 평소에는 엄두가 나지 않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난 김에 큰맘 먹고 리모델링에 나선 것. 최근엔 거실에 둘 고급 소파도 구입했다. 김 씨는 “‘집콕’으로 소파에 누워서 TV를 보는 시간이 많아져 이참에 소파를 바꿔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소파 주문량이 너무 많아 배송까지는 한 달 반을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가구업계가 특수를 맞았다. 홈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가구를 구입하고 집 안 인테리어를 바꾸려는 이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고가품인 가구는 전통적으로 오프라인 구매율이 높은 품목이지만 최근엔 온라인으로 가구를 구입하는 이들도 많다. 온라인 쇼핑이 일상화되고 가구에 대한 인식이 ‘한 번 사면 오래 쓰는 것’에서 ‘유행과 필요에 따라 수시로 바꾸는 것’으로 변화하면서 온라인 가구 매출이 크게 늘고 있다. 가상현실(VR) 등 선진 정보통신기술(ICT)의 발달로 소비자들이 매장에 가지 않고 충분한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된 것도 언택트 가구 소비가 늘어난 이유다.

현대리바트는 1분기(1∼3월) 매출 3694억 원, 영업이익 148억 원을 달성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18.7%, 50.4% 늘어난 수치다. 회사는 주방가구, 온라인 등 기업과 개인 간 거래(B2C) 사업의 호조를 어닝 서프라이즈의 요인으로 꼽았다. 온라인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5% 늘었다. 현대리바트 관계자는 “올해 온라인 매출 목표액인 1500억 원을 무난히 달성할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이 회사의 온라인 매출은 1200억 원이었다.

현대리바트는 온라인 사업 강화를 위해 내년 상반기(1∼6월) 중 가동 예정이었던 ‘스마트워크센터’ 물류센터를 지난달 중순 조기 가동했다. 스마트워크센터는 스마트공장과 물류센터로 이뤄져 있는데 이 중 물류센터만 먼저 가동한 것이다. 이로써 하루 평균 출고 가능한 물량이 2.3배로 증가했다.

한샘도 1분기 매출이 4926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1.3% 늘었다. 영업이익은 171억 원으로 7.4% 줄었지만, 사업성 악화 요인보다는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기부, 임대료 감면 등 일회성 비용 지출 때문이라고 회사 측은 밝혔다.

매출 성장은 한샘이 역점을 두고 있는 리모델링 사업 ‘리하우스’가 견인했다. 리하우스는 바닥재, 벽지, 조명까지 한샘 제품으로 통일감 있게 연출하는 리모델링 상품이다. 1분기 한샘 리하우스 시공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6% 늘었다. 이 기간 주택매매 거래량이 지난해 대비 124% 늘고, 재건축 규제 강화 등이 호재로 작용했다. 집콕 때문에 주방, 욕실 등을 부분적으로 뜯어고치는 수요가 증가한 것도 한몫했다. 한샘 관계자는 “리모델링 공사 후 모습을 가상현실로 체험해 볼 수 있는 온라인 서비스가 특히 인기”라고 말했다.

가구업체들은 2분기(4∼6월)에도 좋은 성과를 거둘 것으로 보고 있다. 결혼 등 이벤트가 몰린 2분기는 원래 성수기인 데다 코로나19의 장기화와 재건축 규제 등 상승 요인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현대리바트 관계자는 “4월 온라인 매출이 지난해 대비 26% 늘고 주방가구 매출도 43% 신장해 2분기도 호실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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