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인 가구 100만원 vs 1인당 50만원… 핫이슈 떠오른 재난지원금

황형준 기자 , 조동주 기자 , 세종=송충현 기자

입력 2020-04-07 03:00:00 수정 2020-04-07 11:38:32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총선 D―8]여야 모두 “보편적 지원”… 총선 의식 ‘돈 풀기’ 공약 비판 나와

여야 앞다퉈 “더 많이 지급하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긴급재난지원금의 지원 대상 및 금액을 놓고 여야가 앞다퉈 정부안보다 확대 지급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왼쪽 사진 오른쪽)는 6일 부산시당에서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을 전 국민 4인 가구 기준 100만 원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전날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가 국민 1인당 50만 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촉구한 가운데 통합당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오른쪽 사진 왼쪽)은 6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민주당 주장대로 추경을 거치면 국회가 구성되는 데만 한 달 이상 걸리는데 손가락만 빨고 살라는 이야기냐”고 말했다. 부산=박경모 momo@donga.com / 김재명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6일 소득 및 지역과 무관하게 전 국민을 대상으로 4인 가구 기준 100만 원의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힌 것은 4·15총선 표심을 고려한 측면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긴급재난지원금을 두고 ‘매표 행위’라고 비판했던 미래통합당이 전날 ‘1인당 50만 원 지급’으로 선회하자 곧바로 전 국민 지원 확대 카드를 내밀며 응수한 것. 하지만 당정청 회의를 통해 선별적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방침을 정한 지 일주일 만에 여야가 재정당국과의 조율 없이 경쟁적으로 지원금 확대 방안을 내놓은 것을 두고 총선을 의식한 ‘돈 풀기’ 공약으로 혼란을 키우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 총선 앞두고 불붙은 긴급재난지원금 경쟁


이해찬 대표는 이날 민주당 부산시당에서 “자영업자, 소상공인, 어려운 계층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에 적을 둔 모든 사람을 국가가 마지막까지 보호한다는 모습을 한 번쯤 꼭 보여주겠다는 것이 당의 의지”라고 강조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여야가 긴급재난지원금을 전 국민에게 지급하는 것으로 합의한다면 정부 역시 지체 없이 수용하리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여당이 전 국민 지급으로 방향키를 튼 것은 당내 의원들과 후보자들 사이에서 지원 규모와 대상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던 데다 지급 대상 기준과 형평성을 두고 논란이 불거진 영향이 크다.

민주당 지도부는 지난 주말 긴급재난지원금 전 국민 확대 입장을 결정했고 정부에 이런 뜻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재난대책이지 복지대책이 아닌 만큼 전 국민 지급이 맞는다는 생각이 확고했다”며 “이 대표가 입원 중 당정 협의회에 참석하지 못해 의견 개진을 못 하고 퇴원 이후 논의했던 것”이라고 전했다.

민주당은 총선 직후 국회에 제출될 추가경정예산(추경) 증액을 통해 긴급재난지원금 확대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국회 추경 심사에서 애초 소득 하위 70% 가구를 대상으로 한 긴급재난지원금 예산 9조1000억 원에 3조∼4조 원을 증액하면 전 국민 지급에 필요한 13조 원 확보가 가능하다는 것.

이에 대해 통합당 황 대표는 이날 서울 종로 후보 간 TV토론 직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 방안은 우리 제안을 받은 것”이라면서도 “국가 재정의 추가 투입이 없어야 한다”고 민주당의 추경안에 반대 입장을 드러냈다. 황 대표는 전날 예산 재조정 등으로 240조 원을 마련해 이 중 25조 원으로 일주일 안에 1인당 50만 원씩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4인 가구 기준으로 민주당 안보다 2배 많은 200만 원 지급 방안을 제안한 것.

다른 정당들도 앞다퉈 비슷한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방안을 쏟아내고 있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이날 “1인 가구든, 4인 가구든 국민 한 사람 한 사람 모두에게 개인당 100만 원은 지급해야 중대 위기를 극복할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했다.

○ 공식 반응 삼간 청와대, 당혹스러운 기재부


청와대는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이미 지원금 지급 기준까지 발표한 데다 자칫 여야의 총선 공약 경쟁에 청와대가 가세하는 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청와대는 물론 기획재정부 등과도 조율이 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초 청와대 내에서도 전 국민 지급 방안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높았던 만큼 결국 여당의 요구안이 관철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기재부 등 정부에선 당혹해하는 기류가 역력했다. 정부는 우선 원안대로 추경안을 꾸려 이르면 이번 주 국회에 제출할 방침이다. 정부 관계자는 “비상경제회의에서 정부가 정한 방침이 있기 때문에 소득 하위 70%에 지원금을 지급하는 내용으로 예산 구조조정 목록 등을 정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안에 맞춰 추경안을 제출하고 증액 논의는 국회 심사에 맡기겠다는 것이다.

다만 정부 내부에선 여당과 줄다리기를 벌이며 힘겹게 사수한 재난지원금 차등 지원 기준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될 위기에 놓이자 다소 격앙된 분위기도 감지된다.

황형준 constant25@donga.com·조동주 / 세종=송충현 기자



관련기사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