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테마주’에 몰려드는 개미군단… 한달새 354% 뛴 종목도

이건혁 기자

입력 2020-04-07 03:00:00 수정 2020-04-07 04:3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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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폭락에도 바이오-제약 선전
15개 종목 한달새 2배 넘게 올라… ‘백신 개발’ 입소문 타고 더 심해져
“이슈 사라지면 주가 급락 가능성… 정보 검증없는 묻지마 투자 위험”


올해 3월 국내 증시가 기록적으로 폭락하던 와중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엮인 테마주들의 주가는 크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진단키트 수출 등과 관련된 소식에 단기 매매차익을 노린 개인투자자들이 달려들면서 이 종목들의 주가는 널뛰기를 반복했다.

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상장사 2185개의 2월 말 대비 3월 말 주가 변동률을 분석한 결과 280개 종목의 주가가 올랐다. 이 중 제약, 헬스케어 등 바이오 관련 종목이 99개를 차지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주가가 한 달 사이 2배 넘게 뛴 종목 16개 중 15개가 바이오 업종이었다. 코로나19용 진단키트를 만드는 코스닥시장 상장사 수젠텍의 주가는 한 달 새 354.2% 뛰었다. 바이러스 치료제 생산업체 진원생명과학(235.9%), 진단키트 제조사 씨젠(204.4%), 셀트리온제약(100.3%) 등의 주가도 크게 올랐다. 3월 한 달 동안 코스피가 1,500 선 밑으로 떨어지는 등 폭락을 반복한 끝에 11.7% 하락하고, 코스닥지수도 6.8% 떨어진 것과 대조적이다.


주가가 오른 바이오 종목 상당수는 이른바 ‘코로나19 테마주’로 분류되고 있다. 수젠텍의 외국인투자가 비중이 3일 기준 0.3%에 그치는 등 이 종목들 대부분은 외국인투자가 보유 비중이 낮다. 개미 투자자들이 주식을 사고팔며 주가를 끌어올렸다는 의미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바이오 업종에는 개인투자자들이 특히 많이 몰려 있다. 이들은 불확실한 정보를 제대로 검증하지 않은 채 급등하는 종목을 일단 사고 보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개인투자자들의 바이오 업종에 대한 ‘묻지 마 투자’는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면서 더 심화되고 있다. 주식투자 관련 인터넷 카페나 투자 관련 오픈채팅방 등에서는 단기 급등할 테마주를 찾는 움직임이 분주하게 이어지고 있다. 6일 호주에서 구충제인 이버멕틴이 코로나19 치료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가 나오자 관련 종목이 개장과 동시에 가격제한폭(30%)까지 치솟기도 했다. 투자자들은 “A사가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근접해 있다” “B사가 생산하는 제품 수요가 전 세계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글을 공유하며 투자 대상을 물색하고 있었다.

최근 셀트리온에서 치료제 후보 물질 300종을 확보하고 7월 임상에 들어간다고 발표한 것을 비롯해 국내 제약사들은 치료제 개발과 관련된 공시를 하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은 한국이 코로나19 방역 모범국가로 분류되자 치료제 개발도 다른 국가보다 한발 앞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제약 분야 선진국인 미국과 유럽에서는 코로나19 치료제나 백신 개발이 쉽게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유럽연합(EU)은 1일(현지 시간) “(코로나19 치료제로 주목받았던) 말라리아 치료제는 효과에 대한 증거가 없다”고 했다. 미국 매체 역시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18개월이 걸린다는 건 터무니없는 낙관”이라고 지적하고 나섰다.

이 때문에 개인투자자들이 단기 차익을 얻고자 코로나19 테마주 매수에 뛰어들었다간 큰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근거 없이 상승한 테마주는 향후 이슈가 잠잠해지면 급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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