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신평사, 韓금융업 잇딴 경고…금융위기보다 심각

뉴시스

입력 2020-04-08 12:08:00 수정 2020-04-08 12:11:00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무디스, 은행과 증권사 6곳 신용등급 전망 하향해
2008년 금융위기, 피치의 은행 전망 하향서 시작
"코로나19, 펀더멘털 이슈…신용등급 내릴 수도"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국내 은행과 증권사들에 대해 신용등급 하향을 검토하고 있다. 은행, 증권사 등이 신용등급 하향조정 리스트에 오르며 국내 금융 시스템의 안정성이 약화돼 경기침체의 단초가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무디스는 KB증권,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등 6개 증권사의 신용등급 전망을 종전 ‘안정적’에서 ‘하향조정 검토’로 변경했다고 8일 밝혔다. 지난 2일 한국 은행업에 대한 신용등급 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한 데 이어 증권사들도 등급 전망을 하향조정한 것이다. 등급 전망 하향은 신용등급을 하향할 수 있다는 신호로 여겨진다.

은행, 증권사 등이 하향조정 리스트에 오르며 국가 전반적인 경기침체가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금융사에 대한 신용등급 하향 조정은 채권 조달 금리 상승으로 이어져 부담으로 작용하고 은행권의 이러한 자금 조달 문제는 국내 금융 시스템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


2008년 금융위기는 그해 7월 신평사 피치(Fitch)가 국내 은행에 대한 신용등급 전망을 하향조정하며 시작됐다. 이후 무디스와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가 은행업권에 대한 등급 전망을 무더기로 하향조정했고 11월 들어 한국의 신용등급 전망까지 강등됐다.

당시 외국계 신평사들은 유동성 위기로 판단해 국내 은행에 대해 등급전망 하향조정에 그쳤지만 이번의 경우 펀더멘털 이슈로 번지며 은행의 신용등급을 내리는 것으로 이어질 수 있어 우려가 심화되고 있다.

은행은 금리 인하로 인한 예대마진 축소 등 이익 체력이 약화되고 있던 추세에서 코로나19로 인한 대출 부실화로 건전성 악화까지 이어질 경우 신평사의 등급 강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무디스는 은행들이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은행들의 영업 환경과 대출 실적이 지속적으로 압박을 받을 것으로 봤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영업환경이 악화하고 있고 식당이나 접객업소, 교통, 제조업 등 부문에서 대출 부실화의 위험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아울러 무디스는 6개 증권사의 경우 코로나19로 확대된 취약성을 ▲파생결합증권 관련 거래 ▲단기금융업과 우발부채 ▲저금리 환경에서 리스크 선호 확대에 따른 해외·부동산 자산 증가 등을 꼽았다.

증권사들이 해외지수 급락으로 주가연계증권(ELS) 마진콜 증거금 요구에 기업어음(CP)을 발행해 현금화하면서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됐다.

특히 증권사들의 자제헤지가 비율이 높아진 것이 대규모 마진콜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ELS의 자체헤지 비중은 58.3%에 달한다. 자체헤지란 증권사가 ELS를 발행하면서 생길 수 있는 위험을 피하기 위해 직접 헤지거래 하는 것을 의미한다.

아울러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해외자산, 부동산자산을 급격히 늘린 것도 자산 건전성에 우려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증권사들은 저금리에 수익을 찾는 과정에서 해외 부동산펀드 규모를 늘려왔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해외부동산 투자펀드 설정액은 지난 6일 현재 55조155억원으로 지난 2018년 말(38조6712억원) 대비 1년3개월여 만에 42.3% 증가했다.

무디스는 증권사 등급 전망 하향 조정 리포트에서 증권사가 국내외 투자기회를 모색하면서 대체투자 자산 판매를 증가시켰고 매입한 자산을 리테일 투자자나 기관투자자에 판매할 계획이지만 여기서 차질이 발생한다면 장기간 펀딩을 유지해야 해 자산평가 손실 리스크가 확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증권업권은 ELS와 함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해외 대체투자 자산 등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어 자본시장 전반의 위기로 이어질 수 있는 문제로 작용한다”며 “은행은 2008년 신용등급 하향으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이번의 경우 펀더멘털 이슈이기 때문에 충분히 등급 하향으로 갈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은행업권 등급전망 하향 조정에 따라 6개월 안에 신용등급 하향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은행은 국내 금융 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해 증권사와 함께 국내 기업 위기로 작용할 중대한 문제”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